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 청소노동자 6명, 지난 4월 말 해고 통보
민주노총·해고노동자 "전형적인 노조탄압... 즉각 복직 조치해야"
목원대 "하청업체의 단독 행동... 빠른 해결 바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전세종충남지역 일반지부가 5일 낮 목원대 정문 앞에서 해고된 목원대 청소노동자의 복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 뉴스티앤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전세종충남지역 일반지부가 5일 낮 목원대 정문 앞에서 해고된 목원대 청소노동자의 복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 뉴스티앤티

지난 4월 말 발생한 '목원대 청소노동자 해고'와 관련해 목원대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역 노동단체와 정가는 해고자의 빠른 복직을 촉구하는 동시에 목원대의 노조탄압 의혹도 제기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전세종충남지역 일반지부(이하 대전일반지부)는 5일 목원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묵묵히 일하던 청소노동자 6명이 아무 이유 없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그 배후에는 목원대의 노조탄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산하지부, 정의당·민중당 등 지역 정가, 시민단체 및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15년 숙련자에게 3개월 계약 요구... "전형적인 노조 와해 수단"

5일 대전일반지부에 따르면, 목원대는 지난 2월 A 회사와 1년짜리 청소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에는 청소노동자 55명의 고용유지 조항이 포함됐으나, A 회사는 돌연 청소노동자들에게 3개월의 '시용근로계약'을 요구했다. 

문제는 시용근로계약이 끝나는 4월 30일 발생했다. A 회사는 이날 6명의 청소노동자에게 문자로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해고자 6명에는 노조 사무장, 노조 지회장 등 노조원 4명이 포함됐다.

시용근로계약은 정식 채용 전 시험적으로 맺는 계약이다. 고용불안을 유발해 노조활동을 위축시킨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 청소노동자 전원은 노조 소속이었으나 시용계약이 끝나는 4월 말 55명 중 49명이 노조를 탈퇴했다. 대전일반지부에 의하면, 현재 목원대 청소노동자 중 노조 가입자는 없다.

이와 관련해 대전일반지부는 "전형적인 노조탄압이다. 10~15년 근무한 노동자에게 시용근로계약을 요구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A 회사는 3개월간 청소노동자들에게 노조 탈퇴를 직·간접적으로 종용했다. 더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느 하청업체가 원청과 상의 없이 이런 일을 진행하나. 분명히 원청(목원대)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목원대는 수만 동문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고 이제라도 사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윤기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왼쪽)과 김율현 민중당 대전시당 노동위원장 / © 뉴스티앤티 

지역 정가 "목원대, 하청업체 뒤에 숨지 말고 직접 나서라"

지역 정가도 목원대를 규탄하고 나섰다.

김윤기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은 5일 집회에서 "목원대는 최소한의 염치도, 도리도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 더 이상 부끄러운 짓을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청소노동자 해고를) 하청업체 책임으로 돌리면 누가 믿겠나.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시민과 학생을 속이고 있다"면서 "목원대 재단이 학교 운영에 낸 돈은 2015년 기준 2%에 불과하다. 학생 등록금과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청소노동자들의 기본 권리와 생계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피력했다.

김율현 민중당 대전시당 노동위원장은 이날 "목원대는 하루아침에 노동자를 직장에서 내쫓았다. 총장을 구속해야 마땅하다"고 비판 수위를 높인 후 "직장을 잃은 이들이 한 달 넘게 뜨거운 거리에서 부당해고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비이성적인 상황은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목원대 "A 회사 단독 행동... 노조탄압도 사실무근"

목원대는 "노동자 해고는 A 회사의 단독 행동이다. 노조를 탄압할 이유도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목원대 관계자는 "모든 의혹이 사실 무근이다. 학교도 이러한 사실(청소노동자 해고)을 나중에 보고받았다"며 "A 회사가 사전에 알렸다면 극구 말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확인 후 A 회사에 따져 묻기도 했다. 수차례 문제 해결을 촉구했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른 시일 내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해고자 복직 등 학교의 개입 의지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러나 신규 인원을 채용해 고용할 자리도 없다. 하청업체에 특정인 고용을 강요하는 것도 갑질"이라며 "모든 권한이 A 회사로 넘어갔다. 원청과 하청업체의 관계라도 많은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 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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