모처럼 주말을 맞아 공원 산책길에서 만난 이름 모를 꽃.

추위에 떨고 있었다.

아직도 몸체에는 건강한 꽃들이 달려 있는데

차가운 기온에 더이상 버티지 못했나보다.

가엾게도... 

 

섬초롱꽃 / ⓒ 뉴스티앤티
 2021년 11월 21일 촬영 / ⓒ 뉴스티앤티

다음과 네이버 꽃검색 에서도 제대로 이름을 찾아주지 않는다.

초롱모양이라 초롱꽃부터 검색해 나갔다.

초롱꽃, 금강초롱꽃, 섬초롱꽃... 여러 초롱꽃 중에서 잎도 암술도 거의 같은 사진을 찾아내 결국은 '섬초롱꽃'으로 결론은 내렸다.

 

섬초롱꽃 / ⓒ 뉴스티앤티
섬초롱꽃 / ⓒ 뉴스티앤티

여러 초롱꽃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아니 이럴수가!' 머리에 피가 솟는다.

'금강초롱꽃' 이 얼마나 예쁜 우리 이름인가!

이 꽃의 학명은 Hanabusaya asiatica란다.

총독부의 지원을 받아 한반도의 식물을 연구하던 일본의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이라는 학자가 초대조선공사를 지낸 '하나부사 요시모토'의 성을 따서 학명에 붙였단다.

또, 종명으로는 발견된 곳의 나라이름 Koriana를 사용하지 않고 애매하게 아시아에서 난다는 Asiatica로...

그 뿐만 아니다 섬초롱 등 울릉도에 서식하는 32종의 식물에는 Takesima를 붙여 놓았단다.

그래서 섬초롱꽃의 학명은 Campanula takesimana.

 

섬초롱꽃 / ⓒ 뉴스티앤티
섬초롱꽃 / ⓒ 뉴스티앤티

연보랏빛 하늘하늘 보기에도 아까운 섬초롱.

'꽃은 그냥 꽃으로만 봐야지'

애써 달래는 머리와 달리 이 꽃이 더 애달프게 보이는 건

우리의 아픈 역사 탓일까.

 

섬초롱꽃 / ⓒ 뉴스티앤티
섬초롱꽃 / ⓒ 뉴스티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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