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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여야 4당의 선거제도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이하 공수처법)의 패스트트랙 상정 합의에 제1야당이 극렬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4당 對 제1야당의 대치가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 팩스 사보임과 법안 전자 등록 논란에 이어 망치와 빠루가 등장하는 등 그야말로 동물국회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국회 내 몸싸움과 폭력을 막기 위하여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권한을 제한하는 대신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와 신속 처리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2012년 5월 여야 합의로 통과된 국회선진화법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집권여당은 국회법 위반을 이유로 제1야당 의원 18명을 고발하기에 이르렀고, 제1야당은 지난 주말에도 대규모 장외집회를 통해 여야 3당의 패스트트랙 상정 합의를 비판하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야 3당의 패스트트랙 강행 시도나 제1야당의 육탄저지와 장외집회도 먹고 살기 바쁜 일반 국민들에게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더도 덜도 아닌 동물국회라는 표현이 그들 모두에게 딱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반면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는 대전시의회는 식물 시의회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20명과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 1명 그리고 바른미래당 소속 시의원 1명으로 구성된 대전시의회의 경우 집행부에 대한 올바른 견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대전시 보조금지원시설 실태파악 특별위원회(이하 보조금특위) 구성 추진이 무산되면서 식물 시의회라는 汚名(오명)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소연 시의원이 대전지역 보조금지원시설의 부실한 운영으로 혈세가 낭비되는 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보조금특위 구성을 제안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6명도 공동발의에 참여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6명이 서명 철회를 하면서 특위 구성 자체가 무산됐다. 더구나 이들의 서명 철회 시점이 조승래 시당위원장과의 면담 직후 이루어진 것이어서 지역 정가에서는 조 위원장이 이들 공동발의에 참여한 시의원들에 대한 외압이 있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의원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주민 의견 수렴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보조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과 효율적 운영방안 그리고 공무원의 책임 있는 행정과 혈세낭비 및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을 시도하려했던 특위 구성 자체를 무산시킨 것은 시의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의무를 망각한 처사라 할 수 있다. 더구나 보조금과 관련한 시민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또한 보조금특위 구성의 공동발의에 참여했다가 서명 철회를 한 6명의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밝혀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내놓았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시민들은 이번 보조금특위 구성 무산을 계기로 집권여당 소속 시의원들로 장악된 대전시의회를 더욱 불신할 것이다. 따라서 대전시의회가 시민들에게 불신을 받지 않고, 식물 시의회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의 눈치를 살필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눈치만을 살펴야만 할 것이다. 그래야만 식물 시의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진정한 시의회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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