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이 지난 13일 기성종합복지관에서 개최된 자치구 정책투어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인식(4선, 서구3) 시의원으로부터 “LNG 발전소 건립에 대한 확고한 답변을 듣고 싶다”는 질문에 “시민이 원치 않는 일, 필요로 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면 안 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도대체 시민이 원치 않는 일임을 알면서 허 시장은 무엇 때문에 긁어 부스럼을 자초한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지난 3월 19일 대전시-한국서부발전-대전도시공사의 청정연료복합단지 MOU 체결 소식이 알려지면서 같은 당의 박병석(5선, 대전 서구갑) 국회의원이나 김인식 시의원은 허 시장이 지역구 의원인 자신들과도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김 시의원의 경우는 3월 22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4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한 허 시장의 악수를 거절한 후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기성동이 지역구인 본 의원조차 설명회 바로 전 날 기자에게 들었다”면서 “설명회 이후 단 5일 만에 LNG 발전소 유치 MOU가 체결됐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허 시장은 시민 위에 있는 시장이냐”고 허 시장을 성토한 바 있다.

박병석 의원 또한 지난 4월 대전시의회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떤 바보 같은 의원이 논란 되는 것을 유치하나”라면서 “LNG 발전소 유치는 나와 무관하다”고 강조했으며, 지난 1일에도 입장문을 배포하고 “LNG 발전소 건립에 털끝만큼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같은 당의 국회의원과 시의원에게도 상의를 하지 않은 허 시장의 태도를 이해할 수도 없지만, 대전시가 제시한 평촌산단 내 LNG 발전소 건립의 화려한 청사진을 보면 더욱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대전시는 평촌산단 내 LNG 발전소 건립의 기대 효과로 42개월의 건설기간 동안 8만 5,000명 일자리창출, 460명 인구 유입, 30년 누적 최소 658억원 세수증대, 320억원 누적 지원을 통한 도시균형발전 등의 제시했다. 대전시가 제시한 긍정적 효과만을 놓고 봤을 때는 지역민들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역민들과 지역 정치인들이 LNG 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이유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도 있지만, 허 시장의 소통 부족 역시 큰 몫을 차지한 것 같다.

허 시장이 오는 20일 기성동행정복지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LNG 발전소 건립에 대한 지역민의 의견을 듣는다고 밝혔는데, 지역민이나 지역 정치인들의 계속되는 반대로 지난 3월 체결한 대전시-한국서부발전-대전도시공사의 청정연료복합단지 MOU 체결이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난다면 허 시장은 괜한 긁어 부스럼만 일으킨 꼴이 되고 만다.

허 시장의 긁어 부스럼은 이번만이 아니다. 베이스볼 드림파크 선정 역시 괜한 긁어 부스럼으로 자치구 간 과열 경쟁만 야기하고, 결국은 자신이 처음 공약한 것처럼 중구 현 한밭종합운동장 부지로 결정한 바 있다.

허 시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한밭종합운동장 이전 후 2만 2천석 규모의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조성한다고 공약해놓고, 당선 이후 “신축 야구장 부지, 시민 의견 묻는다”는 이유로 단 한 차례의 시민의견 수렴 절차도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다른 구까지 후보지를 넓히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해 스스로 공약을 파기해 버리면서 자치구간의 과열 경쟁만 유발한 바 있다.

허 시장이 이제 더 이상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일을 벌이지 않았으면 한다. 취임 1주년이 다 되어가는 허 시장이 아직도 유성구청장인지 대전시장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의 소리를 듣고 싶지 않겠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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