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참혹한 전장에서도 희망은 피어올랐다. 한국전쟁 당시 한 소년 병사가 철모에 진달래를 꽂은 채 미소 짓고 있다. -한국일보 / 송세헌 제공
참혹한 전장에서도 희망은 피어올랐다. 한국전쟁 당시 한 소년 병사가 철모에 진달래를 꽂은 채 미소 짓고 있다. -한국일보 / 송세헌 제공

 

6·25

"국군, 인민군 할 것 없이 구덩이마다 시신이 넘쳐 도로에도 널려 있었어. 긴급 명령을 받아 마음이 급했던 지휘관이 ‘달려’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그냥 시체를 넘어간 거지.”

6·25전쟁 당시 지프차를 타고 수원에서 서울까지 ‘시쳇길’로 이동해야 했던 망백의 예비역 임동순(90) 대령이 잠시 말을 멈췄다. 

숨을 고르던 그는 “‘펑, 펑’ 시신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핏물이 얼굴까지 온 사방 튀었어. 나중에 도착하고 보니 군복이 다 핏물로 젖어 있었지”라고 덧붙였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라는 군가 가사가 괜히 나온 게 아냐. 지금도 그 노래를 들으면 울음이 나."

- 한국일보

내가 즐겨보던 미드 중에 'BONES'라는 의학수사극이 있었다.

뼈에 새겨진 단서로 범인을 추적하는 과학적 근거의 추리물이다.

거기서 법의학자들이 시신이 부패하여 팽창한 복부가 터지는 장면이 나온다. 6.25때 인간의 사체가 널부러져 위와 같았다니 상상하고 싶지 않다.

인간의 존엄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총과 균의 대결은 절대 없어야 할 것들이다.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신동엽 -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