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대덕연구단지를 시작으로 2000년 대덕테크노밸리 그리고 2003년부터 대덕연구개발특구라는 명칭으로 변모하면서 ‘과학도시 대전’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 대전시가 지난 7일 세계과학도시연합(WTA) 해체를 발표한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는 자칫 WTA 해체로 인해 ‘과학도시 대전’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전시의 WTA 해체 발표 이후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장동혁 대전시당위원장과 홍정민 수석대변인이 연이어 논평을 발표하면서 대전시의 WTA 일방적 해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며, WTA 해체의 신중한 결정과 시민들의 의견 수렴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시가 “2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점차 줄어들었다”고 평가절하 한 WTA는 홍선기 시장 재임 당시인 1998년 대전시 주도로 설립된 국제단체로서 과학기술을 지역발전과 연계하고, 전 세계 과학도시 상호간 교류·협력을 통한 공동발전을 목적으로 창립되어 초기 10개국 23개 회원에서 시작해 현재 45개국 99개 회원을 보유한 국제단체로 성장하는 동안 대전을 ‘과학기술 도시’로 국제사회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해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대전시가 지난 7일 세계지방정부연합(UCLG)과 세계이사회 내 과학위원회 신설과 시장단회의 및 워킹그룹을 구성·운영하고, 주요 핵심 사업으로 ‘글로벌 과학포럼’ 창립을 추진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일각에서는 지난 7월 29일 ‘대전 UCLG세계총회’가 국제행사로 승인된 가운데, 허태정 시장 취임 이후의 국제행사 유치라는 실적과 결부하여 자신의 치적을 쌓기 위한 행보라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대전시의 발표처럼 ‘글로벌 과학포럼’이 순수 과학기술을 다루는 기존 포럼과 달리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도시문제해결과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 그리고 지역 경제발전이 선순환하는 혁신경제 기반 구축 등에 초점을 두고, 기존의 WTA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지만, 국민의힘 장동혁 위원장과 홍정민 수석대변인이 ‘대전시 WTA 해체 신중하게 결정해야’라는 제목의 논평이나, ‘대전시는 시민의 눈을 가리고서라도 WTA를 해체해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처럼 과학기술 관련 기관을 비롯한 시민의 참여가 결여된 이번 결정은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숙의 민주주주의 과정이 없었다는 비판에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아울러 허 시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자신이 지난 2018년 10월에 개최된 WTA 제20주년 행사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폐회 인사말에서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기술문명시대에 대비하고 상생발전의 틀을 만들어 나가자”고 역설한 바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떠올리길 바라며, 일부의 우려처럼 이번 WTA 해체 결정이 보수진영 시장의 업적 지우기와 자신의 치적 쌓기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15일 오후(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19 제6회 세계지방 정부연합(UCLG) 총회’에서 차기 총회 개최지로 대전시가 최종 확정된 가운데 허태정 시장 일행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전시 제공
2019년 11월 15일 오후(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19 제6회 세계지방 정부연합(UCLG) 총회’에서 차기 총회 개최지로 대전시가 최종 확정된 가운데 허태정 시장 일행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DB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