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새벽,

언덕 아래 낙엽들이 모여 있다.

바람이 자서 떠나지 못하고 있는걸까?

아니 여기 산모롱이까지 불려온 것인지도 모른다.

서리를 맞아 설탕옷을 입은 과자 같기도, 

튀김 같기도, 빙어를 잡아 놓은 것 같기도 하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날 때가 온다는 것을 대비하고,

그 때가 오면 홀연히 떠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때 즈음이면 이형기 시인의 落花를 읊조리는 이유일 것이다.

낙엽 진 모과나무의 빈 가지에 연두색 모과가 아름답다.

떠나지 못하고 매달려 부스러지는

푸르뎅뎅한 박태기 나뭇잎이 안타깝다.

 

공원 옆 누군가 앉았었던

벤취에 서리가 하얗다.

앉았던 사람의 지문을 새기려는 위함인가,

기억을 지우려는 위함인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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