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이면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차에 들어선다. 촛불혁명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이어지면서 비상정국에 집권하게 된 문재인 정부에게 지난 5.9 대선 과정에서의 찬반 여부를 떠나 모든 국민들은 새로운 희망을 쏘아 올려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87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그러했듯 집권 3년차 징크스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나는 것 같다. 경제 악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회담이 결렬되면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 이후 서서히 민심이 이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집권 초부터 제기된 ‘충청홀대론’이 언제까지 지속되는지 지켜볼 심산인 것 같다. 자신의 속내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충청인의 속성상 집권 초부터 제기된 ‘충청홀대론’이 지속된다면, 내년 21대 총선에서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이 압승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불난 심사에 기름 붓는 격으로 충청권 집권여당의 대표 중진인 박병석 의원은 지난 3월 7개 부처 개각과 관련하여 “장관을 하려면 차관급이 있어야 하고, 차관을 하려면 1급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축적이 안됐다. 그동안 (충청에서) 쓸 수 있는 사람들은 썼다”고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지역 언론과 야당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지난 5.9 대선에서 중앙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인사의 발언치고는 충청권의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발언인 것 같아 매우 씁쓸하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서 17개 부처의 장관 중 충청권 인사들은 고작 3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2기 내각에서는 1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정도면 충청권 민심이 서서히 동요할 만하지 않을까?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6선, 세종) 의원을 신임 당대표로 선출했다. 충청권 입장에서는 ‘87 체제 이후 최초의 충청 출신 집권여당 당대표의 탄생이었다. 당내 최다선 의원이자 청와대에도 강하게 자신의 입장을 말할 수 있는 성격과 경력의 소유자인 이 대표의 취임에 충청인들은 일말의 기대를 걸었으나, 이 대표 취임 이후에도 충청권 인사의 발탁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지난해 7월말 청와대의 전면적 조직 개편 당시 확인된 비서관급 이상 65명의 참모들 중 충청 출신 인사는 단 3명에 불과했다. 올해 1월 충북 청주 출신의 노영민 비서실장이 임명되면서 충청인들은 다시 한 번 기대를 거는 것 같다. 노 실장이 당의 이해찬 대표와 힘을 합쳐 ‘충청홀대론’을 해소할 수 있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여러 언론 보도에 의하면 지난 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부산·울산·경남의 대통령 직무수행 만족도 부정평가가 59%에 이른 것을 현 정부는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충청권의 부정평가 역시 47%에 해당돼 TK와 PK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자신의 속내를 서서히 드러내는 충청인의 특징에 비추어볼 때 현 정부는 부산·울산·경남의 민심 동요만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충청권의 민심 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 역대 선거에서 모든 선거의 승패는 중원에서 결정됐다는 사실을 직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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