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을 보다 보면
연밥 위에 죽어 누워 있는 꿀벌들을 보게된다.
가끔은 연밥 위에서 온 힘을 다해 다리를 끌고 기어가려는 꿀벌을 보기도 한다.
다른 벌의 공격을 받아 부상 당한 것일까?
아무래도 부상 당하진 않은 것 같다.
거미줄에 걸려 죽임을 당한걸까?
주변에 거미줄이 없다.
마치 이슬 맺힌 벌들의 신성한 제단에 올려진 벌!
과로사한 꿀벌인가?
자연사한 꿀벌인가?
열반에 든 꿀벌인가?
벌들의 죽음이 궁금하다.
인간을 위해 꿀을 가로채 가는 것은 몰랐을테지만,
일벌로 모름지기 꿀과 화분을 열심히 날랐을 것이다.
날개의 힘이 닿는 한 날랐을 것이다.
왜 날랐는지는 알았을까?
자손들이 그 꿀로 인해 번성한다는 것을 알았을까?
자기는 암컷도, 수컷도 아니고 일만하는 일벌이라는 걸 알았을까?
삶도 모르는데 죽음을 알았을까?
생각 이전의 하얀 테이블보 같은 무의식으로 산 것일까?
숭고하게 죽어
아침 이슬 속에 빛나는 장엄한 열반에 숙연해졌다.
뉴스티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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