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회 전 가톨릭대 부총장
김석회 전 가톨릭대 부총장

인간의 성격형성에 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 대체적으로 인간의 성격은 태어남, 즉 태생이라고 할 수 있는'nature'와 길러짐, 즉 학습에서 비롯되는'nurture'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생물학적인 유전질과 삶의 경험에서 얻게 된 학습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예는 다음과 같은 사례로써 설명이 가능하다. 즉, 어느 한 실험에서 보면 100쌍의 쌍둥이를 39년간 43마일 떨어진 곳에서 살도록 격리 시켰으나 그들은 동일 모형과 색상의 차를 타고 있었고, 동일 브랜드의 담배를 피우고 있었으며, 동일한 이름의 개를 키우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곧 성격은 태생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또 다른 실험에서는 동일한 조건에서 약 50프로가 상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중 30프로는 직업과 취미생활에서 상이 하였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는 개인의 성격은 학습과 경험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 그런데 현대 심리학에서는 개인의 성격이 학습과 경험에 의하여 후천적으로 결정된다는 견해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는 형편이다. 이는 심리학의 거장인 프로이드 등 많은 심리학자들에 의해서 지배적 이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가정교육, 학교교육, 그리고 사회교육의 중요성은 인간의 성격형성에 있어서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정교육, 학교교육, 그리고 사회교육의 실태는 어떤가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유년기의 가정교육은 부모로부터의 애정 어린 보살핌과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유아들은 부부들의 맞벌이 관계로 해서, 부부가 직접 유아들을 키우지 못하고 유아원에 보낸다거나 아니면 조부모에게 맡겨 키우는 게 보편적 현실이다. 그럼으로써 부모들로부터 직접적인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아이들은 애정결핍증'lack of love'에 걸리기 쉬울 뿐만 아니라 조부모님 들의 지나친 귀여움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유아독존격의 성격 소유자로 자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특히 오늘날에는 어린이 하나만을 낳아서 키우기 때문에 아이들로 하여금 사회성이 결핍된 성격의 소유자로 되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학교교육은 또 어떤가? 학교교육에서 교사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사물과 사건에 대하여 올바른 판단력과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켜야 한다. 따라서 필요할 경우, 즉 학생들의 크게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교사가 크게 꾸짖는다든지 또는 약간의 체벌도 가능해야 하는데 그것마저 금지된 상황이기 때문에 학교교육 또한 부재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그뿐이랴, 근래에는 민감한 성년기에 접어든 학생들로 하여금 왜곡된 내용의 학습을 받지 않으면 안 되게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서 사회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학교교육 또한 문제점이 크다 하겠다.

사회교육은 또 어떤가? 현대사회 에서 기성세대들이 학생들로 하여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타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잘못된 가치관을 갖도록 부지불식간에 그릇된 사회교육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회교육 또한 큰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회 도처에서 노정되고 있는 각종 천민적 가치관에서 비롯되는 사고와 사건들이 우리 나이 어린 학생들로 하여금 사회에 대해서 올바른 가치관을 습득할 수 없게 하고 있겠기에 그 또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교육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육입국을 부르짖는다. 그런데 그 같은 교육은 가정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들 모든 교육 주체들은 이 나라의 유소년, 소녀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시켜 나가는데 있어서 총력을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성격은 교육과 학습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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