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문자해독 (이 명 식)

나는 “문”이라고 쓰는데 맞은편에 앉아 글 배우는 아이가 

“곰”이라고 읽는다 나는 나대로 쓰고 아이도 제대로 읽는다 

나는 수없이 드나드는 문, 말이 통하는 입과 귀, 누군가의 

마음을 곰곰이 생각하며 일필휘지 “문”자를 쓴다

 

아이는 문을 열고 나오는 동물원의 아기 곰, 동화에 나오는 

곰을 떠올리며 자신 있게 “곰”이라고 읽은 것이다 “문”이 

대세인 요즘 당당하게 “곰”이라고 읽는 아이가 낯설지 않다

 

닫혀있는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한 번쯤 거꾸로 생각해보는 일, 

한 번쯤 아이의 입장이 되어보는 일, 용기 있는 일이다 

아이는 길들기 예민한 나이인데 문밖에 내놓는다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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