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사망자의 마지막 길 지켜준 이웃들...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무연고자 빈소 무료 제공
대전 대덕구 법동성당 교우들, 망자의 마지막 길 함께 해

지난 12일,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장례식장 한 켠에 무연고 사망자의 빈소가 마련됐다. 이날 고인이 다니던 법동성당의 교우 20여 명은 조문객이자 상주가 돼 화장과 봉안까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 대전 대덕구 제공
지난 12일,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장례식장 한 켠에 무연고 사망자의 빈소가 마련됐다. 이날 고인이 다니던 법동성당의 교우 20여 명은 조문객이자 상주가 돼 화장과 봉안까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 대전 대덕구 제공

2018년 10월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되는 건수는 2014년 1379명에서 2015년 1676명(전년대비 21.5% 증가), 2016년 1820명(8.6%), 2017년 2008명(10.3%), 2018년 상반기에는 1290명까지 증가했다.

무연고 사망자 처리는 주로 독거노인과 1인 가구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있어도 유족이 시신처리를 지자체에 위임하는 경우, 지자체는 장례식장에 위임, 무연고 사망자 장제처리를 한다. 이때 장제비용은 75만 원이 지원된다.

그러나 지원되는 장제비용은 시신 보관과 처리, 운구, 화장 및 봉안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기에도 부족하다.

고인의 빈소를 차리는 것도 불가능해 무연고 망자의 가는 길은 조문객도 없이 그 흔한 화환이나 향불조차 없어 쓸쓸하게 치러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지난 12일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장례식장 한 켠에 마련된 빈소에서는 무연고 사망자 고(故) 문O건(86,남)씨의 장례가 진행됐다.

고인은 무연고자였지만, 이날 고인이 가시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장례식장에서 무료로 빈소를 마련하고 고인의 이웃이 고인이 입고 갈 수의와 제수용 술을 준비했다.

구청 사회복지과 무연고 담당자가 고인이 생전 다니던 법동성당의 교우들에게 연락해 20여 명이 조문객이자 상주가 돼 화장과 봉안까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가족이 있어도 관계 단절이나 경제적 부담 등의 이유로 무연고 사망자 처리가 증가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날의 모습은 가슴 따뜻한 여운과 함께 우리 사회 모습을 곱씹어 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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