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새벽,

바람이 잦아들었다.

마당에 잔 비가 쉬다 간다.

우산을 들고 천변을 산책했다.

노란 은행나무 나뭇잎이 초록 은행과 떨어져 있고,

아기 주먹만한 감들이 담장 밑에 뒹굴고,

성게 닮은 애송이 밤송이 몇 개 떨어져 있다.

도사리들이다.

 

개천은 범람하여 힘차고 우람하게 흐른다.

오리 가족들이 물이 넘친 천변의 차도에서 논다.

어부가 비가 많큼 와서 강바닥이 뒤짚어져야 물이 깨끗해지고,

쏘가리와 다슬기도 많다고 했다.

 

고여 있기만하던 내 마음의 웅덩이 속도

장마철마다 범람하여 뒤짚어져 흐르고

 

쓸데 없는 망상의 곁가지들도

태풍에 도사리 같이 정리되었으면 좋겠다.

 

티비 날씨뉴스만 안보면 상쾌한

장마비를 맞고 왔다.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