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길이 오는 26일부터 일반인에게 24시간 개방된다. 이로써 1968년 1·21(일명 김신조 무장공비) 사건 이후 폐쇄됐던 청와대 앞길이 50년만에 완전 개방되게 됐다.

지금까지 청와대 앞길은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만 차량과 사람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복궁 둘레길 통행이 야간에는 제한되고 차량이 돌아가야 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청와대 / 연합뉴스

주영훈 대통령 경호실장은 22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그동안 청와대 주변의 불필요한 경호, 경비로 인해 시민들께 많은 불편을 끼쳐드린 점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경호 안전 등의 문제를 여러 가지 다른 방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청와대 앞길 전면 개방 조치는 오는 26일 오전 5시 30분부터 시행되며, 26일 저녁 청와대 앞길 야간 개방을 기념해 김정숙 여사와 유홍준 광화문 청사 추진위원장이 시민들과 함께 청와대 앞길을 걷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청와대 앞길 개방과 함께 그 동안 신무문(정문) 맞은 편에서 본관을 향해서만 찍을 수 있도록 했던 청와대 방향 사진 촬영도 경비초소 등 보안이 필요한 곳을 제외한 청와대 주변 거의 모든 곳에서 가능해진다.

청와대는 국가보안목표 시설로 지정되어 사진 촬영 지역이 극히 제한되어 있었으며,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을 경우 경찰과 경호원들이 보안지대라는 이유로 제지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청와대 앞길이 개방되면서 외곽 검문소에 세워둔 바리케이드를 없애고 대신 교통안내초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경찰이 모든 차량에 대해 일일이 세우고 검문검색을 했던 것을 중단하고 과속 차량에 대해 저속 주행을 유도하는 등의 최소한의 단속만 하기로 했다.

다만 테러 첩보가 있거나 구체적 공격 징후가 있는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이동식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뒤 차량과 사람들에 대한 검문을 실시하면서 일반 차량에 대해 우회하도록 하는 등 경비상황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주변 초소 앞에서 지키고 있는 정복 경찰들이 지금까지 “어디 가십니까”라고 묻던 말도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지속된 불확실한 위험에 대비한 통제와 차단 위주의 ‘위험관리’ 경비 기법을 현실화된 위험에 즉각 대응하는 ‘위기관리’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IT 기술을 접목한 선진화된 시스템 경비로 개선하여 시민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는 경비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경호실은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에 이어 경호실 특수활동비를 20억 원 축소하고 투명화하는 조치도 함께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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