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인물 탐구 10 –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21대 총선을 302일 앞두고 충북 청주 흥덕구의 국회의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6명 정도로 알려졌다. 청주 흥덕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004년 17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역임한 지역으로 20대 총선 직전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놓고 시집을 강매했다는 논란에 휘말리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시 비례대표이던 도종환 의원이 지역구를 물려받아 당선돼 16년 동안 진보진영의 아성으로 자리매김한 지역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사상 최대의 패배를 경험한 보수진영은 지난 4.3 경남지역 두 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면서 다시 한 번 전열을 가다듬고 있으나, 연이어 터지는 소속 의원들의 막말이 지지율 상승을 둔화시키고 있다.

경기악화로 집권 3년차 징크스에 빠진 진보진영은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그 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던 친문진영의 핵심인 양정철 전 대통령 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을 민주연구원장으로 임명하고, 21대 총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양 원장 취임 이후 서훈 국정원장 회동이나 자당 시·도지사를 연이어 만나는 행보에 대해 야권에서는 관권선거를 우려하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국민들이 어떤 판단을 할지도 변수다.

중도정당을 지향하는 바른미래당의 경우 연이은 선거 참패에 따른 지도부 교체론을 둘러싼 내홍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지원하는 정병국 혁신위원장 카드를 뿌리친 손학규 대표가 결국 자신의 측근인 주대환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을 혁신위원장 자리에 앉히면서 일단 한숨을 돌린 상태지만, 잠시 수면 아래 가라앉은 지도부 사퇴론은 언제든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또한 선거제도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공수처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상정으로 여야 4당 vs 제1야당의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추경 임시국회 소집에 국민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도 관심사다.

21대 총선에서 충북 청주 흥덕구 국회의원 선거의 주요 변수는 다음의 6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진보진영의 경선이 불협화음 없이 흥행으로 끝날지, 둘째는 하노이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북미 대화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셋째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21대 총선까지 지난 5.9 대선 당시 받았던 41.08%(청주시 흥덕구 43.49%)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할지, 넷째는 야당이 주장하는 충청홀대론이 충청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지, 다섯째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원심력이 집권 후반기로 들어갈수록 가속화될지, 여섯째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인 고위공직자 임명 7대 배제 원칙이 계속 지켜지지 않을 경우의 민심 이반이 거세어질지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도종환 의원이 3선을 향한 잰걸음에 나섰다.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로 유명한 도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의 지역구인 청주 흥덕구를 물려받아 여유 있게 재선에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회장을 역임한 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 임명되면서 정치적 몸집을 키웠다. 도 의원은 장관 경험을 통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국회와 정부의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노영민 비서실장의 지지 세력들이 도 의원의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경선부터 녹록치 않은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송재봉 청와대 행정관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충북시민재단 상임이사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그리고 충북 NGO센터장 등을 역임한 송 행정관은 지난 2017년 12월 ‘선거의 달인’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도민소통특별보좌관에 발탁됐으나, ‘선거용 코드 인사’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송 행정관은 내심 이 지사의 지원 사격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황은 여의치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송 행정관은 지역색이 강한 충북에서 강원 출신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두영 사단법인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도 거론된다. 충북도 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범도민협의회 위원장 등을 맡고 있는 이 원장은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과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대 총선 당시 시민단체의 강한 출마 요구를 받은 바 있는 이 원장은 활발한 대외 활동을 통해 지역민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의 경우 시민단체의 지원사격이 당내 경선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의 출격도 점쳐지고 있다. ‘노영민의 남자’로 알려진 이장섭 부지사는 고향인 제천·단양 출마설까지 거론되며 상종가를 치고 있다.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국회의원 보좌관 그리고 국회 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등을 역임한 이 부지사는 노영민 비서실장의 지지그룹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점과 정무부지사로 ‘선거의 달인’인 이시종 충북지사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장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부지사가 청주 흥덕구를 지역구로 선택할 경우 충북대 선배인 도종환 의원과의 불꽃튀는 경선 역시 관전 포인트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김양희 흥덕구 당협위원장이 적극적인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의회 최초의 여성 의장을 역임한 김 위원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보수진영의 유력한 교육감 후보로 거론됐으나, 여의도 입성을 위해 불출마를 결정했다. 교사 출신으로 지난 2007년 정우택 도지사 시절 충북도 복지여성국장에 발탁된 바 있는 김 위원장은 교육과 행정 그리고 지방의회를 두루 경험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김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출마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여성의 섬세함과 어머니의 강인함으로 생활정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소속에서는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가 거명된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을 탈당하여 ‘바른미래당 인재영입 1호’로 영입돼 충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바 있는 신 교수는 낙선 후 지난해 말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최근 한국당 복당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과 맥스창업투자 대표이사 그리고 인크루트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신 교수는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지역민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신 교수의 자유한국당 복당이 확정되면, 김양희 위원장과의 치열한 경선 승부 역시 관전 포인트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그리고 정의당과 민중당에서는 특별한 후보군이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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