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가 동 주민자치지원관 전면 확대 시행과 관련하여 시끄럽다.

대덕구의회 자유한국당 오동환 의원은 지난 20일 제247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동 주민자치지원관 전면 확대 시행의 즉각 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오 의원은 이미 지난 6일 제2차 본회의에서도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동 자치지원관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점진적인 시행을 요구한 바 있으나, 집행부의 미온적인 반응에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오 의원 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 소속의 김수연 부의장도 지난 9일 구정현안 질의에서 동 주민자치지원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바 있다. 대덕구의 동 주민자치지원관 전면 확대 시행과 관련해서는 비단 대덕구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만이 아니라 한국당 대전시당에서도 지난 15일 박희조 수석대변인 명의로 ‘대덕구청장은 대덕구를 좌파 시민단체와 구청장 가족의 먹잇감으로 헌납하려는 불순한 시도를 중단하고 민생에 매진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박정현 청장을 맹비난 한 바 있다. 대덕구를 넘어 대전 전체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지난 8월 대전시의 동 주민자치지원관 문제가 대두되었을 때 본보는 8월 26일자 사설을 통해 대전시가 추진하는 동 주민자치지원관을 ‘爲人設官(위인설관)의 전형’이라고 비판한 바 있으며, 바른미래당 김소연 시의원 역시 지난 9월 17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4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본보의 사설을 인용하면서 허태정 대전시장에게 동 주민자치지원관 운영 재고를 촉구한 바 있다.

주민자치 사업비보다 인건비와 운영비 규모가 큰 동 주민자치지원관 운영은 여러모로 보더라도 불합리한 점이 많다. 법적 근거와 절차적 정당성 결여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재정자립도 규모가 13.37%로 대전 5개 구 중 가장 낮은 규모의 대덕구에서 동 주민자치지원관을 전면 확대 시행하는 것은 비판의 소지가 많아 보인다.

박 청장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동 주민자치지원관을 대덕구 전체로 확대 시행한다면, 야당을 비롯한 반대 진영에서는 당연히 다음 지방선거를 의식한 내 사람 심기라는 합리적 의심을 제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得보다 失이 많은 동 주민자치지원관의 전면 확대 시행을 박 청장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시민운동을 하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박 청장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서구4선거구에 출마하여 재선에 성공했다. 서구에서 활동하던 박 청장이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덕구청장 출마를 선언했을 때도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지역의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박 청장은 구청장 취임 이후 대코 맥주페스티벌을 통해 골목상권 활성화에 나섰고, 지난 7월 5일 지역화폐 대덕e로움을 출시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자칫 동 주민자치지원관 확대 시행으로 박 청장이 그동안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박 청장이 여성의 섬세한 감각과 신선한 아이디어로 대덕구의 르네상스를 일으킬 일은 아직도 즐비하다. 굳이 비판 여론이 거센 동 주민자치지원관 사업 전면 확대 시행으로 박 청장 스스로 위상을 깎아 먹지 않기를 바란다. 특히, 박 청장은 구민 전체의 의견을 귀담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취임 이후 백성은 배고픔보다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는 뜻을 지닌 ‘不患貧 患不均(불환빈 환불균)‘을 구정 방향으로 제시했다는 것을 되돌아보면서 동 주민자치지원관의 전면 확대를 재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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