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두 부부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괴로우나 즐거우나 함께 하겠다는 굳은 맹세로

맺은 인연

 

팔순이 넘은 남편

병약한 아내 생각으로

눈물샘 마를 날이 없네

 

날마다 입버릇처럼

아내를 너무 사랑한다는

황혼녘 팔순의 서글픈 사랑

 

병약한 아내

팔순이 넘은 남편에

아이가 되어 버렸네

 

언제나 어딜 가나

남편만 졸졸

곁에만 있어도 좋아

보고만 있어도 좋아

 

팔순이 넘은 남편

병약한 아내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데

 

팔순 넘은 남편 마음

하늘에 닿아 꺼져가는

황혼의 서글픈 사랑에

 

불씨가 기적처럼 다시

살아나길 간절히 빌어본다

 


- 이경옥 수필가의 <황혼의 정> -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