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인물 탐구 20 – 대전광역시 대덕구

21대 총선을 232일 앞두고 대전 대덕의 국회의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6명 정도로 알려졌다. 1992년 14대 총선부터 단독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진 대덕은 2014년 7.30 보궐선거를 포함한 여덟 차례의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여섯 차례 승리를 거두며 ‘보수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진보진영 후보로는 김원웅(현 광복회장) 후보가 유일하게 14대 총선과 17대 총선에서 두 차례 당선의 깃발을 꽂은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한미일 공조 약화와 연일 터져 나오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의혹을 집중 부각시키며 문재인 정부의 무능 외교와 내로남불적 행태를 비판하는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촛불집회 등과 맞물려 지난 24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개최된 장외투쟁에 수많은 인파를 동원하는데 성공한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의 사상 최대의 참배를 내년 21대 총선에서 설욕하겠다는 전의를 불사르고 있다.

하지만 연이어 터지는 소속 의원들의 막말 논란과 ‘2019 한국당 우먼페스타’에서 있었던 여성 당원들의 이른바 ‘엉덩이 춤’ 논란 그리고 당 사무총장 및 예결위원장 등에 친박계 의원들을 임명함으로써 친박정당 회귀라는 비판을 불식시켜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또한 김재원 예결위원장의 추경안 음주 심사나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간의 엇박자 등이 지지율 상승을 둔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의혹을 파헤치면서 대안정당과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경기악화로 집권 3년차 징크스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은 雪上加霜(설상가상)으로 지난 2일 일본 아베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심각한 경제 위기 국면에 처하게 됐다. 일본 아베 정부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맞서 청와대가 지난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를 선언하자 보수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한미일 공조가 와해됐다는 비판을 퍼붓고 있으며, 국익을 위한 외교가 아닌 감정만 앞세운 무능 외교라고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연일 터져 나오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의혹으로 進退兩難(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조국 후보자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가 이어지면서 주요 지지지반인 20~30대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어 청년층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지속적인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경직되고 있는 것 역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 6월 30일 극적으로 이루어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에 의한 순풍에 기대어 남북교류협력 강화 등으로 남북화해분위기 조성을 달성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조짐이 감지되면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중도정당을 지향하는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일 손학규 대표는 국회에서 당 운영방안과 총선계획 등이 담긴 ‘손학규 선언’을 발표하고 “안철수·유승민 대표님, 함께 갑시다. 이제 싸우지 말고 승리의 길로 나갑시다”라고 제안했으나,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 등으로 상징되는 비당권파에서는 아직까지 손 대표의 제안에 화답을 보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비당권파에서는 손 대표의 ‘손학규 선언’을 알맹이도 없는 자신의 당 대표 유지를 위한 몸부림으로 치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비당권파의 이혜훈(3선, 서울 서초갑) 의원은 27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유승민·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이용한 이벤트만 하지 말고 이야기를 들어주라”고 일갈하며 우회적으로 손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또한 “나이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발언으로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하태경(재선, 해운대갑) 의원의 징계 수위에 따라 당은 또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릴 공산이 커진 상태다.

호남 맹주를 자처하던 민주평화당은 16명의 전체 의원 중 10명이 지난 16일 탈당을 강행하면서 당은 와해 상태에 빠졌다. 민주평화당을 탈당한 10명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성엽 대표의 주재로 제1차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대안신당 추진 체제를 갖출 것을 천명했으며, 27일에도 의원총회에서 조직 체계 구성과 인선을 통한 신당 출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의당의 경우는 지난달 13일 신임 당 대표에 선출된 심상정(3선, 경기 고양갑) 의원이 취임 일성으로 “단일화 없이 정의당 이름으로 지역구 당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섭섭한 마음을 표현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편안 패스트트랙 상정을 진두지휘한 홍영표 전 원내대표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범여권 공조가 복원되었다. 하지만 연일 터져 나오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 대학가에서 촛불집회가 지속되는 등 국민적 반발이 거세지면서 송곳 검증을 통한 조 후보자의 낙마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대전 대덕 국회의원 선거의 주요 변수는 다음의 9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청와대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지, 둘째는 조국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반대 여론이 지속될지, 셋째는 허태정 대전시장의 시정 운영에 대한 안 좋은 여론이 계속될지, 넷째는 보수진영 對 진보진영이 1 對 1 구도를 형성할지, 다섯째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이 원만하게 이루어질지, 여섯째는 정전 66년 만에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회동을 가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논의가 극적인 합의를 이루어낼 수 있을지, 일곱째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21대 총선까지 지난 5.9 대선 당시 받았던 41.08%(대전 대덕 40.52%)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할지, 여덟째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원심력이 집권 후반기로 들어갈수록 가속화될지, 아홉째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인 고위공직자 임명 7대 배제 원칙이 계속 지켜지지 않을 경우의 민심 이반이 거세어질지 등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정용기 의원이 3선 중진 진입을 향한 잰걸음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이하 민자당) 공채 1기로 정치에 입문한 정 의원은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덕구청장에 당선된 후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지역 정당인 자유선진당 바람을 뚫고 재선에 성공한다. 정 의원은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서는 체급을 올려 대전시장에 도전했으나, 새누리당 경선에서 컷오프 된 이후 7월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당선되며 여의도에 입성한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여유 있게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한 정 의원은 재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나경원 의원의 정책위의장 런닝메이트로 출마하여 당선되면서 정치적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정 의원은 지난 1월 ‘목포는 호구다’라는 지역 폄훼 발언과 지난 5월 열린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도자로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발언하는 등 막말 논란으로 몇 차례 구설수에 오른 바 있어 지역 민심이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도 변수로 남아 있다.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박희조 대전시당 수석대변인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민자당 공채 4기로 정치에 입문한 박 대변인은 대전시당 사무처장을 오랜 기간 역임하면서 지역 언론이나 지역민들과 꾸준하게 스킨십을 강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행정관과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실장 그리고 국회 정책연구위원을 역임한 박 대변인은 정용기 의원과 당료 시절부터 동지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정 의원에 맞서 출마를 강행할 확률은 낮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평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대덕구청장 공천에 탈락한 바 있는 박 대변인은 여의도 입성보다는 2022년 대덕구청장 선거에 출마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이 적극적인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용기 의원과 두 차례의 대덕구청장 선거 및 두 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총 네 차례 패배의 쓰라림을 맞본 박 전 부시장은 이번만큼은 달라진 정치지형 상황에서 정 의원에게 설욕하고 반드시 여의도에 입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부의장을 지낸 박 전 부시장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과 충남대병원 상임감사를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역임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경선에서 충남대 학생운동 후배인 허태정 시장에게 일격을 맞고 본선 진출이 좌절된 박 전 부시장은 이후 허 시장의 제의를 받아들여 민선 7기 초대 대전시 정무부시장을 맡아 청와대나 여권 핵심 인사들과의 인맥을 적극 활용해 올해 1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전 방문과 지난달 5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사회적 경제 박람회 참석을 이끌어내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시장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정치를 시작한 대덕에서 끝을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청와대 선임행정관, 대전시 정무부시장 등을 통해 쌓은 다양한 인맥으로 대덕 발전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박종래 지역위원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과 충남대 동기동창인 박 위원장은 민생탐방 등을 통한 지역민과의 접촉면을 늘리면서 철저한 경선 준비를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선 대덕구의원으로 대덕구의회 의장과 행정자치위원장 그리고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한 박 위원장은 경선에서부터 동지적 관계였던 박영순 전 부시장을 넘어서 여의도에 입성하겠다는 각오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생탐방을 끝낸 후 지역 현안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지역민과의 접촉도 더욱 늘리고 지역민의 말씀에 더욱 귀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지역 친화적인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소속에서는 김근식 동구 정책자문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보수의 꾀돌이’로 불리는 故 김용환 전 재무부장관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김 위원은 지난 2017년 대선 이후부터 꾸준한 거리 인사와 봉사활동을 통해 인지도 향상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CBS 정치부장과 대전플랜연구소장 그리고 한국수자원공사 이사 등을 역임한 김 위원은 중앙의 풍부한 인맥을 활용해 대덕 발전을 이끌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년째 지역에서 거리 인사와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구민 분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해주신다”며 “낮은 자세로 구민을 섬기는 펼치는 정치를 펼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최동식 청와대 행정관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경기도 연정협력과 연정지원팀장 그리고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역임한 최 행정관은 후보군 중 가장 젊은 패기를 내세워 대전에서 가장 낙후된 대덕을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무원 신분이라 당적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행정관으로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후 경선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행정관은 후보군 중 유일하게 대덕구 관내에 위치한 한남대를 졸업해 한남대 재학생들과 동문들의 전폭적인 지원 사격도 기대해 볼만하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그리고 민중당에서는 특별한 후보군이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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