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하한기지만 정국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 미사일) 발사로 안보정국이 쟁점화하고 있다.

북한의 ICBM발사를 현실적 도발로 간주한 미국이 '초강경' 모드에 돌입하고 북한 문제를 둘러싼 미·중간 '직거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정부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여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력한 안보체계 구축을 강조하면서도 여전히 '대화·제재 병행'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1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도발과 정세 변화에 따라 제재·압박과 대화 중 방점이 찍히는 부분이 달라질 수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북과 대화한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도 대화보다는 강력한 안보에 무게중심을 조금씩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안보 위협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라는 데에는 인식을 함께 하면서도 현재 정부의 대응은 '균형잡힌' 적절한 대응이라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야권의 공세의 핵심인 대응 부족 지적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직접 나서 조목조목 반박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가 미사일 발사 징후를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발사 임박 사실은 며칠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북한의 동향을 낱낱이 보고 있다는 점을 북한이 알면 방어조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발표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오락가락했다는 지적에도 "여러 조치는 숙고 끝에 여러 상황을 파악해 취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일반환경영향 평가 실시 발표가 성급했다는 지적에도 "사드 임시배치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평가를 한다고 해왔다"고 응수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가 늦어진다는 지적에도 "휴가에서 돌아온 뒤에 통화할 예정"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이달 중 8·15 광복절과 취임 100일을 맞아 문 대통령이 대북정책과 관련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는 등 안보정책에서 안정감을 심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야권=이에 맞서 야3 당에서는 정부가 대북정책이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의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야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두고도 정부가 오락가락하고 있다면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권이 이처럼 '방어막'을 치고 있기는 하지만, 야권에서는 안보정책을 둘러싼 대여 공세의 수위를 연일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와 조기대선을 거치면서 보수정당이 민심을 상당 부분 잃은 가운데, 보수진영의 핵심 가치인 '안보'를 전면에 내세워 존재감을 부각한다면 정국의 주도권을 일부 회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수 야당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직거래'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과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를 간 상황이 맞물리면서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잘못된 대응으로 한반도 안보 이슈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민주당과 '같은 뿌리'를 가진 국민의당 역시 안보 문제에서는 민주당과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햇볕정책을 없애는 것은 아니고 일부 수정하는 '햇볕정책 3.0'이 필요하다"면서 대화에 방점을 두고 있는 여권에 날을 세웠다.

야권은 사드 문제와 관련 "정부와 여당이 오락가락하면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사드배치 입장을 확고하게 정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야당의 공세에 민주당 내에서도 사드배치에 대해서는 찬반이 갈리는 등 '모호'한 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이다.

한국당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사드 무용론을 주장한 민주당 의원들과 사드 배치 반대주의자들은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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