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게 홀로 떠서

어두운 밤 밝혀주면서도

외로움 견뎌내는 달

 

쉬지 않고

갈 길 흘러가는

언제나 낮은 곳만 선택하는

겸손한 물

 

더러운 똥오줌

마지막 주검도

다 덮어주고 받아주는

정직한 흙

 

오직 한 자리에

옆도 넘보지 않고 불평 없이

그늘이 되고 기둥이 되어주는 나무

 

거부하지 않고

어느 물이나

다 수용하는 가슴 넓은 바다처럼


- 조남명 시인의 <그리 살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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