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기부 세종 이전 논란, 대전·세종 간 갈등은 안 된다!
[사설] 중기부 세종 이전 논란, 대전·세종 간 갈등은 안 된다!
  • 뉴스티앤티
  • 승인 2020.10.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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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세종시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여야를 막론한 대전 정치권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 이전 불가를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중기부가 지난 16일 세종 이전 여부를 결정하는 행정안전부에 정부세종청사 이전 의향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박영순 시당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대전 지역 국회의원들이 20일 공동 명의로 ‘중기부 세종이전, 국가균형발전적 시각에서 반드시 재고해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중기부 세종 이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으며, 대전시 역시 허태정 시장이 입장문을 통해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은 대전시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중기부의 세종 이전 철회를 촉구했다.

또한 대전시의회는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 계획 규탄 및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통해 대전 지역 국회의원들과 대전시의 주장에 힘을 실었으며, 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홍정민 수석대변인 명의로 ‘중기부 세종 이전 온 몸으로 막아야’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한데 이어 장동혁 시당위원장도 ‘중기부 이전 철회를 위해 두려움 없이 무엇이라도 해야’라는 제목의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중기부 이전을 막기 위해 대전 정치권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장종태 서구청장 등 기초자치단체장과 중구의회 등 기초의회도 중기부의 세종 이전 의향서 제출에 강한 반대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이 문제는 정치권을 넘어 대전시민들 전체로 번지며 대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위원장과 장철민·황운하 의원 등은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병석 국회의장 그리고 이낙연 대표를 만나 ‘중기부 세종시 이전 백지화 및 재검토’를 촉구했으며, 중기부의 세종 이전 여부를 결정하는 주무장관인 진영 행정안전부장관을 만나서는 중기부 이전의 명분 부족과 대전시민의 반대 여론 등을 전달하면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중기부의 세종 이전 입장이 확고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이미 ‘버스는 떠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

중기부의 세종 이전에 관한 의사 표명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을 고려하면, 대전시의 안이한 대응이 화를 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17년 7월 부처 승격 이후 취임하는 중기부 장관들마다 취임 일성으로 꺼내든 것이 ‘세종시 이전’임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중기부의 결정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는데도 불구하고, 대전시의 철저한 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대전시민들은 인근 세종시의 행정수도 건설로 인해 인구 150만명이 붕괴되는 지경에 이르렀고, 16년 동안 혁신도시 지정도 안 되는 역차별을 받아오다 지난 8일 우여곡절 끝에 혁신도시 지정을 달성했는데, 그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가지고 있던 중기부마저 세종시에 빼앗긴다는 생각에 크나큰 배신감이 드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또한 지난 1998년 정부대전청사에 둥지를 튼 중소기업청은 2017년 7월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되고 난 지금까지도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전과 同苦同樂(동고동락)을 함께 해왔으며, 차관급인 중소기업청에서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부처로 승격하게 된 원동력은 누가 뭐라 해도 한결 같은 대전시민들의 응원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대전시민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중기부가 세종 이전 의향서를 제출한 행태는 ‘배은망덕도 유분수’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충청권의 오랜 염원인 ‘행정수도 완성’이 자칫 중기부 세종 이전으로 대전시민들이 외면하지나 않을까하는 점이다.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은 지금까지 ‘행정수도 완성’에 대해 한마음 한뜻으로 임해 왔다. 하지만 이번 중기부 세종 이전이 현실화되고, 대전시민들의 상실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면, ‘행정수도 완성’ 역시 그 만큼 더디게 될 수도 있다.

특히, 허태정 시장은 지난 7월 대전·세종 통합을 제안한 바 있는데, 허 시장이 이런 제안을 한 이후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실행 계획을 보이지 않아 일반 시민들의 눈에는 뜬금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대전과 세종이 통합될 경우 인구 200만 이상의 광역도시로 행정수도의 기반과 국가균형발전을 이끄는 중부권의 한 축을 형성할 수 있는 점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따라서 중기부의 세종 이전 논란이 대전·세종 간 또 다른 갈등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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