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입장문 배포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협치 당부
보수 야당에 통합 강조...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고대

이완구 전 국무총리 / ⓒ 뉴스티앤티
이완구 전 국무총리 / ⓒ 뉴스티앤티

충청 맹주를 자처하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8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총리는 “먼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에게 과분한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운을 뗀 후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불행한 현실에 정치도의적인 반성과 자괴감에 잠 못 이루고 있다”면서 “이런 번민과 고심 속에서 정치권의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 위해선 세대교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저는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세대교체와 함께 인재충원의 기회를 활짝 열어주는 데 미력이나마 기여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돌이켜 보면 20대 초반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출발한 공직은 3선 국회의원, 민선 도지사, 원내대표, 국무총리에 이르기까지 45여 년의 긴 세월이었다”고 언급한 후 “바라옵건 데, 역지사지의 심경으로 작금의 여당은 오른쪽, 야당은 왼쪽을 더 살펴주었으면 하고, 정치행위의 덕목과 주요과제는 조정·타협을 통해 이념과 노선의 갈등을 극복하는 협치와 국민통합이라”면서 “한 쪽으로 경도된 이념과 진영논리에 함몰된 작금의 현실 하에서 진영 간의 투쟁과 갈등만 솟구치고 있다”며 “이를 지켜보는 우리 국민은 너무 힘들고,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상생과 협치의 가치구현을 통해 국민통합에 매진해주길 당부하며, 아울러 야권도 타협과 똘레랑스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전 총리는 “한편으로는 대내외적인 난제가 산적되어있지만,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 타파가 시급하다”고 강조한 후 “정치권을 떠나면서 감히 부연하자면, 정치권과 정당은 무엇보다도 힘없고 홀대받는 사회적 약자와 일상적 삶에 급급한 민초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적극 챙겨주기 바란다”면서 “이념과 진영, 지역에 사로잡힌 구태정치를 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변화와 개혁이 절실한 시점이고, 권력과 세력은 분열되면 필히 합쳐지고(分久必合), 합쳐지면 필히 분열한다(合久必分)”면서 “이는 지난 역사와 권력의 순환 속에서 잘 드러나고 있고, 남북통일은 우리민족의 숙명적 과제라”며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정세를 고려하면 과감하고 혁신적인 대북정책이 요망되기에 그 과정이 힘들더라도 감상주의적 민족주의에 치중하는 것보다 현실적 휴머니즘과 특히 인존사상의 잣대로 좋은 결실이 맺어지길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이 전 총리는 끝으로 “작금의 정치가 피를 흘리지 않을 뿐 처절한 전쟁처럼 보여서 안타깝다”고 강조한 후 “정권교체 때마다 되풀이 되는 정치적 혼란 탓에 국민은 힘들어 하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면서 “3년여 동안 고통 속에서 지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이 서둘러 이뤄지길 고대한다”며 “자유보수진영의 와해와 분열은 대한민국의 희망과 미래를 어둡게 하는 국가적 손실이니 소소한 이기심과 수구적 기득권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함께 손잡고 다시 뛰어야 하고, 모쪼록 자유우파가 대통합을 통해 ‘분구필합’의 진면목을 보여주길 염원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정치는 허업’, ‘절대적인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 등을 언급하면서 지난날의 정치 현장에서의 삶을 회고한 후 “비록 정치권을 떠나지만,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나? 이 화두는 언제나 제 가슴 속에 자리할 것이라”면서 “비조불탁수(飛鳥不濁水)의 심경으로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평안을 기원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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