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 폐지를 둘러싸고 북일고등학교와 신입생 학부모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 북일고등학교

국제과 폐지를 결정한 북일고등학교(이하 북일고)의 행태에 신입생·신입생 학부모의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다.

북일고는 올해 4월 재단 이사회가 국제과 폐지를 결정한 이래, 폐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학교 측은 ‘국제과 학생의 국내대학 지원’이 폐과의 이유라 주장하고 있지만, 안팎에서는 ‘학교 재정의 악화가 국제과 폐지로 이어졌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불분명한 폐과 원인 외 폐과 결정 과정에도 문제가 많다. 학교는 신입생 학부모들로부터 “학부모들에게 폐과 논의를 숨겼고, 폐과 결정 이후 불통행보를 이어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학교는 지난 2016년 열린 입학설명회 당시 “한화그룹이 망하지 않는 한 국제과는 문 닫지 않는다”고 학부모들에게 국제과를 적극 홍보했으며, 한상홍 교감은 지난 6월 뉴스T&T 기자와의 통화에서 “입학설명회 이전부터 국제과 폐지 논의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 여부를 신입생 설명회에서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일고 국제과 폐지 무효'를 주장하는 현수막 / 뉴스티앤티 DB

한 신입생 학부모는 26일 뉴스T&T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전적인 문제는 물론, 정신적인 피해도 너무 크다.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될 뿐”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학교의 불통 행보는 여전하다. 오히려 이전보다 태도가 고압적으로 변했다”며 “학교는 대책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기는커녕, ‘학교 불법점거’를 이유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학부모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일고 교장은 교육청이 허가를 내리지 않았음에도 ‘교육청이 폐과를 확정했다’는 내용의 통신문을 각 가정에 돌렸다”면서 “교육 규정에는 ‘폐과가 있을 경우 교육 당사자와 충분히 협의하라’는 조항이 명시 돼 있지만 (학교의 행태는) 너무나 일방적이고 막무가내”라고 토로했다.

또 “학교는 폐과 결정 이후에도 아이들 학업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교장 스스로도 원어민 교사 15명을 10명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며 “입학 전 폐과 논의도 숨기고, 폐과도 강제로 진행하고, 이제는 학부모들 의견조차 들으려 하지 않는다. 교육기관이 완전히 파렴치한 행동을 저지르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충남도교육청도 여전히 나몰라라 하고 있다. 충남교육감은 만남을 거부하고, 그나마 6월 말 쯤 고위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다”며 “학부모와 한화 재단 사이에서 난감할 교육청의 입장이 이해는 간다. 그러나 교육 담당 기관이 아예 손을 놓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교육청의 행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북일고 국제과 신입생 학부모들은 지난 13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국제과 폐지’ 관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국제과 폐지를 강행하는 학교와, 여전히 이 사안에 손을 떼고 있는 도교육청의 행태에 천안지원의 판결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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