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 박사의 Issue Brief] 왜 그렇게 서둘러 북송해야만 했나
[서준원 박사의 Issue Brief] 왜 그렇게 서둘러 북송해야만 했나
  • 서준원 박사
  • 승인 2019.11.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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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북한에서 건너 온 선원 두 명을 정부가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북송 이유와 배경이 뭔가 찜찜하다. 통일부장관은 그들이 귀순을 원치 않았다고 확언했다. 정말로 귀순을 원하지 않았을까. 목숨걸고 월경한 그들이 자발적으로 북송을 원했을까. 일각에선 선원들이 귀순을 원했지만 정부가 그들을 강제로 북송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쯤되면 국민은 속상하고 답답하다. 진실이 무엇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알려진 바로는 그들은 선상에서 살인행위를 한 자들로서 국제법(난민법) 원칙에 따라 북송조치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각국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에 대한 인권을 간과한 무리한 조치라는 것이다. 범죄자라는 이유만으로 북한체제를 잘 아는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다. 범죄자라는 사실 자체도 불투명한 현실이 아니던가. 어쩌면 북한이 그렇게 호도해서, 이를 그대로 믿고 조치한 정부가 큰 실수를 한 셈이다. 기실, 난민법과 인권법이 충돌하는 시각에서 이 사안을 좀 더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마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96년 "페스카마 15호" 즉, 조선족에 의한 선상살인사건을 변호했던 장본인이다. 2012년 대선 당시에 문재인 후보 측은 인권변호사로서 당연한 선택이었으며, 어려운 사건을 자진해서 맡은 문 후보의 용기를 칭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랬던 문 대통령이 이번 사안을 얼마나 인지하고 보고를 받았는지 궁금하다. 국내의 변호사와 각종 인권단체에서도 이 사안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항상 공정과 정의를 운운하던 사람들과 단체들의 비겁함과 냉혹함이 안타깝다.

우리 헌법에 따르면 북한 선원들은 인권관점에서 철저하게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좀 더 사건을 들여다보면, 정말 이들이 살인범죄행위의 주체일까 의심된다. 왜소한 체구를 가진 그들이 16명을 살인했다니 믿기가 어렵고, 게다가 타고 온 선박을 보면 더욱 의구심을 떨쳐내기 힘들다. 북한주민과 교신을 가진 새터민들의 정보에 의하면 이들은 살인누명을 쓰고 끌려갔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결코 관과해선 안 된다. 가득이나 친북성향의 정권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고, 북한 눈치나 보는 그런 정권이라는 국민의 불편한 시각도 상존한다. 문 대통령의 지나친 북한챙기기를 국제사회에서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이런 성향 탓에 외교관계에서도 불편함이 더 커졌다고 본다. 이래저래 이번 일로 국제사회에서 또 다시 신뢰를 잃었다.

잠시 독일의 사례를 살펴보자. 통일 이전엔 동독 군인이 월경하는 동독주민에게 사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이에 서독정부는 언젠가 통일되면 이들을 독일헌법에 따라 반드시 색출하여 처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동독정부는 당의 명령에 따라 사격을 자행한 군인들을 철저하게 은닉시켰다. 서독은 동독 치하에서 고통받는 주민을 자국민으로 인정하고, 이들에 대한 각종 배려에 헌법가치를 동원한 것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피 흘리면서 싸웠던 포로들을 하루 아침에 석방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이른바 반공포로석방 사건은 국제사회에서도 충격이었다. 지도자라면 국민에 대한 인권수호 노력과, 때에 따라선 단호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번 북송조치는 누가 봐도 북한의 요청에 순순히 따른 조짐이 강하다. 누가 왜 이들을 북송했는지, 국회에서도 국정감사나 소관위원회에서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왜 그렇게 급히 서둘러 이들을 북송해야만 했는지, 이에 대한 정부의 속사정과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내년 총선 즈음에 현 정권과 여당이 북한의 도움이 절실하지 않고서야 이럴 순 없는 노릇이다. 이에 대한 책임질 자가 나오면 처벌도 불사해야 한다. 북송 직후 고문이나 심지어 총살까지 당해야 할 그들의 운명이 가엾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는가. 참 기막힌 일이다.

이번 사건은 목숨걸고 자유를 찾아 온 새터민들에겐 엄청난 충격이다. 현 정권을 어떻게 믿고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삶을 누릴 것인가. 북한이 요구하면 언제든 다시 잡혀갈 수 있다는 공포에 전율을 느낄 것이다. 우리 정부가 지켜주지 못하면 새터민들의 실망과 두려움은 배가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북한은 탈북을 염두에 둔 사람들에게 무서운 경고를 내린 셈이다.

어쨌든 어떤 이유와 과정을 통해 북송되었는지, 그 내막이 상세하게 드러나야 한다. 오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의 소통채널이 예고 되어있다. 대선 당시에도 “사람이 먼저다“를 내세웠고 언필칭, 인권변호사로 자임하는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진실을 담은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온 국민과 새터민들이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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