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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천의 증권이야기] 부정거래행위
  • 구재천 변호사(신한금융투자)
  • 승인 2017.07.2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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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천 변호사(신한금융투자) / 뉴스티앤티

자본시장법이 내부자거래와 시세조종행위를 금지한 이유는 증권거래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함과 함께 증권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내부자거래 금지 규정은 처벌대상자의 범위가 좁고, 시세조종행위 금지 규정은 시세조종행위 성립에 일정한 목적을 요구하는 등 성립요건이 너무 엄격하므로 내부자거래 금지규정과 시세조종행위 금지규정만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불공정거래를 적절하게 처벌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에 자본시장법은 내부자거래 금지 규정과 시세조종행위 금지 규정과는 별도로 미국의 ‘포괄적 사기금지 조항’과 유사한 ‘부정거래행위 금지 규정’을 마련하였다.

자본시장법에서는 부정거래행위를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 중요정보와 관련된 부실표시, 거래유인목적 허위시세 이용행위, 거래목적이나 시세변동 목적 풍문의 유포, 위계의 사용, 폭행, 협박행위”로 규정하고 형사처벌 조항도 두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부정거래행위의 대상은 금융투자상품이다. 따라서 상장증권, 장내파생상품은 물론 시세조종행위의 대상이 되지 않는 비상장증권과 장외파생상품도 부정거래행위의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부정거래행위 규정의 규제대상 거래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담보설정계약, 합병계약, 교환계약 등 일체의 거래행위다. 장내∙외를 불문한다. 다만, 단순한 매수 또는 매도의 청약과 매수 또는 매도의 청약의 권유만으로는 “거래”라고 보기 어려워 부정거래행위 금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부정거래행위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차례대로 살펴본다.

①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

② 중요정보와 관련된 부실표시,

③ 거래유인목적 허위시세 이용행위,

④ 거래목적 또는 시세변동목적의 풍문의 유포, 위계의 사용, 폭행, 협박행위

1.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란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의미하고, 다른 사람을 속이는 ‘기망’에 해당할 정도까지는 요구되지 않는다. 거래 상대방이나 일반 불특정 투자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금융투자상품 거래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계획, 기교를 규제하는 것으로 그 개념이 매우 포괄적이다.

◆ 부정한 수단

검찰은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증권회사의 편집 절차가 생략된 한국거래소의 시세정보와 처리속도가 빠른 증권회사의 주문시스템을 이용한 ELW 스캘퍼의 거래행위가 부정한 수단을 사용한 부정거래행위라고 판단하여 ELW 스캘퍼와 증권회사 대표이사를 기소하였으나, 법원은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였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 스캘퍼 : 수초 내지 수분 이내의 짧은 시간에 1~2틱의 매매이익을 추구하는 초단기 투자자

◆ 부정한 계획

회사의 실질적 사주가 자본잠식 때문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제3자배정 유상증자 과정에 차명으로 참여한 행위는 부정한 계획에 해당한다(서울고등법원).

◆ 부정한 기교

①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대주주가 회사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고자, 회사의 당좌수표 및 현금을 담보로 원금보장 약속을 한 후 갑을 회사의 유상증자(30억원)에 참여시킨 행위는 “부정한 기교”에 해당한다(서울고등법원).

② 경제신문 기자가 특정 상장회사에 호재성 기사를 작성하고 보도 직전에 그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고 보도 이후 매도하여 이익을 얻었다면, 호재성 기사가 이미 다른 언론사에 의해 보도되었다 하더라도 “부정한 기교”를 이용한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 위 법원 판결에 따르면, 자신이 작성한 조사분석자료가 증권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아는 애널리스트가 조사분석자료 공표 전 친구에게 조사분석자료를 제공하여 해당 증권거래에 이용하게 하는 경우도 부정거래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

한편, “부정한”이라는 추상적인 용어 때문에 위 규정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일반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 해당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 중요정보와 관련된 부실표시 -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시키지 아니하기 위하여 필요한 중요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가 누락된 문서, 기재 또는 표시를 사용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

“중요사항”은 회사의 재산 및 경영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금융투자상품의 공정거래와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의미하므로 회사 업무관련 정보만이 아니라 동종업종의 전망 또는 경쟁업체의 동향 등 회사 외적인 시장정보나 정책정보도 포함한다.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는 보도자료, 공시자료 등 문서에 허위표시를 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강연회, TV, 라디오 등에서 허위사실을 말하는 것도 포함한다.

또한 “재산상 이익”은 적극적 이익은 물론 손실을 회피하는 소극적 이익까지 포함하며, 현금, 증권, 실물 등 직접적인 재산상 이익은 물론 회사의 경영권 획득, 지배권 확보, 회사 내 지위 상승 등 간접적인 재산상 이익도 포함한다.

◆ 중요정보의 거짓 기재 또는 표시 사례

매출전망을 허위로 표시한 자료, 주식공모안내문에 허위 주가전망 기재, 분식결산을 통한 허위 재무제표 공시, 유명 연예인의 최대주주 지분 취득 허위공시, 허위 타법인 출자 공시, 허위 해외자본유치 공시, 주식 등 대량보유상황보고서상 자금 출처, 보유목적의 허위기재(특히 무자본 M&A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시한 부정거래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등

다만, 회사가 공시를 통하여 거짓의 표시를 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 공시내용 자체가 허위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실제로 공시내용을 실현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지 않는다. 따라서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쳐 회사의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정관변경을 한 다음 그 사실을 공시하거나 기사화한 것은 비록 실현가능성이 없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허위의 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 중요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 누락 사례

증권신고서에 임직원의 횡령사실, 거액의 연대보증채무 사실, 파산신청 사실 등을 누락하거나, 증자대금 사용 목적을 허위로 기재한 행위

3. 거래유인목적 허위시세 이용행위 - 금융투자상품의 거래를 유인할 목적으로 거짓의 시세를 이용하는 행위

허위시세 이용에 금융투자상품의 거래를 유인할 목적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앞서 본 매매유인목적 시세조종행위와 유사하나, 매매유인목적 시세조종행위는 증권과 장내파생상품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모든 금융투자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거래유인목적 허위시세 이용행위와 차이가 있다.

허위시세 “이용”이 요건이므로 이용행위라고 볼만한 행위가 있어야 한다. 허위시세를 누가 만들어 냈는지는 불문한다.

◆ 거짓의 시세 이용 사례

장외주식 3만주가 1주당 7만원에 거래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주주들에게는 1주당 6만원에 거래되었다고 말하며 6만원으로 매입하려는 행위는 거래유인목적 허위시세 이용행위에 해당한다.

4. 거래목적 또는 시세변동목적의 풍문의 유포, 위계의 사용, 폭행, 협박행위 - 금융투자상품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풍문 유포, 위계 사용, 폭행 또는 협박 행위

부정거래행위의 마지막 유형은 금융투자상품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풍문 유포, 위계 사용, 폭행, 협박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풍문의 유포”는 합리적 근거가 없는 소문을 정확한 정보인 것처럼 위장하여 타인에게 전파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증권방송이나 증권동우회의 활동이 활발하고, 인터넷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금융투자상품의 시세에 관한 풍문을 유포하여 자본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위계”는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를 기망하여 일정한 행위를 유인할 목적의 수단, 계획, 기교 등을 말한다. 증권방송인이 증권방송에 출연하여 자기가 보유한 종목을 거짓, 과장된 내용으로 매수 추천한 다음 해당 종목을 매도한 행위(스캘핑, scalping)는 “위계”에 해당한다.

“폭행”은 사람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인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하고, “협박”은 상대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 위하여 생명∙신체∙명예∙재산 등에 해를 가하겠다고 알리는 행위다.

◆ 풍문의 유포

‘초대박 명동세력주 동참하기’라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운영하면서 사실은 주가조작 세력이 S사 주식의 주가를 조작하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었고, 주가조작세력과 연계되어 있거나 그러한 세력이 투자하는 종목을 알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명동세력이 S사 주식의 주가조작에 들어갔으니 S사 주식을 매입하라’고 권유한 행위는 풍문을 유포하는 방법의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

◆ 위계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합병 전에 외환카드의 감자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경제적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였고, 외환카드의 감자를 성실하게 검토, 추진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장이 외환은행의 이사회에서 자회사인 외환카드의 감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한 행위는 외환카드의 주가하락으로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 펀드에게 부당한 이득을 주기 위한 위계에 해당한다.

 

 사실과 달리 외국인이 주식을 매수한 듯 한 외양을 갖추는 행위도 외국인이 정상적으로 투자위험을 감수하면서 투자하는 것으로 오인하게 하는 “위계”에 해당한다. 

◆ 폭행, 협박

대형마트 운영회사의 주식을 공매도 한 자가 주가를 낮추려는 목적으로 대형마트에 방화한 행위는 시세변동 목적 폭행∙협박에 해당한다(일본 판례).

부정거래행위를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으로 처벌된다. 여기에서 징역형은 부정거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된다.

한편, 부정거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부정거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억원 이하인 경우 벌금의 상한액은 5억원이다. 부정거래행위에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 반드시 벌금이 함께 부과되고, 부당이득은 몰수 또는 추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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