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아침마다 눈이 가는 야트막한 지붕이 있다.

슬레이트 지붕인데 한 쪽은 옆 집의 파란 양철 지붕과 닿아 있고

비가 새는지 지붕의 반은 흰 플라스틱으로 엇대어 있다.

그런데 슬레이트 지붕과 지붕 사이에 망초꽃이 피어 있는 것이다.

요즘 망초꽃이 어디 있는가?

호랑거미도 추워 죽어 떨어졌는데!

그런데도 며칠 계속 굿굿이 피어있는 것이다.

어제 영하의 날씨도 견디고 피어 있다.

이 곳은 지나다 보면 연탄 태우는 냄새로 고개를 돌리는 곳이다.

이 집은 양옥집과 4층짜리 건물 사이에 끼어 있다.

외딴 달동네의 집을 연상시킨다.

어떻게 

추운 날,

그 것도 지붕 위에서 유독 이름도 망초인 꽃이 싱싱하게 피어 있을까?

 

며칠을 생각하다 갑자기

저 망초는 따뜻한 곳에 뿌리를 묻고 있는가 보다,

비록 연탄으로 난방을 하지만 

고구마를 구워 먹으면서 오손도손 할머니와 손주까지 

흐뭇한 옛날 얘기를 하며 따뜻한 밤낮을 보내는가 보다,

그 얘기를 듣는 망초의 가슴도 따뜻해져서 

하얀 이를 들어내며 웃고 서 있나  보다고

동화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저 집은 양 쪽에 높은 건물이 있어

하루에 약 30분 정도만 볕이 드는 곳인데...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