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 봉동읍 배매산(해발 123m)에 조성된 배매산성이 5세기 무렵 만들어진 백제 토성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배매산성의 서쪽 성벽과 성 안쪽 평탄지 일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한성백제 후기의 굽다리접시(고배, 高杯), 발이 3개 달린 삼족토기, 계란 모양의 장란형(長卵形) 토기와 성을 쌓을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쇠도끼를 찾아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원은 배매산성에서 출토된 굽다리접시와 장란형 토기에 대해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등지에서 나온 유물과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산의 7∼8부 능선을 따라 축조된 배매산성의 건축 기법도 규명됐다.

성벽에는 기반층을 깎아낸 뒤 흙과 모래, 부순 돌을 다시 쌓는 삭토기법이 적용됐고, 성벽 아래층에서는 나무기둥 구멍이 일렬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성내 평탄지에서는 거칠게 다듬은 돌로 만든 배수시설과 석축, 건물터, 연기를 뽑아내는 시설 등이 나왔다.

고금님 전라문화유산연구원 조사연구실장은 "배매산성의 축성 방법은 한성백제의 토성인 화성 길성리 토성과 비슷하다"며 "유물과 축조방식을 봤을 때 배매산성은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호남 지역 최초의 한성백제 토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 지역 한성백제 산성의 변천 양상과 한성백제의 지배력이 확대된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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