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의 공식적인 임기가 지난달 30일 시작됐다. 대다수 국민들은 새롭게 시작한 21대 국회는 사상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고 있는 20대 국회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곳곳에 내재해 있는 암초들로 인해 21대 국회 개원이 국회법이 정한 5일을 넘길지 아니면 법정 시한인 5일을 지켜 순탄하게 개원이 이루어지더라도 여야 협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로 촉발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 논란과 ‘조건부 의원면직’을 통해 경찰 신분 겸직 논란을 무마하고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하는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 그리고 “상임위원장 전석을 갖고 책임 있게 운영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라고 주장하는 집권여당 윤호중 사무총장의 발언 등 여당 發(발) 제1야당을 자극하는 뇌관들로 인해 여야의 협치를 기대하기는커녕 거대 여당 vs 제1야당의 强(강) 對(대) 强(강) 충돌이 이미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문제만큼은 우리 국민 모두가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을 갖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거대 여당을 옹호하는 몇몇 인사들이 배후설이나 음모론을 운운하는 것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너무나 큰 상처에 다시 한 번 소금을 뿌리는 일이고, 대다수 많은 국민들의 公憤(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과연 “사실관계가 분명해지면 엄하게 처벌하지만 확인까지는 좀 더 엄격하게 신중하게 지켜보고 판단하자”는 집권여당 지도부의 입장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호응할까? 지금이라도 집권여당 지도부는 검찰수사 결과를 기다리기 전에 당 차원에서 윤미향 의원의 의혹에 대해 자체적인 진상조사를 거쳐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히는 것이 거대 여당을 만들어 준 민의에 충실한 것이고,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또한 대전 중구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출마 전부터 많은 논란을 야기하더니 결국 당선된 후에도 경찰 신분 겸직 논란에 대한 해소로 인해 한바탕 홍역을 치루고 말았다. 21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경찰청은 황 의원에게 ‘조건부 의원면직’이라는 카드를 제시하여 국회의원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만들었지만, 황 의원에 대한 ‘조건부 의원면직‘이 결정되자 미래통합당은 “상식에 벗어난 일이라”며 경찰 수뇌부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황 의원이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 4.15 총선에서 당선은 됐지만, 당선무효 가능성도 내재하는 상황이어서 황 의원에 대한 미래통합당의 반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직전 시장이 취임 직후부터 자신의 재판으로 인해 시정에 지장을 초래했던 경험을 갖고 있는 대전시민들은 황 의원도 자신의 재판에 매진하기 위해 혹여라도 지역 발전과 관련된 일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황 의원은 이런 점을 분명히 인식하여 다른 의원들보다 더욱 발빠르게 지역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업적을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회 원 구성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의 상임위원장 독식 발언은 직접적 이해당사자들인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을 야기하고 있다. 윤 사무총장의 발언이 있은 직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를 없애라고 하라”며 18대 국회 당시의 일을 상기시켰다. 지난 2008년 18대 국회 당시 81석에 머물렀던 통합민주당은 조정식 원내대변인을 통해 “원 구성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주장을 펼쳤던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177석의 거대 여당이 되었다고 180도 바뀐 입장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런 행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국회법 해설서에도 “상임위원장 배분 등은 합의가 이루어진 후 각 교섭단체에서 미리 후보자를 내정해 선거를 하는 것이 관례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고, 국회 관례상 개원 협상은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볼 때 ‘민주주의 원리’ 운운하며 상임위원장 전석을 갖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은 명분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눈에는 거대 여당의 횡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청와대 상춘재에 초청한 문재인 대통령은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며 21대 국회에서의 협치를 당부한 바 있다. 또한 21대 총선에서 국민들이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것은 집권여당으로서 포용하고,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민의가 담겨 있다.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 여야가 지난 20대 국회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국민의 뜻은 안중에도 없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제발 21대 국회는 지난 20대 국회를 반면교사 삼아 시작부터 생산적 국회를 만들어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19 이후 경제코로나가 도래하더라도 21대 국회가 중심이 되어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염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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