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 지방의원을 뽑는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내년 6월 13일 실시된다.

앞으로 1년 남았다.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에 접어드는 선거인만큼 새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적 성격까지 더해져 정당마다 벌써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압승, 정국 주도권을 계속 쥐고 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야당은 야당으로서의 입지를 다잡아 여당을 견제하고 차기 총선에도 대비한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특히 지방마다 달라진 정치판도에 따라 선거 구도도 매우 복잡해져 선거 결과를 전체적으로 예측하기 힘들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 '보수 강세' 忠淸·강원…민주당 지방정부 주목

대전·세종·충남북·강원 광역단체장 선거는 현 민주당 체제가 유지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충남지사 선거 판세는 전체적인 정치 지형보다는 민주당 소속 안희정 지사의 도전 여부에 따라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의 3선 도전 여부에 따라 민주당은 물론 다른 당에서도 대응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장 선거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실상 임기 내내 송사에 휘말린 민주당 권선택 시장이 최대 변수다.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대법원 최종 확정판결 내용이 선거전 양상을 좌우할 것으로 예측된다.

행정수도 완성 기대감이 부푼 세종시는 민주당 소속 이춘희 시장이 문재인 정부 공약을 뒷받침할 동력을 갖춰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북지사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도 민주당의 3연승 여부다.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그동안 6차례의 충북지사 선거에서 보수정당이 4차례 이긴 후 2010년과 2014년은 진보정당이 승리했다.

이시종 충북지사의 3선 도전 여부가 관건이다.

강원지사 선거도 민주당의 4연승 도전에,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 반격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진보진영의 불모지로 불리던 강원도에서 집권여당으로서 지방선거를 치르는 동력을 확보했다.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권은 선거 패배로 약화한 지역 내 영향력을 다시 결집한다는 전략이다.

집권여당과 보수 텃밭이라는 프리미엄을 각각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제주는 탄핵정국으로 여당에서 야당이 된 현직 원희룡 지사와 야당에서 여당이 된 민주당 후보의 2강 체제가 전개될 전망이다.

정권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지방권력까지 거머쥔다는 기세다.

한국당은 현직 도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원 지사와 함께 바른정당으로 옮김에 따라 지역구에서 힘을 잃었다.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투표장면 / 연합뉴스

◇ 수도권 다당구도…여당에 유리할까

박원순 현 시장의 3선 도전이 변수인 가운데 여권에서는 서울시장 수성에 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장 선거가 정국 주도권을 이어가느냐, 야권에 내주느냐를 판가름 짓는 승부처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다당구도로 치러질 경우 여당에 절대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야권에서는 전면전에 나설 조짐을 보인다.

심지어 야당에서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도전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다.

정의당에서는 노회찬 원내대표의 재도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수 야당은 서울지역 현역의원들의 이름이 대부분 거론되고 있고, 원외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와 홍정욱 전 의원도 하마평에 오른다.

경기지사의 경우도 '일여다야(一與多野)' 체제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진보와 보수진영이 양당 체제로 격전을 벌였으나 '일여다야' 구도가 될 경우 여당인 민주당에 유리하다는데 이견이 없다.

인천에서는 '친박(친박근혜)' 유정복 인천시장이 재선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유 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당시 송영길 시장을 누르고 당선됐지만, 현재는 재선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보수 영남 파고드는 진보진영…판도 바뀔까

30여 년간 이어온 보수성향 영남의 지방권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바뀔지도 관심 포인트다.

특정 보수정당 공천만 받으면 '막대기를 꽂아도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했던 대구·경북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에 대한 몰표 현상이 완화됐다.

'묻지마식' 지지 정서가 약화하면서 내년에는 보수·진보 경쟁은 물론이고 보수 내에서도 '적통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접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경북지사 선거는 3선인 한국당 소속 김관용 지사가 물러나게 돼 현역 국회의원, 기초자치단체장 등 10여 명의 출마 예상자들이 거론된다.

대구시장 선거는 권영진 현 시장이 초선이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도전장을 내미는 인물이 적지 않아 역시 혼전이 예상된다.

1995년 민선 1대부터 보수진영이 지방권력을 독점한 부산은 올 5월 대선에서의 진보진영 우세가 지방선거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 대선 부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진보진영 후보인 문재인(38.7%) 대통령이보수진영의 한국당 홍준표(31.9%) 후보에게 승리했다.

민주당은 이 여세를 이어가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을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은 보수표심이 약화하면서 한국당 독주체제에 대한 민주당 등의 대반격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대선에서 한국당과 민주당 간 득표율은 불과 0.5% 포인트에 그쳤다.

홍준표 전 지사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도청 안방을 1년 넘게 비워놓은 상황이 한국당으로선 걱정이다.

민주당은 홍 전 지사에게 빼앗긴 도지사를 탈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울산도 지난 대선에서 한국당의 정치적 독점 구도가 처음 깨지면서 내년 광역시장 선거에까지 영향이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소중한 한표 / 연합뉴스

◇ 호남은 양당 체제로 대선 이어 재격돌

광주와 전남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치열한 텃밭 쟁탈전이 다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지방선거의 양당 대결은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맞붙은 이후 12년 만이다.

지난해 4월 총선과 올해 대선에서 국민의당과 민주당을 번갈아 지지했던 지역 민심이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어떻게 나타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선의 압승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민주당과 반전을 노리는 국민의당이 지방선거에서 사활을 건 치열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민주당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당 입지를 확고하게 다진다는 구상이다.

이에 국민의당은 이 지역 지방선거 결과가 당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어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

전북도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다시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이,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각각 승리해 1승 1패의 성적표를 안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결승전을 치르는 셈이다.

수십 년간 전북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린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총 10석 중 2석만 얻어 국민의당에 참패했다.

여당이 된 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등에 업고 지난 총선의 실패를 만회하려고 하고 국민의당은 세를 재집결해 이에 맞서는 형국이다.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개표 장면 / 연합뉴스

◇ 교육감 선거, 진보·보수 대결 구도 재현되나

전국 시도교육감을 뽑는 교육감 선거는 예년처럼 진보와 보수의 첨예한 대결 구조가 벌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새 정부의 교육 수장에 진보인사로 꼽히는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내정됨에 따라 이 또한 교육감 선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경우 조희연 현 교육감 말고는 이름이 오르내리는 후보가 거의 없는 상태다.

새 정부 출범 직후라 국가 차원의 교육정책을 어떻게 수립할지가 최대 현안이어서 교육감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전교육감 선거는 설동호 교육감에 대항할 수 있는 진보진영 후보 여부가, 광주교육감 선거는 장휘국 교육감에 맞설 수 있는 중도나 보수 후보 여부가 관건이다.

부산교육감은 진보성향의 김석준 교육감이 연초에 재선 도전을 선언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더욱 힘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경기는 현 이재정 교육감의 재선 도전 여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경남의 경우 진보성향인 박종훈 현 교육감에 맞서 중도 보수성향의 후보들이 대거 나서는 분위기다.

충북은 보수진영이 단일화를 이뤄 현 김병우 교육감과 맞대결 구도를 만들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는 등 대부분의 지역이 진보와 보수 성향의 인사들이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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