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사로 남고 싶어"

대전느리울중 이찬주 선생님 / ⓒ 뉴스티앤티
대전느리울중 이찬주 선생님 / ⓒ 뉴스티앤티

2020년 5월 제39회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일선 학교를 찾았다.

온라인 학습으로 아이들 없는 학교에서 만난 선생님은 느리울중학교(교장 양미연)에서 학생부장을 맡고 있는 이찬주 선생님이다.

이 학교에 부임한지 3년째인 이찬주 선생님은 2009년 교직생활을 시작한 이래 세 번째 학교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없는 쓸쓸한 교실을 지키며 하루 빨리 교실이 아이들의 따뜻한 온기와 커다란 웃음으로 가득 차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1. 요즈음 교권 침해 등으로 교사들의 자긍심이 많이 떨어지는데, 교사들이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교권 침해 등을 당했을 떼 교육청이 어떤 조치를 취해주었으면 좋은지요?

학생들의 인권도 물론 중요합니다. 학생들의 인권이 중요하지만, 그 인권이 너무 강조되면서 반대로 교권의 위상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 교권 침해 사안이 사실 빈번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안타깝습니다. 예전에는 선생님이라고 하면은 ‘그림자도 안 밟는다’고 했는데, 지금은 선생님들을 대하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의 시선과 그런 모습들이 예전의 그런 시대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현장에서 많이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권 침해에 대한 사안도 조금 더 많아지면서 그런 것을 당했을 때 선생님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저도 예전에 있던 학교에서 체육수업 시간에 친구들끼리 작은 다툼이 있었는데, 그것을 말리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갑자기 저에게 화를 내면서 쌍욕을 하는 경우도 경험해 봤습니다. 정신적으로 약간 어려움이 있는 친구여서 제가 그 학생에게 흥분하지 않도록 가라앉히면서 담임선생님을 불러 상황을 마무리했는데, 그 학생이 다음에 가위와 칼 같은 것을 들고 죽여버리겠다고 하는 것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욕 같은 것을 들었을 때 그런 교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정신적으로 너무 큰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 경우에 교직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 때도 있고, 어려움을 느낄 때도 있는데, 교권이 침해당한 상황에서 그런 것들을 처리하는 과정 중에 교권이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그런 장치들이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극단적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알고 있는 외국 사례 중에는 교권 침해가 인정되면 학부모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경우도 있는데, 조금 더 제도적으로 강화시켜주고 보완해 주신다면 조금은 학생들을 대함에 있어서 자신감 있게 대할 수 있지 않을까 교권 침해를 당했을 때 교사들이 당당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2. 조만간 등교 개학이 이루어지는데, 학생들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교실 내에서는 어떤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요?

교실 내에서는 일단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책상을 전부 떼어 놓고, 모둠활동이나 협력활동 등을 최대한 제한하는 한편 교실 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쉬는 시간에는 학생들이 이동할 때 항상 거리를 두고 이동할 수 있도록 우측통행이라는 화살표를 전부 붙여놓았고, 교사들이 쉬는 시간에 순찰을 강화하며, 화장실을 갈 때도 1m에서 2m 정도 거리를 유지하도록 스티커를 붙여놓았습니다. 등교 개학을 하면 어렵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학생들이 개학한 순간부터 긴장의 연속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 저희들이 시나리오 짠 것을 가지고 모의연습을 할 예정인데, 이런 계획들이 실제 등교 개학이 됐을 때 어떤 혼란을 초래할지도 걱정이 되지만, 일단 교사들은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 중입니다.
 

3. 느리울중학교의 자랑은 무엇인가요?

느리울중학교는 교사와 학생이 사제동행을 통한 프로젝트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학생자치활동들이 많이 있는 것 같고요. 실례로 제가 올해는 학생부장이지만, 작년에는 예술체육부장이었습니다. 제가 예술체육부장일 때 학교스포츠클럽 자치스텝이라는 자율동아리를 만들어서 진행을 했는데, 그 친구들이 중심이 돼서 학교스포츠클럽을 개최하고, 그 친구들이 중심이 돼서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과 교사들이 체육대회를 같이 운영을 한다든지 같이 운동을 한다든지 하고 있으며, 배구부·축구부·농구부 등 다양한 학교스포츠클럽들이 교사들과 배구경기도 하고, 농구경기도 하고, 축구경기도 하는 사제동행 프로그램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자치활동 역시 잘 이루어지고 있는데, 예컨대 인성교육부에서 진행하는 친구사랑 3운동 같은 경우는 매우 잘 이루어져 최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학교스포츠클럽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어 작년에는 남녀 배구부 모두 대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교총 배구대회에서도 2년 연속 우승을 하는 등 그랜드슬램을 이루었습니다. 배구 뿐만 아니라 탁구도 우승을 했고, 배드민턴도 2위와 3위를 차지하는 등 학교스포츠클럽이 잘 활성화되어 있고, 그 안에서 여학생 체육 활성화라든지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느리울중학교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착하고, 학부모님들이 상당히 협조적인 가운데, 친구사랑 3운동과 연계해서 인성적인 측면도 굉장히 잘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자치활동이나 학생 중심의 이러한 활동들이 매우 자유롭게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의 수준이나 열정 그리고 에너지가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또한 양미연 교장선생님께서는 매우 능력 있는 분이어서 다양한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상당히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4. 학생들에게 어떠한 교사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사실 어제 인터뷰를 한다고 들었을 때 내가 그럴 만한 자격이 있나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왜 교사가 되려고 했지, 내가 교사가 되면 어떤 삶을 살아가려고 교사를 선택했지, 앞으로 어떤 교사가 돼야 할까, 어떤 교사가 좋은 교사일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여기에 추천된 이유 중의 하나가 학생들과 다양한 활동들을 많이 한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 열정과 노력과 시간과 돈도 많이 투자하면서 학생들과 다양한 활동들을 많이 했는데, 그런 부분들을 조금 주변에서 좋게 봐주셔서 아마 추천을 해주시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 원동력에는 제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선생님들에게 그런 은혜와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제가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원 같은 곳도 제대로 못 다니는 상황 속에서도 수학을 많이 좋아하고, 잘 했던 편이었는데, 당시 고등학교 수학선생님께서 수학을 열심히 하고 가정형편도 어려운 것을 아시니까 저에게 매번 수학문제집을 가져다주시고, 방학 때는 친구와 함께 댁으로 불러서 과외를 해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 날 때마다 밥도 사주시고, 영화도 보여주시고 했습니다. 중학교 때도 이영나 선생님이라든지 오우균 선생님 같은 분들에게 받은 사랑과 은혜가 너무 커서 나도 크면 학생들에게 이렇게 아낌없이 베풀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학급 안에서 모둠활동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데, 야구장도 같이 데리고 가고, 영화관도 같이 데리고 가고, 식사하러 같이 가고 해서 이런 것들을 하면서 돈을 쓰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온도계 50도가 채워지면 2013년부터 학급 학생들을 데리고 1박 2일 인성캠프를 갔는데, 7년째 작년까지 진행을 해왔습니다. 그런 것을 할 때도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이나 체험을 함에 있어서 그런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대전중학교에 신규 부임했을 때 기억나는 말 중에 하나가 반 전체를 데리고 CGV 영화관에 간 적이 있는데, 어떤 한 친구가 “선생님! 저 영화관 처음 와 봐요”라고 그러더라고요. 중학교 2학년인가 1학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 이런 친구들도 있구나!’라고 느꼈고, 그래서 이런 다양한 활동들과 체험들 그리고 문화적 혜택들을 누릴 수 있게끔 다양한 활동들을 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이런 다양한 체험들과 즐거운 활동들을 학생들에게 주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 즐거운 추억들이 있을 때 학생들이 일탈 행동이나 어떤 어려운 순간에 다시금 회복할 수 있는 힘이 그러한 추억들에서 나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가치들은 제가 모범이 돼서 함께 하는 가치들인데, 그중에 또 하나가 나눔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사실 목사님이신데, 몇 년 전부터 ‘희망을 주는 물방울’이라고 아버지께서 간단하게 만드셔서 만원씩 모아 굿네이버스처럼 매월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주고 이렇게 하는 단체가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내가 잘 먹고 잘사는 것도 중요한데, 나눔의 가치를 그렇게 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사실 몇 년 전에는 학급 음악회를 두 번 정도 하고, 티켓을 팔았습니다. 학교 강당에서 티켓을 팔고, 저희가 공연을 20개 정도 준비를 했는데, 직접 방송·공연·셋팅·코너까지 준비해서 티켓을 팔아서 보니까 70여만원이 되었습니다. 학급에서 작게 준비한 건데, 학부모님과 친구들을 초대하다 보니까 300명 정도가 모였습니다. 그때 70여만의 티켓 값으로 굿네이버스와 월드비전 드림백 캠페인 그리고 연탄봉사를 학급 아이들과 같이 갔습니다. 굿네이버스에는 돈을 직접 전달하고, 드림백 캠페인은 집에서 칫솔·치약·비누 같은 것을 모아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전달했습니다. 또한 연탄봉사는 20~30만원 정도 모아가지고 연탄을 사서 학급 친구들과 직접 갔더니 뭐 짜고 한 것도 아닌데, KBS에서 대전연탄은행을 촬영을 왔었습니다. 그래서 다큐3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저희들을 찍어갔는데, 그런 경험들이 학생들에게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인성 발달이나 나눔의 가치는 우리가 더 열심히 한 달 동안 음악회를 준비해서 티켓을 팔아가지고 그 모든 금액과 저도 5만원 내고 교장선생님도 5만원 내고 하다 보니까 70여만원이 된 거였고, 몸소 나눔의 가치를 체험한 거잖였습니다. 또한 올해 1월 같은 경우에는 제가 학교스포츠클럽 학생들 배구를 지도하고 있는데, 아까 교장선생님 살짝 말씀하신 것처럼 배구 친구들 모아가지고 제가 배구 지도를 한 10년 넘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배구 제자들이 매년 하니까 계속 늘어나고, 주변에 있는 고등학교도 친구들도 사실 다 제 제자들이입니다. 여기 있는 친구들이 다 모여 자주 연습경기를 하는데, 연습경기를 하다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걸 나눔이라는 것과 연결을 해보자. 제가 2013년 이후로 학급 또는 배구부 친구들과 연탄봉사를 매년 가고 있는데, 션이 힐링캠프에 나왔던 그 장면에 충격을 받아가지고, 나도 저런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매년 가고 있습니다. 배구부 친구들이랑 같이 배구를 하면서 그냥 배구만 하고 끝나면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우리 경기하는데 상금을 내고 상금 전액을 한 번 기부해보자 아이들한테 이야기를 해서 그래서 팀별로 3만원씩 모았습니다. 그런데 이 근처 고등학교 세 팀 구봉고, 관저고, 서일고 그리고 졸업생들 대학생들이죠 OB 두 팀 그리고 저희 중3팀 이렇게 여섯 팀이 1월 며칠에 풀리그전을 했고,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께 말씀을 드리니까 본인들께서도 기부하겠다고 돈 내고 저도 10만원 내고 이런 식으로 하니까 20~30만원이 모아졌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모아가지고 배구부 친구들과 연탄봉사를 가고, 이걸 매년 하고 있는데, 그런 활동들이 저는 사실 아버지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학생들에게 제가 받은 영향을 전달해주고, 받은 사랑과 나눔과 협력의 가치들을 또 아이들이 삶 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그러한 교사. 그래서 제 꿈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사 그런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한편, 이찬주 선생님은 1987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대전서일고와 한국교원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충남대 교육대학원(체육교육전공)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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