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역사의식은 자랑스러움 보다 부끄러운 역사도 인정할 때 가능'

대전외고 박지원 양이 왕립아시아학회 '제1회 고교생 영어 에세이 콘테스트'에서 1등을 수상하고 신인숙 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외고 박지원 양이 왕립아시아학회 '제1회 고교생 영어 에세이 콘테스트'에서 1등을 수상하고 신인숙 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의 한 여고생이 일제 위안부 할머니 문제와 한국군 월남전 파병 '라이따이한'을 조명한 에세이가 왕립아시아학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전외국어고 박지원(3년.영어과) 양. 박 양은 지난 6월 1일 왕립아시아학회 한국지부가 주관한 '제1회 고교생 영어 에세이 콘테스트'에서 1등을 수상한 것.

그는 왕립아시아학회에서 주관한 대회에서 'Your memory, Our memories'란 주제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다루었다.
박 양은 이번 영어 콘테스트에서 일제 위안부 피해 할머니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한국군 월남 파병 뒤 상처로 남은 '라이따이한'도 객관적으로 조명했다.

이런 주제로 1등을 수상한 박지원 양은 교내 'VANK'(우리 역사 바로알기 동아리)에 가입해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역사적 오류를 바로잡는 활동을 해왔다.

박 양은 "초등 5학년 때부터 프랑스 친구 두 명과 시작한 펜팔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이것이 한국사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역사에도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에 입학하면서 'VANK'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며 "한국사 시간에 여자의 성(性)을 유린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배우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호소문을 작성하는 등의 활동하며 '라이따이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상세하게 다뤄졌으나 우리의 치부인 '라이따이한'은 단 한 문장만 기술돼 있어서 놀랐다고 했다.

박 양은 "역사 속에서 우리가 일본의 피해자인 것처럼 베트남의 역사에서 보면 우리나라도 가해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비록 일본처럼 정부 주도 아래 자행된 위안부 문제는 아니지만 대한민국 군인에  의해 야기된 아픔인 만큼 개인의 문제로 감추기 보다는 잘못을 인정하고 진솔한 사과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역사의식은 빛나고 자랑스러운 역사뿐 아니라, 감추고 싶은 부끄러운 역사도 인정하고 바로잡을 때 비롯된다"고 말했다.

박 양은 "왕립아시아학회 첫 대회에서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고 바르게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데 방해받지 않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대학에 가면 교사나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전공을 하고싶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 양이 수상한 영문 에세이는 1900년부터 왕립아시아학회가 발행하는 'Transactions'(vol.94) 저널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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