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게 나라냐 vs 이건 나라냐'
[사설] '이게 나라냐 vs 이건 나라냐'
  • 뉴스티앤티
  • 승인 2020.08.3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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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비롯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촛불시위가 시작된 이후 11월부터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열렸다. ‘2016 민중총궐기대회’로 명명된 촛불집회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진상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한목소리로 서울을 비롯하여 부산·광주·전주·제주·부산·울산·강원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언론을 통해서 ‘최순실 국정농단’을 접한 많은 국민들이 ‘이게 나라냐’를 외쳤고, 촛불집회의 위세 앞에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의 협조 하에 찬성 234표·반대 56표·무효 7표·불참 1표로 가결시켰다. 그야말로 3.15 부정선거를 바로잡고자 일어난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부가 무너졌던 것처럼 박근혜 정부 역시 지속되는 촛불집회로 인해 서서히 무너져가고 있었다.

결국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과 대통령의 권한남용 및 헌법 수호의지 부족을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판단하여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불명예스럽게 파면을 당하며 5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고, 5.9 조기 대선에 의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지난 2017년 5월 10일 정부 출범 초부터 지금까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이게 나라냐’를 외쳤던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정권을 잡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외쳤고,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취임사 제목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의미로서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아닌 안 좋은 의미로서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이게 나라냐’는 국민들의 외침이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렸다면,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를 향한 ‘이건 나라냐’는 외침이 등장했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지명하면서 들끓는 비판 여론을 기회로 보수진영을 비롯한 종교계 인사들이 광화문에 운집한 이후 코로나19의 확산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광훈 목사를 필두로 한 문재인 정부의 失政(실정)을 비판하는 인사들이 지난 8.15 광복절 집회를 열고 ‘이건 나라냐’를 외치기 시작한 것이다. 전광훈 목사를 위시한 지난 8.15 광복절 집회 주최 세력이 코로나19 재확산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코로나19 감염의 위험 상황과 우천 속에서도 그 정도의 인파가 몰렸다는 것은 현 정부가 그냥 간과할 것이 아니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열흘 전쯤 가까운 선배에게 “동생! 만나서 상의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8.15 광복절 집회에 다녀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지금 자가격리 중이라 자가격리가 끝나면 나중에 다시 연락을 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 선배가 8.15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았다. 보수적 성향을 가진 선배이기는 하지만,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던 촛불집회에도 몇 차례 참석했던 적이 있는 선배이기 때문이다. 이 선배처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이제는 문재인 정부의 失政(실정)을 비판하는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그냥 예삿일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특히,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며 지원연설까지 나섰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나 2019년 5.9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캠프에 참여했던 신평 변호사 그리고 진보적 성향을 견지하던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나 ‘기생충 박사’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그리고 민변 출신의 법무법인 해미르의 권경애 변호사 등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사태 이후부터 현 정부의 失政(실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지를 청와대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심각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강양구 미디어 전문 재단 TBS 과학 전문 기자·권경애 변호사·김경율 전 집행위원장·서민 교수·진중권 전 교수 등 5명이 공동집필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일명 ‘조국 흑서‘가 출판계의 불황에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 가운데,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 등 조국 백서추진위원회가 집필한 ‘검찰개혁과 촛불시민‘ 일명 ‘조국 백서‘는 8위에 머무른 사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티끌 같은 존재 塵人(진인)’으로 표현한 인천에 거주하는 한 평범한 시민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塵人(진인)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풍자성 청원이 청원시작 4일 만인 30일 밤 10시 기준 389,491명이나 동의를 얻었다는 사실은 진영논리를 떠나 많은 국민들이 현재의 청와대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이라도 청와대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塵人(진인) 선생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부디 일신하시어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비로소 끝내주시옵고 백성의 일기 안에 상생하시며 역사의 기록 안에 영생하시옵소서”라는 일침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초유의 國難(국난)에 처한 나라를 위해 日新(일신)할 것을 간곡히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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