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
집중력·기억력 저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원인치료 필요

을지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
을지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

인간에게 있어 수면이란 하루 생활 중 약 1/3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수면은 생체리듬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로 온 몸의 신진대사와 주요 장기의 기능유지, 스트레스 해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단순히 정신이 멍하고 몸과 마음이 나른해지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진대사의 균형이 깨지면서 건강을 유지하기 힘들게 된다.

을지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는 “수면은 우리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정교한 생리작용”이라며 “낮의 활동 중 축적된 육체의 피로를 회복시키고,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며, 마음속의 사소한 상처들을 유연하게 소화시키는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 수면장애, 신체적·정신적 악영향

현대의 무한경쟁 사회에서 잠잘 시간이 아까워 자고 싶어도 잘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장애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사람에게 필요한 수면의 양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다음날 낮에 졸리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면 적당하다고 한다. 이는 대한민국 성인의 경우 하루에 평균 7시간에서 7시간 30분 정도다.

수면의 양이 지나치게 적을 경우 다음날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될 뿐 아니라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며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뿐만 아니라 수면부족이 장기간 지속되면 우울증, 불안증, 성격변화, 학습능력 저하 등 장기적인 후유증으로 곤란을 겪게 되기도 한다.

물론 갑자기 신경 쓰이는 일이 생겼거나 큰 행사를 앞두고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잠을 못 이루는 현상이 몇 주 동안 지속된다면 문제가 생겼다고 봐야 한다. 종종 수면 무호흡, 근육통증, 우울증, 불안증 등 구체적인 원인에 의해 불면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런 경우엔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충분한 휴식 / 뉴스티앤티

■ 수면장애 극복을 위한 생활수칙!

정상적인 수면은 신체의 피로도와 함께 생체리듬에 의해 조절을 받는다. 따라서 몸은 피곤한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구체적인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생체리듬의 혼란에 의해 불면증이 유발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수면 습관을 만들어 생체리듬을 원래대로 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생체리듬을 정상화시켜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다음 습관들을 생활화해야 한다.

하나, 규칙적으로 생활하라.

수면장애는 원인이 무엇이든 생체리듬이 불규칙해져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식사, 활동, 잠자고 깨는 시간 등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수면 주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일어나는 시간'이다. 일어나는 시간이 불안정하면 편안한 잠을 이룰 수가 없고 전날 밤 늦게 잤다는 이유로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다음날의 수면 주기가 점점 뒤로 늦춰지게 되면서 더욱 잠들기 어렵게 된다. 결국, 정상적인 수면 주기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둘, 잠자기 위해 애쓰지 마라.

수면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잠이 오지 않아도 억지로 눈을 감고 잠들려고 애를 쓴다. 이러다 보면 오던 잠도 달아나고 쓸데없는 걱정거리만 머릿속에 가득해진다. 잠을 자려고 노력하는 바로 그 노력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각성상태를 유도해 더욱 잠을 못 자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밤은 꼭 자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오늘도 밤 샐 각오를 하며 포기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잠을 잘 자게 하는 비결이다. 잠을 푹 자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잠은 저절로 찾아온다.

셋, 낮에는 햇볕을 많이 쬐고 낮잠을 오래 자지마라.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낮에 햇볕을 쬐면 분비가 억제되었다가 밤이 되면 한꺼번에 분비되어 수면을 원활하게 한다. 따라서 실내에서만 일하는 현대인들은 태양광선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멜라토닌의 분비리듬이 깨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틈나는 대로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또한 전날 밤 이루지 못한 잠을 보충하려고 낮잠을 오래 동안 자면 멜라토닌 분비 리듬이 깨져 수면장애가 악화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10분부터 1시간까지의 낮잠 시간과 원기 회복의 상관관계에서 10분간의 낮잠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졸음이 오면 억지로 버티지 말고 10분정도 눈을 붙이는 것이 일상생활의 활력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넷, 수면제 복용은 전문의 상담을 받아라.

수면장애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원인을 치료하기보다는 수면제의 힘을 빌려 잠을 청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점차 수면제에 대한 내성만 키울 뿐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되지 못한다. 결국 더 많은 약을 먹어야 잠에 들 수 있고,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에 들 수 없는 악순환만 초래할 뿐이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수면제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수면을 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조 약물을 효과적으로 병용한다. 어쩔 수 없이 수면제를 써야 할 경우에도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하에 복용해야 하며, 수면제 없이도 잠이 잘 오고 어느 정도 컨디션이 회복됨을 느끼면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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