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은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사회적 분위기 환기

이혁재 정의당 세종시당위원장이 25일 오전 11시 30분 소담동 세종지방경찰청 앞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정의당 세종시당 제공
이혁재 정의당 세종시당위원장이 25일 오전 11시 30분 소담동 세종지방경찰청 앞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정의당 세종시당 제공

정의당 세종시당(위원장 이혁재, 이하 시당)과 여성위원회(이하 여성위)는 25일 오전 11시 30분 소담동 세종지방경찰청 앞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n번방,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은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사회적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시당과 여성위는 “전 국민을 분노케 했던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주요 용의자인 일명 ‘박사’가 경찰에 체포되었다”고 운을 뗀 후 “이 천인공노할 용의자가 우리 주변의 평범한 20대 남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아직 경찰의 신변공개 전에 이미 모든 신변이 공개되어 어느 대학을 졸업하였는지까지 공공연하게 알려졌다”면서 “많은 언론에서는 이번 성착취 동영상 사건에 관련된 이들이 사회 부적응자가 아닌 우리 주변의 평범한 남성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며 이를 헤드라인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또한 이 텔레그램 방을 통해 해당 불법 성착취 동영상을 시청한 사람은 최대 26만 명이라는 사실을 보도하며 이들의 처벌에만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당과 여성위는 “정의당 세종시당은 이러한 언론의 모습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언급한 후 “이번 사건은 일부 정신 나간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면서 “물론 한국의 성착취 사건은 그간 너무나도 많은 형태로 존재했고, 또 진화해왔기에 이 사건은 사실 놀라운 축에 속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이 텔레그램 사건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또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성의식의 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시당과 여성위는 이어 “이 사건의 본질은 우리 사회 소위 어른들의 성의식이 얼마나 형편없었고, 그 형편없는 성의식을 그대로 물려받은 10대, 20대가 어떻게 자라게 되었는지를 드러낸다는 것에 있다”면서 “남성중심 사회에서 사춘기 남학생이 싫다는 여학생의 의사를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아오고, 불법 성착취 동영상을 “야한 몰카” “야한 동영상” 등으로 가볍게 치부하며 그네들의 의리에 따라 돌려보게 하는 것이 당연히 남성의 특징인양 치부해도 괜찮으며, 남성이 여성의 성을 사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암묵적으로 보고 자라온 결과라“며 ”이번 사태를 만들어 낸 것은 그간 여성을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온 우리 사회 장년층의 비뚤어진 젠더의식이 그의 자식들에게 그대로 투영된 결과이고, 우리는 이러한 비뚤어진 젠더의식을 가진 이들이 기득권이란 이름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시당과 여성위는 “텔레그램 n번방에 올라오는 이들의 비뚤어진 성의식이나 방 타령을 하며 방으로 인해 우리 산업의 성장을 운운하던 홍성국 후보나 모두 다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성차별과 성의식이 만들어낸 이들이라”면서 “이러한 이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 숨을 쉬고 살아가고 있다. 모두가 범죄자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우리 사회는 그만큼 이미 병들어 있다는 이야기라”며 “이러한 삐뚤어진 성의식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선거에 출마가 가능할 만큼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젠더의식이란 가히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다는 것이고, 지금 우리는 이런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시당과 여성위는 “세종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후보의 언행은 언론보도를 통해 막말로 이야기가 되었다”면서 “그리고 우리는 그 언행으로 인해 홍성국 후보의 젠더의식이 얼마나 낮은지를 확인한 바 있다”며 “이러한 홍성국 후보의 젠더의식이 텔레그램 26만명의 젠더의식과 비교할 때 과연 그보다 나을 것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뿐만 아니라 시당과 여성위는 “여성의 신체를 도구화하고, 여성의 성을 사고 팔 수 있다라는 그의 젠더의식과 텔레그램 26만명의 젠더의식은 1도 다르지 않다”면서 “그저 텔레그램 26만명이 처벌을 두려워하여 텔레그램 계정을 삭제하고 도망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반면, 홍성국 후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경제인이 되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뿐이라”며 “과연 홍성국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정도로, 세종시를 대변할 정도로 훌륭한 젠더의식을 가진 후보인가?”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시당과 여성위는 “불법 촬영, 성착취 동영상 유통은 하루 이틀 사이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강조한 후 “그리고 이러한 영상이 유통되는 것을 단절하는 문제는 어렵지 않다”면서 “많은 시민 단체에서 강하게 요구했듯이 만든이와 지켜본 이를 모두 처벌해왔다면 이 문제는 여기까지 키워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러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성산업’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키워온 기득권 모두의 문제이며, 따라서 이러한 비뚤어진 젠더의식을 가진 이를 선거에서 더 엄격한 기준으로 걸러내야 하는 것이 지금 기득권이 과거를 바로잡는 길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시당과 여성위는 “이번 사건의 모든 관련자를 포토라인에 세우길 바란다”고 촉구한 후 “이번 사건이 그동안 시민단체에서 요구한 만든 이, 유포한 이, 관전한 이 모두를 강력히 처벌하는 좋은 사례로 남길 바란다”면서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만연한 성차별과 비뚤어진 젠더의식에서 기인하는 만큼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올바른 젠더의식 함양을 위한 교육을 만들 수 있는 타산지석이 되길 희망한다”며 “향후 이러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우리와는 달리 평등한 사회에서 서로를 혐오하지 않는 기본적인 인권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바이고,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기억하고, 아이들을 위한 성평등 기본 인권 교육이 잘 지원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길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당과 여성위는 끝으로 “비뚤어진 젠더의식을 갖고 성장하였을 때 그러면 안 된다는 좋은 귀감을 후대에 남기기 위해서라도 홍성국 후보가 자진 사퇴를 하길 바란다”면서 “본인의 비뚤어진 젠더의식을 부끄러이 여기는 어른의 미덕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2019년 초부터 러시아의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 착취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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