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인물 탐구 8 - 대전광역시 서구 갑

21대 총선을 316일 앞두고 대전 서구갑의 국회의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4명 정도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사상 최대의 패배를 경험한 보수진영은 지난 4.3 경남지역 두 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면서 다시 한 번 전열을 가다듬고 있으나, 연이어 계속되는 소속 의원들의 막말이 지지율 상승을 둔화시키고 있다. 경기악화로 집권 3년차 징크스에 빠진 진보진영은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그 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던 친문진영의 핵심인 양정철 전 대통령 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을 민주연구원장으로 임명하고, 21대 총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도정당을 지향하는 바른미래당의 경우 연이은 선거 참패에 따른 지도부 교체론이 수면 위로 부상한 가운데, 지난 15일 열린 원내대표 경선 이후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당권파 vs 반대파의 치열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안철수계 의원 6인이 제안한 혁신위 카드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히며 사퇴 거부를 분명히 하는 등 당의 내홍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또한 선거제도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공수처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상정으로 여야 4당 vs 제1야당의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이 언제쯤 장외투쟁을 멈추고 국회로 돌아와 민생 법안을 처리할지도 변수다. 한편, 여권에 넘쳐나는 대권 후보들 중 내년 21대 총선에서 누구의 간판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냐에 맞서 야권은 누구를 내세워 여권의 대권 후보들에 대적할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갑 국회의원 선거의 주요 변수는 다음의 6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박병석 의원과 김인식 시의원과의 진흙탕 싸움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둘째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도자로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는 망언의 여파가 수그러들지, 셋째는 하노이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북미 대화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넷째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21대 총선까지 지난 5.9 대선 당시 받았던 41.08%(대전시 서구 43.56%)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할지, 다섯째는 야당이 주장하는 충청홀대론이 충청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지, 여섯째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원심력이 집권 후반기로 들어갈수록 가속화될지, 일곱째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인 고위공직자 임명 7대 배제 원칙이 계속 지켜지지 않을 경우의 민심 이반이 거세어질지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6선에 도전하는 박병석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 교두보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후단협에 몸담으며 친노 진영과 거리감이 있었던 박 의원은 지난 5.9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중앙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몸값을 높이면서 친문 진영으로 편입됐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국회 부의장과 민주당 정책위의장 그리고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을 역임한 박 의원은 15년 이상 정치적 동지로 지낸 김인식 시의원과의 최근 불협화음을 최대한 빨리 잠재우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최근 대전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김인식 대전시의원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4선 대전시의원으로 여성 최초의 대전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김 의원은 최근 박병석 의원과의 진실 공방 속에 자신의 주가를 올리며, 대전지역 최초의 여성 지역구 국회의원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성정치연맹 중앙상무위원과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등을 역임한 김 의원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지금까지 정치활동을 하면서 총선 출마를 생각한 적은 없다”면서 “그러나 최근 여러 상황을 겪고 갑질 정치, 부도덕한 정치를 바로잡아야 한다 생각했다”며 “지역민과 함께 깊이 고민하겠다”고 밝혀 출마 자체를 배제하지는 않았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이영규 서구갑 당협위원장이 여의도 입성을 위한 다섯 번째 도전에 나선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양과에 패스하며 화려한 스펙을 갖춘 이 위원장은 지난 17대 총선부터 대전 서갑에 출마했으나, 번번히 박병석 의원에 가로막혀 여의도 입성이 좌절됐다. 대전시 정무부시장과 서울지방검찰청 부부장 검사 등을 역임한 이 위원장은 지역민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며 4전 5기의 신화를 이루어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호 서구의원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대한 가수협회 대전지회 자문위원과 대전시 장애인 컬링협회 고문 그리고 대전시 유도회 이사를 역임한 조 의원은 지역민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정치권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출마 후보군으로 분류된 바른미래당 김세환 서구갑 지역위원장은 지난 3일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과 민중당에서는 특별한 후보군이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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