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울화 돋는 막말, 품격 정치인으로 거듭나야

김강중 편집국장
김강중 편집국장

정치가 잘 돌아가면 국민은 등 따습고 편안하다.
그 반대가 되면 국민들 삶은 팍팍하고 원성이 높다.

'코로나 블루'는 이제 '코로나 레드'로 격상된 느낌이다.
정치권의 이해 조정은 없고 반목과 갈등을 조장한 결과다. 마침내 국민화병(火病)으로 번진 것이다.

정치권은 정신적 방역은커녕 '코로나 레드'에 한몫한 정신적 해악이 더 크다.
요즘 국민들의 울화를 돋우는 정치인들의 막말이 점입가경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쉽게 용서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입시비리와 병역비리이다.

이 두 가지 문제는 누구나 거쳐야 할 관문이다. 진로와 인생을 결정짓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인생의 성패가 달린 문제여서 국민들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사례를 보면 1997년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표는 아들의 병역문제로 대선에서 2차례 고배를 들었다.
지난해 서울 숙명여고 교무부장이 자신의 쌍둥이 딸을 위해 답안지를 유출한 사건도 공분을 샀다.

재판중인 조국 전 장관 자녀의 동양대 총장 위조 표창장과 맞춤형 스펙 위조 의혹도 그러하다.

기약 없는 코로나와 '경제 폭망'으로 사람들은 빈사지경이다.
국민들은 죽을 맛인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미귀(未歸) 특혜 의혹으로 온나라가 시끄럽다.

게다가 여권 인사들의 생뚱맞은 억지 주장은 목불인견이다.
반론과 방어권 차원을 넘었다. 우기며 진실을 은폐하려는 몸부림은 가상하다.

과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인지 의문이다.
3년간 빡세게 군대를 다녀 온 필자의 견해는 이렇다. 한마디로 논쟁거리가 될 수가 없다.

피치못할 곡절로 복무 단축 혜택을 보지 못하면서 육군 보병을 32개월 20일 '만땅' 채웠다.
햇수로 4년, 겨울을 세 번 나니 제대할 즈음, 없던 주름이 서너개 생겼다.

당시 논산훈련소에서 '106' 후반기 교육까지 2달 반의 훈련은 고되고 힘들었다.
자대에 배치되면 좀 편안하겠지하며 배출만을 손꼽았다. 고된 전.후반기 훈련을 하면서 쉬는 시간이면 동기들과 나눈 농담이 잊혀지지 않는다.

장가들어 아들을 낳으면 '엎어 놓자는 험악한 농을 나눴다.
그 말이 업보가 됐는지 훗날 아들과의 인연은 없고 두 딸의 '딸딸이 아빠'가 됐다.  

아무튼 유신, 5공 시절 군대에서는 ‘미귀‘는 상상할 수 없다. 미귀는 근무지 이탈이고 탈영이다. 전시 상황이라면 총살이다.
지휘관 구두명령만으로 휴가를 나갔다는데 그건 '당나라 군대' 얘기다.

군복무를 마친 사람이라면 외출, 외박, 휴가를 나가려면 외박, 휴가증은 필참이다 , 또 위수지역을 지키는 것도 기본이다.
내무생활믄 어떠한가. 욕설과 구타 '한따까리'는 취침 전 의례였다. 고참들 세숫물 바치기, 라면 끓여내기 내무반 정리 시중들기는 반 지옥이었다. 어쩌다 군시절 꿈이라도 꾸면 지금도 진저리 난다.

이문열은 소설 '새하곡'에서 군대란 "젊은이에게 창의의 개발도 선택의 자유도 없는 곳"이라했다.
이렇듯 무한복종 군생활은 청춘을 저당하고 헌납하는 곳이다.  

이런 경험을 하지않은 듯싶은 여당 국회의원들의 궤변을 듣자니 거북하기 그지없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의 '안중근 의사' 논평은 가히 궤변의 극치다.
박 대변인은 "추 장관 아들 서 씨가 안 의사의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실천했다"고 미화했다.

감히 안 의사에 비유했다가 비난이 거세지자 사과하고 관련 부분을 삭제했다.
보직 청탁과 탈영 의혹까지 받고있는 사람을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안 의사 정신에 빗댔다.

국민을 참담하게 하는 건 이뿐만 아니다. 여당 인사들의 실언과 막말을 헤아리기 힘들다.

홍영표 의원은 추 장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을 향해 막말을 했다.
"과거 군(軍)을 사유화하고 정치에 개입했던 세력이 쿠데타까지 일으키다 이제는 안 되니까 국회에 와서 공작을 한다"고 공격했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추 장관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한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특혜를 요구하는 청탁이었다면 담당 대위가 기억을 못할 리 없지 않느냐"며 추 장관과 서 씨를 두둔했다.

우상호 의원은 한술 더 떳다.  '카투사 자체가 편한 부대다', '추 장관 아들 논란은 의미 없다'고 감쌌다.
정청래 의원은 '식당에 가서 김치찌개 시킨 걸 빨리 달라고 하면 이게 청탁이냐, 민원이냐'고 강변했다.

설훈 의원은 '추미애 아들은 몸이 아파서 가지 않아도 되는 군대를 갔다. 오히려 칭찬해 줘야 한다'고 찬사했다.

황희 의원도 제보자인 당직 사병 현 모 씨의 실명을 페이스 북에 공개했다가 항의가 빗발치자 슬그머니 '현 병장'으로 수정했다.

김남국 의원 역시 '국민의힘'은 군대 미필 의원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에 미필자가 더 많은 것으로 밝혀져 '자뻑'이 됐다.

또 청와대 출신 윤건영 의원은 "가족이 민원실에 전화한 것이 청탁이라면, 동사무소에 전화하는 것 모두가 청탁이 된다"는 말로 국민을 웃겼다.

모름지기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의 품격이다. 선인들은 말 할때 낮은 음성으로 천천히 하라고 일렀다.
마음을 살피고 말을 아끼면 근심이 없다는 지혜의 가르침이다.

불가에서는 구업(口業)을 살인 다음으로 큰 죄라고 여긴다.
언제나 말 잘 하는 교언의 정치인은 넘쳐난다. 하지만 품격있게 말 하는 정치인을 보기는 어렵다.

막말이 난무하는 세상, 코로나 세상과 다를 게 무엇인가.
코로나가 창궐하듯 오불관언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사람들이 득세하고 있음이다.

불편한 말투와 태도, 비릿한 낯빛과 눈빛, 언제까지 참고 보아야 하나.
또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국민들을 놀라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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