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짧은 일생 영원한 조국을 위하여] 목숨건 침투 - 16 참모총장 Ⅱ
[내 짧은 일생 영원한 조국을 위하여] 목숨건 침투 - 16 참모총장 Ⅱ
  • 뉴스티앤티
  • 승인 2020.01.13 13: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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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삼 전 육군참모총장 일대기
이진삼 장군 / © 뉴스티앤티
이진삼 장군 / © 뉴스티앤티

UH-60은 세계 최우수 헬리콥터

1991년 7월, 대한민국 육군의 미래 주종 헬리콥터, 세계 최신예기로 미국에서 UH-60을 도입하여 육군참모총장이 최초로 운항하게 되어 있었다. 서울∼계룡대 간에 25분이 소요되며 쌍발 엔진으로 바다에 불시착해도 장시간 생존 가능한 고가의 장비다. 도입 전 미국회사 시험 비행사 8명이 도착해 3개월간 한국조종사와 합동 운항토록 되어 있었다.

1991년 8월, 서울 출장차 수행원들과 육본 헬기장에서 이륙하려는 순간, 미 조종사가 엔진 2개 중 1개의 이상으로 운행불가라는 보고를 했다. 즉시 리스카시 연합사령관에게 통보, 육군전방 지휘소에서 오후 3시 30분에 만날 것을 약속하고 UH-1H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오후 3시 30분, 헌병들의 경호를 받으며 도착한 리스카시 연합사령관에게 나는 “UH-60은 아주 우수한 비행기이지만 도입을 고려해야겠다.”는 심중을 내비쳤다. “왜요?” 깜짝 놀란 리스카시 연합사령관이 반문했다.

“이 비행기는 공중에서 고장이 나는 게 아니라 지상에서 고장 나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우수한 비행기다”라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내 말에 놀란 연합사령관은 즉시 미국으로 연락하겠다고 했다. 3일 만에 미국으로부터 부사장과 정비사 2명이 날아와 전기와 연료 계통에 생긴 고장을 조치하였다. 이러한 내용이 전군에 알려지면서 각 부대의 헬리콥터 부대들의 정비팀에 비상이 걸렸다.

 

부모님 날 낳으시고 스승님 날 가르치셔

초등학교 시절, 중학교 입학을 위해 매일같이 시를 읽고 암기하면서 시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노래는 평소 즐겨 불렀다. 중학교 때는 명곡을, 고등학교 때는 가요를 즐겨 불러 군 단위 노래자랑에 출전해 상도 탔다. 간혹 수준 낮은 작사 작곡까지 해서 친구들과 부르기도 했다.

맥주 반 컵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질 만큼 술에는 약하지만 회식자리에서는 간혹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초급장교 시절부터 일관되게 불러온 애창곡 ‘38선의 봄’으로 일단 흥을 돋운 다음, 작사 작곡한 ‘병상에 누워’를 멋지게 뽑아 분위기를 절정으로 치닫게 하곤 했다. 이 노래는 병상에 누워 있는 한 병사를 보며, 그가 하루빨리 병이 나아 전방에 돌아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육본 정훈감 윤창로 장군은 “시도 쓰지만 우리나라 장성 중 군가를 3절까지 부르는 유일한 장군으로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라고 소문내면서 장병들에게 군가 보급을 장려하였다.

논산훈련소 수용 연대 정문 높은 석탑에 ‘이 한목숨 바쳐’라는 나의 자작시가 새겨져 있기도 하다. 면회 온 장병 가족들이 읽고 수첩에 적어가곤 했다. 특히 전방사단 종합훈련장 큰 돌에 새겨 장병들에게 교육 훈련훈이 되었다. 나의 집념으로 발견한 동부전선 땅굴 입구에 세워진 석탑에 조국을 상징하는 조국시문이 1군사령부 장병들에 의하여 세워졌다. 이 시는 평소 좌우명처럼 즐겨 암송해온 자작시로 훗날 계룡대 연병장에서 거행된 전역식에서 읊기도 했다. 평생 동안 내가 품었던 조국과 부모님 그리고 가르침을 주셨던 스승님들 은덕으로 생사를 가르는 싸움에서 죽지 않고 오늘의 내가 있게 되었다.

초등학교 시절, 2년 동안 담임을 맡으셨던 황용주, 천현국 시골 교장 선생님을 찾아 육군본부로 모셨을 때, 선생님은 45년 전의 일을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계셨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신 품을 떠난 제자들이 어디서든 잘되길 바라며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계셨다. 그 응원 하나하나가 내게로 전달되어 오늘의 내가 존재함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선생님의 손목에 별이 새겨진 기념시계를 채워드렸다. 쉰 살이 넘은 제자의 마음이었다.

 

저강도 작전(Low Level Operation)

전면전 수준의 작전을 고강도 작전이라고 한다면 저강도 작전은 제한된 범위 내의 작전을 말한다. 이러한 내용의 회의는 세계 최초로 1991년 6월 21일부터 10일간 한미 양국 육군이 공동으로 주최한 제15차 태평양지역 육군 관리 세미나에서 우리는 미국, 호주, 인도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25개국 대표 2백여 명과 저강도 작전에 대한 긴밀한 토의를 했다. 현대전에서 발생 빈도가 높으면서 국내의 정치, 사회 안정과 국가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테러, 폭동 및 게릴라전에 대비한 각국 육군의 역할에 대해 폭넓은 검토를 했다.

기조연설에서 나는 “소수민족이나 혁명세력에 의한 봉기, 소요 등은 각국이 자력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지만 마약이나 해상 안전 문제는 주변 국가 간에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세미나 참가국 대표들로부터 깊은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한편, 현대전에서 저강도 작전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처는 지역 국가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함을 확인했다.

특히 대검찰청 강력부 마약과장인 유창종 부장검사를 초빙해 ‘마약퇴치를 위한 국제협력 및 저강도 작전’에 대한 발표를 통해 ‘마약이 국가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기반을 황폐화시킴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음’을 경고했다. 효과적인 대마약 활동을 위해서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고 군내 마약 침투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함을 상기시켰다. 이에 참가국은 물론 범세계적으로 마약 퇴치를 위한 새로운 협력 기반을 조성하기로 다짐했다.

이 기간 중 우리가 마련한 방문 및 시찰 일정에 전방 OP와 제4땅굴을 견학하고, 계룡대(육·해·공 3군 본부) 방문 등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 상황과 안보환경 등을 주지시켰다. 사적지와 전적지, 산업시설 방문 등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 발전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일반 가정 방문 및 친교 활동을 통해 참가국 간의 이해와 우의를 증진시키는 데 기여했다.

폐막식에서 나는 성공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한 공로로 미국정부로부터 Legion of Merit in the Defense of Commander 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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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 2020-01-20 15:37:20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