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이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압승과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참패로 결론 났다. 국민들은 제1야당이 부르짖은 정권심판보다는 집권여당이 주창한 안정적 국정운영을 선택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불법 대선자금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과 더불어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역풍으로 인해 개헌 저지선까지 위태롭던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를 앞세워 천안연수원 국가 헌납과 천막당사 등의 승부수를 통해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박근혜 대표가 퉁퉁 부르튼 손으로 전국 모든 지역구의 지원 유세를 강행한 붕대 투혼으로 간신히 121석을 건져내면서 기사회생을 했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처참한 패배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민심은 미래통합당에 냉혹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으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서 진보진영이 분열된 상황으로 치러진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원내 1당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주었고, 지속되는 후유증으로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까지 불러오더니 2017년 5.9 대선 패배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광역단체장 두 명만 당선되는 대패에 이어 이번 21대 총선까지 주요 선거에서 네 차례 연속 패배하는 기록을 세우고 말았다. 미래통합당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면, 비례대표 득표율이 상승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완패 그 자체다. 뒤늦게나마 미래통합당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합류마저 없었다면, 개헌 저지선까지 무너졌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괜한 소리는 아닌 것 같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불과 2개월도 안 돼 치러진 5.9 대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대통령 후보를 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심정으로 대선 후보를 내지 않고, 보수진영 체질 개선은 물론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국민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었다면, 역대 최대의 패배로 기록된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부터는 국민들의 지지를 서서히 회복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충청의 민심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세종·충남·충북 4개 시·도 모든 지역에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보다 높은 의석을 확보했으며, 특히 대전의 경우는 2004년 17대 총선 이후 최초로 7개 선거구에서 모두 당선자를 배출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앞으로 대전시와의 공동보조를 통해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 있다. 제발 대전시민들을 위해 집권여당의 힘으로 반드시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

어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호의 嚆矢(효시)로 일컬어지는 4.19 혁명기념일 60주년이었다. 여야 모두 4.19 혁명기념일을 맞아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 계승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며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겼다. 국민들은 지난 15일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명확히 표명했으며, 코로나19 여파로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그저 杞憂(기우)에 불과했을 정도로 국민들은 이번 21대 총선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큰 것 같다.

이제 국민들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권력을 위임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신하로 손꼽히는 당나라 위징이 諫太宗十思疎(간태종십사소)에서 ‘水能載舟 亦能覆舟(수능재주 역능복주) :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태종 이세민에게 직언한 것처럼 국민의 마음은 물과 같아서 압도적 지지를 보였다가도 그 지지를 쉽게 철회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참패한 미래통합당 모두 국민의 마음을 겸허히 헤아려 다가오는 21대 국회에서는 당파적 이익이 아니라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바라보는 희망의 정치를 보여주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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