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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호 변호사의 월요편지] 인생을 측정해보니...
  • 조근호 변호사(전 법무연수원장, 전 대전지·고검장)
  • 승인 2017.07.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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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호 변호사(전 법무연수원장, 전 대전지·고검장)

지난주에 앞 창문 두 개를 완전히 내려놓은 채 6시간 폭우를 맞은 제 차 이야기를 전해 드렸습니다. 결말이 어떻게 났을까요. 최악의 결말이 빚어졌습니다. 물먹은 앞 의자와 바닥을 교체하여야 했습니다. 수리비 견적은 이번 주까지 차를 말려보아야 정확한 견적이 나오지만 대략 소형차 값은 될 거라고 했습니다. 더 끔찍한 이야기는 보험처리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차보험까지 들었지만, 창문을 열어 놓아 비가 들이친 경우의 손해는 보험처리해주지 않는다고 약관에 쓰여 있다는 것입니다. 꼼짝없이 생돈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습니까.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인데요. 이렇게 인생은 뜻하지 않은 일의 연속입니다. 시인 박인환의 표현처럼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인생에 대해 더 공부하고 배워야 하나 봅니다. 저의 주 관심사는 국가와 사회가 아닙니다. 그것은 공직에 있을 때 많이 고민한 주제입니다. 이제는 공직 후배들의 몫이지요. 저는 공직에서 물러난 사람이고 다시는 공직에 가지 않을 사람이니 제 관심사를 좀 개인적으로 가져도 되리라 자위해 봅니다. 제 관심사는 제 [인생]입니다. 어떻게 하면 죽을 때 [덜 후회할] 인생을 살 것인지가 제가 고민하는 것이고 월요편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벌써 2017년의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2017년 첫 번째 월요편지에서 2016년에는 몸을 위해 [운동을 통한 감량]을 결심하였고 마음을 위해 [독서, 그중에서도 고전 읽기]를 마음먹었다고 회고하면서 통계를 공개하였습니다.

"2월 24일 체중 75.2kg에서 감량을 시작한 몸무게는 중간에 64.4kg까지 감량하였으나 12월 31일 66.7kg으로 마감을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8.5kg을 감량한 것입니다."

"독서 기록도 통계를 내보았습니다. 1년간 총 45권을 읽었습니다. 45권 중 고전은 10권을 읽었습니다. 페이지 수로 측정하니 총 13,550페이지를 읽었고 그중 고전을 3,702페이지를 읽어 27.3%에 해당하였습니다."

그리고 2017년을 위해 하나를 덧붙였습니다. "2017년에는 다른 사람을 설레게 하자. 그리고 그 횟수를 기록해보자." 그 측정의 이유로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의 명문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2017년 첫 월요편지를 다시 읽으며 지난 6개월간 어떻게 실천되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누군가를 설레게 한 일을 측정하겠다던 당초의 목표는 목표의 모호성 때문에 성공하지 못하였지만 다른 부분의 측정은 2016년보다 더 정교해졌습니다. 그 측정 내용을 공개할 것인지 몹시 망설였습니다. 과연 이렇게 인생의 측정하는 것이 옳은 일이지, 필요한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도전해 보시라는 의미에서 공개하는 것도 아니고 더더욱 이렇게 하는 일을 남에게 과시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단지 목적은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의 인생을 정확하게 볼 기회가 없는데 이번 기회에 [조근호]라는 한 인간의 6개월을 보시면서 여러분의 인생을 고민해보시라는 의미에서 용기를 내어 공개합니다.

첫째 체중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체지방률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1월부터 6월까지 측정 횟수는 월별로 20회, 21회, 5회, 7회, 11회, 24회 등 많이 측정한 6월은 24회를 측정한 반면 3월에는 불과 5회밖에 측정하지 못하였습니다. 6개월 동안 아침에 측정한 최고 체중은 70.9kg(6월 5일)이었는데 오늘 아침 체중이 64.1kg이니 최고 체중을 기록한 6월 5일에 비해 6.8kg을 뺀 셈입니다. 그러나 체중에 비해 체지방률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대부분 체중을 줄이려고 하는데 공부를 해보니 체중이 문제가 아니라 체지방률이 문제였습니다. 체지방률은 측정 기기가 있어야 하고 각 측정 기기마다 편차가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헬스클럽, 사우나, 골프장 등 체지방률 측정 기기가 있는 곳에서는 갈 때마다 재고 각 기기별로 관리를 합니다.

지난 1월부터 어제까지 총 4번 측정하였습니다. 같은 기기로 측정한 것을 비교하여 보았습니다.

측정일체중체지방률체지방량골격근량

2017.5.1468.8㎏28.3%19.5㎏27.6㎏

2017.7.1563.9㎏22.1%14.1㎏28.1㎏

62일-4.9㎏-6.2%-5.4㎏+0.5㎏



지난 토요일은 골프를 한 후라 체중이 일시적으로 63.9kg까지 내려갔지만, 아무튼 두 달 전에 비해 4.9kg 줄었습니다. 체지방률은 6.2% 줄었습니다. 바람직한 것은 체지방량이 5.4kg 줄고 반면 골격근량은 0.5kg 늘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매일 근력운동을 한 덕분일 것입니다.

두 번째 독서량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 비해 독서 진도가 좀 더딘 편입니다. 6월 말까지 18권을 완독하였습니다. 몇 권은 일부만 읽다가 그만둔 경우도 있었습니다. 6월 말까지 총 6,296페이지를 읽어 월평균 1,049페이지를 읽었습니다. 저의 2016년 월평균 독서량이 1,129페이지인 것을 보면 좀 느리게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속도를 낼 생각은 없습니다. 독서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지 체지방률을 줄이는 것처럼 단기 목표를 설정하여 달성할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재미 삼아 한 달간 어떤 이벤트가 있었는지 만남을 정리해 보고 있습니다. 도대체 한 달에 점심 약속, 저녁 약속, 가족과의 이벤트, 교회 출석, 헬스클럽 운동, 영어 회화공부, 강의 듣기, 강의하기, 골프, 여행 등은 과연 몇 번씩이나 하고 사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나아가 몇 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정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3월부터 측정하였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지난 6월에는 외부 손님과의 점심 약속이 6번 있었습니다. 주로 점심시간에 운동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약속을 줄인 결과입니다. 저녁 약속은 13번 있었습니다. 가족과의 이벤트는 4번 있었고, 주일에 교회는 2번 갔습니다. 헬스클럽 운동은 17번 하였고 영어 회화공부는 5번 하였습니다. 강의는 2번 들었고 1번은 직접 하였습니다. 골프는 6월에는 지나치게 많이 쳐 7번이나 쳤습니다. 여행도 제주로 1번 다녀왔습니다. 이것들이 조근호의 [한 달간의 활동]입니다.

저는 몇 달간 측정하면서 바람직한 목표치를 설정해 낼 수 있었습니다. 점심 약속 7번, 저녁 약속 10번, 가족과의 이벤트 2번, 교회 출석 4번, 헬스클럽 운동 12번, 영어 회화공부 3번, 강의 듣기 4번, 강의하기 1번, 골프 4번, 여행 1번 등이 적정 수치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인생은 많은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크게 차지하는 부분이 [일]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일이 제 인생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점차 줄어 60~70%쯤 될 것입니다. 나머지 30~40%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몫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인생을 살아갈 것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는데 바치고 나머지 시간에 [무슨 활동]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하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무슨 활동을 하는지 측정해 보지 않고 산다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공개한 것은 그런 측정치입니다. 실제로 여러분의 삶이 저의 삶보다 훨씬 다양하고 의미 있는 활동으로 채워져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측정해 보지 않으면 내 인생이 TV에 나오는 남의 인생에 비해 별 의미 없는 일의 연속이 아닌가 걱정하게 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열심히 잘 살고 있습니다.

측정해보면 내 인생이 의미있는 활동으로 꽉 차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조근호 변호사(전 법무연수원장, 전 대전지·고검장)  web@newst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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