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長 치적쌓기 보다 대전 발전 모색해야

김강중 편집국장
김강중 편집국장

대전시 허태정 시장의 임기가 내달이면 후반을 맞는다.

두 해 전 이맘 때쯤이다. 의욕에 찬 허태정 시장에게 고언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간 세 명의 전 시장을 지켜보면서 아쉬웠던 대전시 역동성을 주문했다.

허 시장은 수일 전, 민선7기 전반을 평가하는 간부회의에서 이렇게 소회했다. 그는 전반기 중 숙원사업이 상당부분 해결됐다고 자평했다.
시정 또한 안정 궤도에 오르고 신뢰를 마련했다고 자임했다.

그러면서 후반기에는 코로나19를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직원들에게도 창의적인 열정을 주문했다. 말미에는 혁신으로 역동성 있는 대전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혁신'은 우리 사회에 우선 가치임에 틀림이 없다. 조직이나 개인이나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어렵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만 보아도 세상은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정작 혁신을 외치지만 구성원들의 절박함이 없는 것이 문제다. 십 수 년 대전시를 지켜 본 결론이다. 한마디로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다.

지난 2년에 대한 대전시 성과를 복기해 보자. 자의적이고 추상적인 구호만 요란했다.
상당부분 해결된 숙원사업은 무엇일까. 그것은 전국 12번째로 실속 없는 혁신도시 유치일 것이다.

자기부상에서 고가로, 다시 트램으로 둔갑한 도시철도 2호선의 가시화도 치적이 될 듯싶다.
하지만 2025년 완공 목표이나 기재부로부터 사업의 적정성, 기본계획 승인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시정의 안정과 신뢰를 주장하지만 이처럼 현안들은 난마다.

모든 일에 문제가 생기면 진단이 정확해야 옳은 처방이 나온다. 그럴 때 해결방안도 찾을 수 있다.

예컨대 지난 주 대전시 의원들은 시정질의에서 허 시장의 무능행정을 질타했다.

한 의원은 부진한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에만 매달리면서 원도심이 쇠락했다고 가세했다. 그리고 중앙버스전용차로제도의 실효성을 지적하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또 다른 의원은 조직개편과 관련 위인설관,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고 재선을 노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내 직무수행 능력이 하위권이었던 허 시장은 시정의 안정을 기했다고 한다. 견강부회가 아닐 수 없다.

요컨대 대전시가 무리한 행정으로 최근 사업자와의 행정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하수 슬러지 감량화 시설 사업비 반환, 대덕구 신일동 물류터미널 사업이 그것이다. 또 매봉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 제안 수용 결과 취소처분 소송도 그러하다.

시는 행정의 오류를 인정치 않고 항소, 상고를 해 놓은 상태다. 곧 최종심에서 가려지겠지만 행정의 난맥은 분명해 보인다.

뿐인가.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은 가관이다. 시행자 KPIH는 PF대출 불발로 사업이 무산됐다.
그러나 대전도시공사는 용지매매계약 해지를 결정하고도 애매한 태도다.

신뢰를 잃은 시행사에게 무슨 발목이 잡혔는지 알 수는 없다. 시행자는 본 계약 연기, 이행보증금과 용지대금도 지연 납부했다.

게다가 불법 선 분양 의혹, 주주 간 갈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KPIH가 안면도 개발 투자보증금 90억 원을 미납하자 쾌도난마한 충남도와 대조되는 대목이다.

고작 터미널 하나 옮기는데 10년 넘게 걸리는 무능함이 오늘의 대전시 행정이다.
다시 한 달이 지나도 민자인지, 공영개발로 할 것인지 헤매고 있다. 대전의료원 추진도 오리무중이다. 그러면서 숙원사업이 해결됐다하니 어이없다.

밀실행정 또한 여전하다. 대전형 재난관리기금 지급과정의 문제로 불거진 부시장의 명퇴신청도 말이 많다. 

또한 엑스포 재창조 사업자 신세계의 한빛탑 주변 인프라 개선 100억 원 상당 시설 기부채납도 의혹이 무성하다.

번듯한 산업단지 하나 없이 달달한 아파트에만 혈안인 대전시를 보면 염불보다 잿밥이다.
서남부권 관저, 노은 등 외곽으로부터의 기형적 개발로 후유증이 또한 크다.

원촌동 하수처리장을 대동·금고동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그러고도 인근 둔곡에 아파트 허가를 내주는 대전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그것도 모자라 유성의 1급 호텔과 100년도 넘는 유성 전통시장에도 아파트를 짓겠다고 안달이다.

그동안 역대 시장들도 개발논리를 펴며 늘 이러했다. 대전시가 쇠락하는 원인이다. 하나같이 대전시장이 주는 실패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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