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도흡 의원의 “퇴임하시고 나서 정치하실 건가요?”라는 질의에 “퇴임하고 나면, 제가 소임을 다 마치고 나면, 저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좀 퇴임하고 나서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라고 답변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여·야 모두 윤 총장의 발언 중 ‘국민들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라는 부분에 방점을 찍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국정감사 직후인 지난달 28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의 ‘차기 정치 지도자 적합도’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이 15.1%를 기록하며 여·야 대권주자들 중 3위를 차지하자 ’정권 탈환’ 후보에 목말라하던 보수진영과 증도층에서는 가뭄에 단비를 만난 것처럼 환호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면서 ‘빅 3’를 형성한 윤 총장은 야권의 보수진영 다른 후보들과의 지지율 격차가 10%p 가까이 벌어지며 ‘윤석열 대망론’이 움트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에서는 2002년 16대 대선에 출마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이후 윤 총장을 통한 ‘충청대망론’을 실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를 거는 눈치다.

윤 총장 본인은 서울 출생이지만, 윤 총장의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가 충남 공주 출신으로 연세대 통계학과 설립과 한국통계학회 창립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로 알려지면서 2002년 16대 대선 이후 세 차례의 대선에서 거대 양당의 본선 진출 후보를 배출하지 못한 충청권에서의 윤 총장에 대한 지지세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윤 총장이 ‘충청대망론’을 실현할 수 있는 불씨를 지펴줄 경우 향후 충청권 정치인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후보군에는 충청 출신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야권의 보수진영 후보군 중에서라도 두각을 나타내는 윤 총장의 등장은 분명 충청인들에게 가뭄에 만난 단비처럼 반가운 일이다. 아직 임기가 8개월 정도 남아 있는 윤 총장이 실제 泥田鬪狗(이전투구)가 난무하는 정치판에 뛰어들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난 이후 공직자라는 한계를 벗어나 몸과 마음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라는 범주에 ‘정치’도 포함시켰으면 한다. 윤 총장이 지난달 19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즉각 수용하면서 대변인실을 통한 입장문에서 검사들을 향해 “사기를 저지른 세력과 비호하는 세력 모두 철저히 단죄하기 바라며, 피해자들 눈물을 닦아주기 바란다”고 표명한 것처럼 정치에 입문해서도 많은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길 기대하는 국민들의 바람도 외면하지 말았으면 한다.

윤 총장의 강점은 여·야에서 모두 예방접종을 맞아 어느 정도의 검증은 끝났다는 점이다. 윤 총장은 지난 2019년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엄호 속에 자유한국당(현재 국민의힘)으로부터 매서운 검증을 받은 바 있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 이후부터는 국민의힘의 엄호 속에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십자포화를 버텨내고 있으니 이 정도 강단이면 대선에서도 통하지 말란 법은 없어 보인다.

그리고 충청인의 한 사람으로서 바람이 있다면, 윤 총장 이외에도 여·야에서 ‘충청대망론’을 실현할 수 있는 인물들이 좀 더 많이 등장하여 충청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기여했으면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충청권 인물 중 대권 후보로 윤 총장만 집중 부각되는 상황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흙수저 신화’ 김동연 부총리나 ‘국민의 정부’에서 과학기술부장관을 역임한 4선 의원 출신의 김영환 전 의원 등도 충분한 자질과 국정을 운영할 충분한 능력과 역량을 가진 인물들이니 충청을 교두보로 삼아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포부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찌됐든 대권주자 ‘빅3‘를 형성하고 있는 윤 총장이 ‘충청대망론‘에 불씨를 지펴 더 이상 충청이 중앙정치의 변방에 머물지 않고, 중앙정치의 중심이 될 수 있는 토대가 형성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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