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이 있다. ‘대전방문의 해’가 딱 그 모양이다. ‘대전시 승격 70주년, 대전광역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준비치고는 졸속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광화문 인근 포시즌스 호텔에서 ‘2019 대전 방문의 해’ 선포식과 서포터즈 발대식을 갖고 전 국민을 상대로 홍보에 들어간 대전시는 지난 1월 8일 국내외 여행객들이 지속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는 명분 아래 ‘대전방문의 해’를 2021년까지 확대해 3년 동안 추진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당시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민간주도의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발굴해 명실상부한 대전여행 1,000만 명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보였으나, 시민들은 2019년 한 해 동안 ‘대전방문의 해’를 운영해서는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못해 窮餘之策(궁여지책)으로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보는 시선이 강했다. 또한 대전시가 밝혔던 새로운 관광콘텐츠 발굴에 대해 아직까지 시민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대전시는 지난 2월에도 노후 및 파손 공공시설물 3,606곳에 대한 정비를 완료하고, 전국 릴레이 시민홍보단 발대식을 개최하는 등 관광객 유치 세일즈에 나섰지만, 공공시설물 정비 완료나 관광객 유치 세일즈만으로 국내외 여행객들의 시선을 대전으로 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 대전마케팅공사가 ‘대전방문의 해’ 첫 기획행사로 준비한 ‘사운드 페스티벌 인 대전’에는 첫날 관람객이 300여 명에 불과해 시민들로부터도 외면 받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얼마 전에는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 서광장 앞 지하차도 진입로에 어른 무릎에 닿을 정도의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죽하면 이런 대전시 행정에 실망한 한 시민 서포터즈가 지난 1일 대전시의 온라인 정책제안 플랫폼 ‘대전시소’에 “대전방문의 해가 무색할 정도로 서포터즈로서 하는 일이 너무 없다”는 비판의 글을 올렸을까? 비판의 글을 올린 시민 서포터즈의 입장이 십분 이해가는 대목이다.

대전시는 지난 2월 ‘대전방문의 해 범시민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하면서 시민서포터즈단 7030명 이상을 구성한다고 천명했다. 대전시가 시민 서포터즈단 인원 구성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숫자놀이에 치중하는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이 일어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며, 7월초까지 6136명의 시민서포터즈를 모집했다고 하니 앞으로 900명 정도의 인원을 더 모집해 7030명 이상을 채우기 위해 급급해 할 것이 눈에 선하다.

대전은 다른 지역과 달리 관광자원이 풍부한 편이 아니다. ‘대전시 승격 70주년, 대전광역시 승격 30주년’의 기념한 ‘대전방문의 해’를 준비하려고 했다면, 최소한 전임 시장시절부터 5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치밀한 준비가 선행됐어야 한다. 최소한 5년 전부터 이런 준비가 내실 있게 진행되었다면, 관광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금쯤은 어느 정도 ‘대전방문의 해’라는 것이 전 국민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대전시는 지금부터라도 ‘대전방문의 해‘ 준비에 더욱 철저하고 내실 있는 구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대전방문의 해’가 끝나는 2021년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비판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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