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중국발 우한 폐렴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전염력이 막강해서 얼마나 피해가 속출할지 속단하기 힘들다. 이전의 사스와 메르스를 능가하는 위력이라는 판단도 나오지만, 새로운 변종의 바이러스인지라 더 두렵다.

21세기는 글로벌 시대인지라 각종 정보와 인적-물적 이동이 순식간에 이뤄진다. 하물며 인간을 포함해 각종 물적 이동 시에 동반하는 세균의 전파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현상에 대처하는 방법은 범국가적 차원에서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 물론 유엔 산하의 담당기구가 있지만, 이 마저도 국가 간의 정보와 과학기술의 공유를 통해서나 활동이 가능하다. 초비상적 관점에서 유기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하지만, 국가 별로 자국민 보호를 우선시 하고 있다. 국가 간의 갈등과 경쟁도 전염병 앞에선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위력적이고 범 지구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전염병은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를 유발한다. 중세 유럽은 페스트에 속수무책이었다. 전쟁 중에도 병사와 민초들에게 확산되는 전염병이 가장 무서운 적이었다. 전염병을 접하면서 인간과 과학의 한계가 가감없이 드러난다. 역질, 괴질 등 이름도 수상한 전염병은 인류사에서 인간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가장 무서운 적이다.

전염병에 당면한 인간의 속마음은 동일 할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 인간의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한 현상이 지속되면 기필코 위기가 온다. 위험(danger)은 인간이 경험을 통해 습득된 지식과 대처로 극복이 가능하다. 허나, 위기(risk)는 위험이 축적되어 발산되는 현상이다. 위기는 인간의 생존여부와 총체적 능력의 한계를 위협하는 암울한 상태의 진입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이런 위험사태를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에 따라 위기관리와 사회안전망이 평가된다.

당면한 현실로 돌아와 보자. 우한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들이 급거 귀국했다. 서둘러 아산과 진천 등 분산-격리되어 보호에 들어갔다. 이들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얼마나 많은 희생자와 2차, 3차 감염자 쏟아질지 누구도 예단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런 비상시국에 정부는 굳건하게 그리고 치밀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 와중에 정부는 전염방지의 최일선 방책인 마스크를 300만개를 중국으로 보냈다고 한다. 게다가 500만불을 함께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어려울 때, 남을 돕는 미덕을 누가 탓할 것인가. 허나 일각에선 시진핑의 방한을 기대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내보이는 정치적 제스처로 여기는 분위기다.

두려움과 공포에 빠진 국민이 필요로 하는 마스크 마저 전국에서 동이 났다고 한다. 아직도 중국인의 입국이 허용되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 국민부터 제대로 챙기면서 여유를 보인다면 누가 탓할 것인가. 중국인 보따리상들도 몰려와 1인당 1만여 개씩 챙겨간다고 한다. 이 난중에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장삿속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정부의 요청이겠지만, 녹십자사는 비축했던 60만 여개의 마스크를 하루 아침에 내놓아야 했다. 국내의 마스크 유통관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안다면 이럴 수 없는 노릇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이미 주문한 것도 대부분 취소가 이뤄지고, 일반 판매점에서도 품귀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마스크 가격에 장삿속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정부는 국내에 마스크 현황을 살펴보고, 국민에게 알려줘야 한다. 우한폐렴도 무섭지만, 마스크와 손 세정체 등 조차 구하기 힘든 현실이 더 두렵다.

이번 사태에 정치적 잣대와 단견적 판단으로 대응하면 불행해진다. 한가하게 우한폐렴 표현을 자제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주문하는 행태가 못 마땅하다. 지금은 비상시국이나 다름없다. 피해가 적다고 남의 나라의 일로 여겨선 안 된다. 정부는 지극히 현실적으로 대처해야 마땅하다. 가짜뉴스 근절에 발빠르게 대응한 정부의 조치는 바람직하다. 사회가 뒤숭숭할 때 헛소문이 더 무섭다. 여당은 이전 메르스와 사스 발생 시에 전 정권을 얼마나 강하게 비판했고, 각종 유언비어와 사태추이에 어떤 입장을 취했는가. 여당은 비판만 했던 입장에서 이젠 사태수습의 당사자다. 앞으로 10여일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방역망을 견고하게 펼쳐주고 국민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갖가지 방책을 전개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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