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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천의 증권이야기] 시장질서교란행위 Ⅰ
  • 구재천 변호사(신한금융투자)
  • 승인 2017.08.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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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천 변호사(신한금융투자) / 뉴스티앤티

전통적으로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는 ①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② 시세조종행위, ③ 부정거래행위의 세 유형으로 구분하고 모두 형벌로 처벌하였다. 형벌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미리 법률에 어떠한 행위가 범죄에 해당하고 그에 따르는 형벌의 내용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해 놓아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 원칙”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행위, 부정거래행위의 성립요건과 형벌의 내용을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에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행위, 부정거래행위의 성립요건을 너무 엄격하게 규정하여 다수의 투자자들을 속여 막대한 이익을 얻었거나 시장질서를 심각하게 교란하였더라도 처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나 시세조종행위 규정은 규제 대상자나 규제 대상 행위의 범위가 매우 좁기 때문에,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나 시세조종행위에 상응하는 반사회적인 행위를 저지른 자도 요건 미 충족을 이유로 어떠한 형사처벌이나 제재를 받지 않고 법망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였다.

또한 나날이 발전하는 IT기술 및 새로운 금융투자상품의 출현에 따라 불공정거래 기법도 점점 더 복잡화, 지능화 되어 기존 불공정거래를 규제하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행위, 부정거래행위 금지 규정만으로는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불공정거래 처벌을 위한 수사기관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근본적인 문제점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본시장법은 2015년 7월부터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의 유형으로서 ‘시장질서교란행위’를 추가하였다. ‘시장질서교란행위’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나 시세조종행위의 요건은 갖추지 못했지만 그와 유사하게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불공정거래를 의미한다. 시장질서교란행위에는 절차가 복잡한 형사처벌이 아니라 신속하게 불법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과징금’을 부과한다.

시장질서교란행위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규정을 변형한 정보이용형과 시세조종 및 부정거래행위 금지 규정을 변형한 시세관여형으로 구분된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규제와 큰 차이가 있다.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는 내부자의 신분을 갖춘 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상장법인의 업무 정보를 취득한 후 이용하는 것을 요건으로 한다. 하지만 이러한 범죄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무엇보다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규제 대상자가 회사 임직원 등 회사내부자, 회사와 법령상⋅계약상 관계를 맺은 준내부자 및 회사내부자와 준내부자로부터 미공개중요정보를 받은 1차 정보수령자에 한정되어 규제대상자 측면에서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 CJ E&M 사건(2013년)

증권회사 애널리스트가 CJ E&M에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였다는 미공개중요정보를 CJ E&M 직원으로부터 듣고 자산운용회사 펀드 매니저에게 알려준 사건에서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는 1차 정보수령자로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규정 위반으로 처벌됐으나, 미공개중요정보를 주식거래에 이용한 자산운용회사 펀드 매니저는 2차 정보 수령자에 해당되어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2차 정보 수령자인 자산운용회사 펀드 매니저의 행위는 시장질서교란행위 금지 규정 위반으로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다.

또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규제에서 미공개중요정보는 상장회사의 업무와 관련되어야 하므로, 기관투자자의 주식 주문정보나 애널리스트의 조사분석보고서 등 소위 “시장정보”는 물론 정부나 국회의 환율, 금리, 산업정책 정보 등 시장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소위 “정책정보”도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규제대상이 아닌 것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내부자의 신분과 미공개중요정보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 해도 내부자가 이러한 정보를 직무와 관련하여 취득하여야 하므로 해킹이나 절도 등 비업무적인 방법으로 취득해도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의 규제 공백을 보완하는 제도가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다.

먼저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의 규제대상 정보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여부 또는 매매의 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고 투자자들이 알지 못하는 사실에 관한 것으로서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기 전의 정보”다.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의 규제대상 정보와 관련하여 유의할 사항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규제에서 요구한 상장법인 업무관련성이 배제되어 금융투자상품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공개중요정보는 모두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의 규제대상이라는 점이다. 그 결과 최대주주의 주식처분 정보, 기관투자자의 주문정보, 애널리스트의 조사분석보고서, 언론기사 등 상장회사 외부에서 생성된 시장정보는 물론 정부나 국회의 환율, 금리, 산업정책 정보등 시장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정보도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다음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대상자의 범위를 살펴본다. 자본시장법은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대상자를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대상자 제1유형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규제 대상자(회사내부자, 준내부자, 1차 정보수령자)로부터 나온 미공개중요정보를 받은 자다. 제 1유형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장질서교란행위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기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의 규제 대상자인 회사내부자, 준내부자 및 1차 정보수령자로부터 정보를 받은 2차 정보수령자는 물론 3차, 4차 등 다차 정보수령자도 시장질서교란행위의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대상자 제1유형 사례

- 시장질서교란행위로 최초 적발된 사건

코스닥상장법인 유상증자 컨설팅을 담당하는 D(준내부자)로부터 유출된 유상증자 정보가 D의 모친 C(1차 정보수령자), D의 부친 B(2차 정보수령자), B의 지인 A(3차 정보수령자)에게 순차 전달된 상황에서, A는 코스닥 상장법인의 유상증자 정보가 공시되기 전에 해당 코스닥상장법인 주식을 매수하여 3,940만원의 이득을 취득하였다. 이 사건에서 증권선물위원회는 미공개중요정보의 3차 수령자인 A에게 시장질서교란행위로 취득한 이득금 전액인 3,940만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하였다.

◆ 한미약품 사건 – 시장질서교란행위를 이유로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

한미약품 법무팀에서 계약 업무를 담당하면서 한미약품의 ‘대규모 수출계약 해지 정보’를 알게 된 갑(甲)은 메신저로 연인인 乙에게, 乙은 지인인 A에게, A는 고등학교 동창인 B에게, B 는 고등학교 후배인 C에게, C는 과거 직장동료인 D에게 각 미공개중요정보인 ‘한미약품의 대규모 수출계약 해지 정보’를 순차 전달하였다.

증권선물위원회는 A, B, C, D가 대규모 수출계약 해지라는 미공개중요정보라는 정을 알면서 한미약품 주식을 매도하여 손실을 회피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여 ‘시장질서교란행위 금지’규정 위반으로 각각 과징금 4,600만원, 2억100만원, 3억8,190만원, 13억4,520만원을 부과하였다(甲과 乙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으로 구속 기소).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대상자 제2유형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시장질서교란행위의 규제대상 정보를 생산하거나 알게 된 자다.

제1유형이 미공개중요정보 다차 수령자를 규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규제를 보완하는데 의의가 있다면, 제2유형은 내부자거래 규제의 패러다임을 “상장법인의 내부자”가 아니라 “미공개중요정보”로 전환하여 해당 상장법인의 업무와 무관하게 미공개중요정보를 생산하거나 알게 된 자도 규제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다만, 제2유형의 규제대상자 판단에서는 규제대상 정보를 생산하거나 알게 된 데 ‘행위자의 직무관련성’이 요구된다. 여기에서 직무는 금융투자상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하거나 알 수 있는 위치와 관련되어야 한다.

◆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제 2유형 사례

상장법인의 업무와 무관하게 시장정보를 알게 되거나 생산한 사람들, 예를 들어 증권회사에서 기관투자자의 주문을 받는 임직원, 조사분석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도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한편, 식당 종업원이 서빙 중 상장회사의 미공개중요정보를 듣고 거래에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식당 종업원의 직무는 금융투자상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하거나 알 수 있는 직무라고 볼 수 없어 식당 종업원은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대상자에서 제외된다.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대상자 제3유형은 해킹, 절취, 기망, 협박,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미공개중요정보를 알게 된 자다. 기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규제는 미공개중요정보를 생산하거나 직무와 관련하여 지득하거나 받은 경우에만 적용된다. 반면,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는 미공개중요정보를 생산하거나 직무와 관련하여 지득하거나 받은 경우가 아닌 해킹이나 절도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미공개중요정보를 취득하는 행위에도 적용된다. 다만, 제3유형은 불법⋅부정한 방법을 요건으로 하므로 스포츠 경기장에서 주변 관중에게 우연히 미공개중요정보를 듣게 되는 경우에는 불법⋅부정 요소가 없기 때문에 시장질서교란행위로 규제할 수 없다.

◆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제3유형 사례

A가 법무법인에 근무하는 변호사 친구 B를 방문했다가 B가 작업하는 상장법인의 M&A 관련 서류를 B 몰래 빼돌려 아직 미공개인 상장법인 M&A 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거래한 경우, A의 미공개중요정보 취득은 직무관련성이 없고, 내부자인 B로부터 전달받은 것도 아니므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규제가 적용되지 않지만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대상자 제4유형은 제2유형이나 제3유형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나온 미공개중요정보를 받은 자다. 제1유형이 기존 미공개중요정보 다차 정보수령자를 새롭게 규제대상으로 포함하였기 때문에,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에서도 대상 정보의 다차 수령자를 규제한다는 취지다.

◆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제4유형 사례

OO연금에서 주식 운용을 담당하는 B는 투자대상 종목으로 OO상장법인을 선택한 후 친구인 C에게 그 사실을 전달하여 C가 OO상장법인의 주식을 거래하게 하였다.

이 경우 B는 제2유형, C는 제4유형의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대상자가 된다.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살펴 볼 내용은 규제대상 행위다. 정보이용형 시장질서교란행위의 규제대상 행위는 위에서 살펴본 규제대상자가 규제대상 정보를 이용하여 상장증권, 장내파생상품, 상장증권과 장내파생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다. 다만, 사전에 체결한 계약 등에 따른 의무이행을 위한 거래, 법령에 따른 거래, 정부의 인허가 또는 문서 지도 등에 따른 매매는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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