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불어민주당, 당헌 이행이 정답
[사설] 더불어민주당, 당헌 이행이 정답
  • 뉴스티앤티
  • 승인 2019.11.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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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67만명의 충남 수부도시 천안시의 수장이었던 구본영 전 시장이 지난 14일 대법원에서 벌금 800만원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되며 직위상실형에 처해졌다. 구 전 시장의 중도낙마는 본인에게도 매우 애석한 일이지만, 수장이 없는 천안시가 새로운 시장이 선출될 때까지 표류하게 될 상황을 생각하면, 이 피해는 고스란히 천안시민들이 떠안아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벌써부터 내년 21대 총선과 함께 치러질 천안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후보군들의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천안 정가가 들썩이고 있다. 보궐선거를 유발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야권에서는 일제히 맹비난에 나선 가운데,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 천안지역위원회(위원장 황환철)마저 보수진영과 한 목소리로 더불어민주당을 맹공하며, 공천포기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을 하고 나선 상황이 간단치 만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도당위원장들의 발언을 보면 자유한국당 충남도당과 정의당 천안지역위원회의 주장처럼 천안시장 보궐선거에 무공천할 것 같지는 않다. 어기구(초선, 충남 당진) 도당위원장은 구 전 시장의 낙마가 확정된 지난 14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천안시민을 실망시키지 않는 좋은 후보를 공천해서 시민에 진 빚을 꼭 갚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직전 도당위원장으로서 구 전 시장의 전략공천에 상당 부분 책임이 있는 박완주(재선, 충남 천안을) 의원의 경우 국회의원 3선 도전 대신 천안시장 보궐선거 출마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에 대해 한 언론과의 SNS 질문에서 “고민 중”이라고 답변한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천안시장 보궐선거에 무공천하는 것이 맞다. 이번 천안시장 보궐선거의 당선만을 보지 말고 더 먼 미래를 본다면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黨憲(당헌) 제96조(재·보궐선거에 대한 특례) 제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선을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黨憲(당헌)은 말 그대로 정당의 헌법이다. 정당의 가장 기본이 되는 黨憲(당헌)조차 안 지키는 정당의 말을 국민들이 신뢰할 것인지를 당 지도부와 충청권 국회의원들은 깊이 생각해보기 바란다. 비단 이번 천안시장 보궐선거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재·보궐선거에 책임이 있는 모든 정당은 무공천을 통해 국민들에게 속죄했으면 한다. 그것만이 정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테니 말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천안시장 선거비용은 약 24억원에 이르렀다. 내년 4.15 총선과 함께 치러되는 천안시장 보궐선거 비용이 정확히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제하면 24억원의 국민 혈세가 허공으로 뿌려지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게 보궐선거 비용까지 책임지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자신들의 헌법인 黨憲(당헌)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정답이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더불어민주당이  黨憲(당헌)대로 무공천 약속을 지키면 명분도 얻고, 범여권으로 불리는 정의당이 진보진영 단독 후보로 나설 여건이 성숙될 수 있으니 내년 4.15 총선에서 재현될 확률이 높은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해서도 당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정당은 이번 구 전 시장 낙마를 계기로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다시 한 번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당공천제가 책임 정치를 구현한다고 강조하지만, 공천을 받기 위해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 및 당협위원장에게 예속되어 있는 한 공천과정에서의 폐단이나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매몰돼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점에서 인물 투표가 아닌 정당 투표로 흐를 수밖에 없는 폐단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지속적으로 증명되었다. 다가오는 21대 국회에서는 거대 예산을 다루는 광역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은 정당공천제를 기존대로 유지하더라도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는 반드시 폐지될 수 있도록 여야 모두 중지를 모아 제대로 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 힘을 모아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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