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보수 대통합을 위한 물꼬가 트였다. 총선 일정을 고려하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차질없이 진행되길 기대한다.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합의한 발표문에 의하면 “중도보수대통합 위한 혁신통합위원회(통추위)”를 구성하고, 위원회 활동의 원칙으로 '혁신과 통합'을 내세웠다. 통추위는 자유와 공정을 시대가치로 규정짓고,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제도권 내외 모든 보수성향 세력의 대통합을 추구하기로 했다. 이른바, 포괄정당(catch all party)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현대정당들은 다양한 이익을 반영하는 포괄정당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되었다. 각계각층의  이익반영과 특히 중도층 표를 염두에 둔 전형적인 정당형태가 포괄정당이다. 탄핵사태 이후 속절없이 허물어진 보수진영의 회생이 시급한 처지인지라, 포괄정당으로 거듭 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포괄정당의 허와 실은 각 나라마다 상이한 양태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경우, 사분오열이 되어버린 보수우파진영의 제 세력들을 끌어 모아야 하는 딱한 현실을 고려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통추위는 기존의 이념과 가치 중시보다는 반 문재인 정권을 추구하는 세력들의 규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탄핵에 대한 엇갈린 인식과 평가가 쏟아져 나왔지만, 이에 대한 책임과 반성을 속시원하게 표출한 정치인들이 드물었다. 이런 사례는 제도권 바깥에서도 유사했다. 정치는 책임이 수반되는 행위다. 탄핵 찬성과 반대 여부를 떠나, 보수진영의 괘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뼈를 깎는 처절한 반성이 아쉽다. 보수세력의 분열과 다툼으로 인한 혼돈이 지속되면서 여당은 어부지리를 누려왔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보수진영 세력은 워낙 다급한 처지인지라 차제에 탄핵을 덮고 가겠다는 쪽으로 정리한 것 같다.  

선거 때마다 펼쳐진 정당 간의 합종연횡 탓에, 정당들의 헤쳐모여 방법론은 유권자들도 꽤뚫고 있다. 허나, 작금의 상황은 이전과 확연하게 다르다. 보수진영이 거의 붕괴된 비상사태나 다름없고 시간도 그리 여유치 않다. 문재인 정권 심판은 단순한 선거용 컨텐츠가 아니다. 나라 전체가 불안하고 모든 면이 어수선한 현실이다. 특히 법과 원칙에 따라 살아있는 정권을 겨냥하던 검찰의 수사마저 휘청거리고 있다. 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상식과 관례를 간과한 채 주어진 “권한행사”에만 힘주고 있다. 공직자가 의무보다 권한만을 중시할 때 탈이 나는 법이다. 사정이 이러한 데, 국회에서 분열된 야당의 처지가 그 어느 때 보다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

통추위 참가 세력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제도권 밖에서 열성적으로 보수재건을 외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새 인물 발굴에 힘을 쏟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젊은층과 중도세력을 품에 안으려는 치밀한 전략부터 마련해야 한다. 정당의 주축 역할인 인적충원과 새로운 지도력이 가미된 새집을 위한 혁신은 과감한 파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간의 제 세력 간의 감정다툼과 갈등을 잠재울 수 있는 명실공히 대통합을 일궈내야 국정을 효율적으로 견제 할 수 있는 힘이 나온다. 이제 보수가 살려면 대통합은 피할 수 없는 최선책이자, 나라의 미래와 운명을 가르는 중대한 결단이다. 통추위가 대통합의 결실을 서둘러 도출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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