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선거의 해‘다. 올해는 4월 15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는 21대 총선도 있지만, 오는 15일을 전후해서는 지금까지 광역자치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이 겸직하던 체육회장을 선출하는 초대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충청권 곳곳에서 펼쳐진다.

조선 순조 때의 실학자 최한기 선생은 天下憂樂在選擧(천하우락재선거)라는 명언을 남겼다. 즉, 어진 자를 뽑아 바른 정치를 하면 모든 백성이 평안하나, 그른 자를 뽑아 정치를 잘못하면 세상 모든 백성이 근심 걱정으로 지내게 된다는 의미로 쉽게 말하자면 세상의 모든 근심과 즐거움이 선거에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00년 전의 왕조시대 조선이나 국민주권 시대의 현재나 天下憂樂在選擧(천하우락재선거)라는 말은 딱 들어맞는 것 같다. 후보들에게 있어서도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면 즐거움이요 낙선되면 근심이 가득하니 天下憂樂在選擧(천하우락재선거)라는 말보다 더 정확한 표현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오는 15일을 전후해서 실시되는 초대 민선 체육회장 선거에서는 정말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활성화시킬 적임자가 충청의 모든 지역에서 선출됐으면 한다. 후보들 중 체육회장을 발판으로 삼아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이루고자 한다면, 체육회장이라는 자리를 이용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직접 정치판으로 뛰어들기를 권고한다. 벌써부터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2020년 지방선거의 전초전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이번에 선출되는 민선 체육회장은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활성화시켜 체육회 발전만을 위해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지역민들과 체육인들에게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

또한 오는 4월 15일에 실시되는 21대 총선은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 치러지는 최초의 선거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제1야당의 강한 반발 속에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졌지만, 역대 선거제도 결정 과정에서 제1야당이 배제된 채 집권여당과 집권여당의 友軍(우군)으로 형성된 이른바 ‘4+1 협의체’에서 합의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우리나라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기록될 일임은 자명하다. ‘게임의 룰’을 정하면서 서로간의 합의도 없이 일방에 의해 정해진 부분에 대해서는 집권여당을 비롯한 일명 ‘4+1 협의체’에 1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제1야당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까지 직을 유지하고 있는 19대 국회의원 모두는 일방에 의해 정해진 ‘게임의 룰’이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는 책임을 통감하고, 항상 부채의식을 마음에 간직했으면 한다.

밀레니엄시대가 시작된다고 온 나라가 떠들썩하던 것도 벌써 20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 20년 동안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었고, 그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에 의해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서 조기 대선을 촉발시킨 바 있다.

평범한 국민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정치권은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행태들이 새롭게 시작되는 2020년에는 말끔히 사라졌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가 天下憂樂在選擧(천하우락재선거)라는 의미를 되새겨 제발 당만 보지 말고, 어떤 후보가 민의를 제대로 대변할 후보인지를 가려낼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기를 염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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