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바람이 잦아들었다.
마당에 잔 비가 쉬다 간다.
우산을 들고 천변을 산책했다.
노란 은행나무 나뭇잎이 초록 은행과 떨어져 있고,
아기 주먹만한 감들이 담장 밑에 뒹굴고,
성게 닮은 애송이 밤송이 몇 개 떨어져 있다.
도사리들이다.
개천은 범람하여 힘차고 우람하게 흐른다.
오리 가족들이 물이 넘친 천변의 차도에서 논다.
어부가 비가 많큼 와서 강바닥이 뒤짚어져야 물이 깨끗해지고,
쏘가리와 다슬기도 많다고 했다.
고여 있기만하던 내 마음의 웅덩이 속도
장마철마다 범람하여 뒤짚어져 흐르고
쓸데 없는 망상의 곁가지들도
태풍에 도사리 같이 정리되었으면 좋겠다.
티비 날씨뉴스만 안보면 상쾌한
장마비를 맞고 왔다.
뉴스티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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