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역대 총선 분석 19 – 충청남도 홍성군·예산군

21대 총선을 373일 앞둔 시점에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의 충청권 지역구를 기준으로 ‘87체제 이후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역대 총선 표심을 분석하고, 충청권 정치지형이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는지 확인하여 21대 총선의 표심을 예측해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홍성군, 예산군 CI / 홍성군, 예산군 제공
홍성군, 예산군 CI / 홍성군, 예산군 제공

1988년 13대 총선 당시 충남 홍성군·예산군은 홍성군·(청양군)과 예산군의 두 개 선거구로 나누어져 2000년 16대 총선까지 선거가 치러진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는 예산군과 홍성군이 합쳐져 홍성군·예산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진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청양군) 역시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는 부여군과 합쳐져 부여군·(청양군) 선거구가 된다. 홍성군·예산군은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13대 총선 이후 진보진영 후보가 한 차례도 당선된 적이 없으며,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에도 진보진영 단체장을 한 차례도 배출한 적이 없을 정도로 보수진영의 입장에서는 聖地(성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홍성군은 조부영 전 국회 부의장을 배출한 지역이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이하 JP)의 측근으로 13대 총선에서 홍성군·(청양군)에 출마하여 내리 재선에 성공한 조 전 부의장은 15대 총선 당시 충청권을 강타한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신예였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게 일격을 당하며 3선이 좌절된다. DJP연합으로 정권 창출에 성공한 후 대한주택공사 사장을 역임하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긴 이 전 총리에게 지역구인 홍성군·(청양군)을 물려주고 비례대표 4번으로 당선되어 3선에 성공한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홍문표 후보에게 패배하며 4선 문턱에서 좌절한다.

예산군은 대쪽 국무총리로 명성을 떨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정치적 연고지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총재의 출생지는 황해도 서흥이지만, 선영이 예산군에 있어 정계에 입문하면서 충청 출신임을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대법관과 감사원장 그리고 국무총리를 거쳐 1997년 15대 대선에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아들의 병역 문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이인제 전 의원의 경선 불복에 의한 대선 출마 강행으로 다잡았던 대권의 꿈을 불과 1.53%p(390,557표) 차이로 낙선했다. 이 전 총재는 2002년 16대 대선에서도 대세론을 형성하며 재수 끝에 청와대 입성을 눈앞에 두었으나, 이번에도 아들의 병역 문제가 다시 확산되고,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여론의 향배가 바뀌며 2.33%p(570,980표) 차이로 낙선하고 만다. 이후 이 전 총재는 16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차떼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요 측근들이 囹圄(영어)의 몸이 되자 정계은퇴를 선언했으나, 2007년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이 증폭되자 무소속으로 대권 3수에 도전해 15.07%의 득표율로 3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18대 대선 이후 이 전 총재는 충청정당 자유선진당(이하 선진당)을 창당하여 2008년 18대 총선에서 대전·충남에서 맹위를 떨치게 되지만, 2011년 10월 열린 서산시장 재선거에서 공천 후유증 끝에 패하게 되면서 선진당도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홍성군·(청양군)과 예산군은 JP가 13대 대선 직전 창당한 공화당이 맹위를 떨치며 두 지역 모두에서 여유 있게 당선자를 배출한다.

13대 총선에서 홍성군·(청양군)의 경우 JP의 측근인 공화당 조부영 후보가 홍성군에서 52.46%를 득표하여 민정당 박종관 후보를 22.70%p 차이로 크게 누르고 1위를 차지하며 (청양군)과의 득표율 합계 49.25%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한다. 예산군도 공화당 박병선 후보가 41.40%를 득표하여 민정당 성기범 후보를 7.38%p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한다.

13대 총선에서 홍성군·(청양군)과 예산군은 보수진영이 압승을 거둔다. 홍성군·(청양군)의 경우 공화당 조부영 후보와 민정당 박종순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79.66%에 달했으며, 예산군도 공화당 박병선 후보와 민정당 성기범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75.42%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2월에 있을 14대 대선의 전초전으로 치러진 1992년 14대 총선에서는 지난 1990년 민정당, 통일민주당, 공화당의 합당으로 탄생한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이하 민자당)의 심판 분위기 속에서 홍성군·(청양군)과 예산군에서는 진보진영이 지난 13대 총선보다 더 많은 득표율을 올리기는 했지만, 보수진영의 견고한 벽을 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을 드러내고 만다.

14대 총선에서 홍성군·(청양군)의 경우 민자당 조부영 후보가 50.48%를 득표하여 민주당 홍문표 후보를 7.44%p 차이로 누르고 1위를 차지하며, (청양군)과의 누적 득표율에서도 50.48%로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다. 예산군에서는 민자당 오장섭 후보가 60.03%를 득표하여 민주당 김성식 후보를 30.02%p 차이로 대파하고 처녀 당선된다.

14대 총선에서 홍성군·(청양군)의 경우 진보진영이 지난 13대 총선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두 배가 넘는 42.97%의 지지를 받으며 한줄기 희망을 보였으나, 예산군의 경우는 진보진영이 지난 13대 총선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겨우 7.35p 높은 31.93%의 지지를 받게 되면서 아직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임이 다시 한 번 보여준다.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는 지난해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거세게 몰아쳤던 자민련의 녹색 바람이 홍성군·(청양군)은 비껴가고, 예산군은 정면으로 강타하게 된다. 보수 지역정당인 자민련 돌풍은 지난 14대 총선에서 확장할 기미를 보이던 진보진영의 활동 공간을 다시 위축시키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15대 총선에서 홍성군·(청양군)의 경우 충남지방경찰청장 출신의 신예 신한국당 이완구 후보가 45.58%를 득표하여 3선에 도전하는 자민련 조부영 후보를 6.60%p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며 (청양군)과의 득표율 합계에서도 47.45%로 처녀 당선된다. 예산군에서는 자민련 조종석 후보가 48.57%를 득표하여 현역 프리미엄과 집권여당의 물량 공세로 맞선 신한국당 오장섭 후보를 7.18%p 차이로 누르고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한다.

15대 총선에서 홍성군·(청양군)과 예산군의 보수진영 강세는 지난 14대 총선보다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홍성군·(청양군)의 경우 신한국당 이완구 후보와 자민련 조부영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84.56%에 달했으며, 예산군에서도 자민련 조종석 후보와 신한국당 오장섭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89.96%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진보진영이 설 수 있는 공간을 차단해 버리고 만다.

자민련의 위세가 한풀 꺾이는 시점에 치러진 2000년 16대 총선에서 홍성군·(청양군)과 예산군은 여전히 자민련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보수진영 간의 싱거운 승부로 선거 과정이 전개된다.

16대 총선에서 홍성군·(청양군)은 자민련으로 말을 갈아탄 이완구 후보가 65.61%을 득표하여 한나라당 홍문표 후보를 43.82%p 차이로 대파하고 1위를 차지하며 (청양군)과의 합계에서도 69.35%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다. 예산군에서도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긴 오장섭 후보가 55.45%를 득표하여 한나라당 최승우 후보를 24.19%p 차이로 크게 누르고 당선되면서 지난 1997년 재선거 당선을 포함하여 3선에 성공하며 중진 반열에 오르게 된다.

16대 총선에서 홍성군·(청양군)은 보수진영이 지난 15대 총선보다 2.84%p 지지율이 증가한 87.40%의 득표율을 올렸으며, 예산군은 지난 15대 총선보다 0.42%p의 지지율이 빠진 89.54%의 득표율을 올리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진보진영에게는 20% 이상의 지지를 받는 것이 절박한 상황이 되고 만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는 예산군과 홍성군과 합쳐져 홍성군·예산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짐과 동시에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바람이 몰아친 가운데에서도 홍성군·예산군은 無風地帶(무풍지대)로 남아 여전히 보수진영 후보들 간의 1위 쟁탈전이 이어진다.

17대 총선에서 홍성군·예산군은 한나라당 홍문표 후보가 32.54%를 득표하여 자민련 조부영 후보를 7.29%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되며 5수 끝에 여의도에 입성한다.

17대 총선에서 홍성군·예산군은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여파 속에서도 보수진영은 여전히 강한 위용을 자랑한다. 그나마 진보진영이 지난 16대 총선보다 두 배 가까운 22.38%의 득표율을 올린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17대 총선에서는 비슷한 인구의 두 지역이 한 선거구로 묶이면서 소지역주의 현상이 나타났는데, 예산 출신인 무소속 오장섭 후보가 예산군에서는 33.23%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반면 홍성군에서는 겨우 3.78%의 저조한 득표율에 머물렀다.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는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을 이어 충청정당을 표방한 선진당이 대전·충남의 맹주로 떠오르면서 당 총재인 이회창 총재가 직접 선영이 있는 홍성군·예산군에 출마하여 확실한 보수의 聖地(성지)로서 자리매김한다.

18대 총선에서 홍성군·예산군은 선진당 이회창 후보가 60.90%를 득표하여 한나라당 홍문표 후보를 25.16%p 차이로 대파하고 지역구에서는 처음 당선돼 8년 만에 여의도로 복귀한다.

18대 총선에서 홍성군·예산군은 보수진영은 진보진영에 숨쉴 공간조차 제공하지 않는다.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은 홍성군·예산군에서 후보조차 배출하지 못했으며, 진보진영으로 분류되는 창조한국당 유병학 후보는 겨우 2.48%라는 저조한 득표율을 올렸다. 18대 총선에서도 홍성군·예산군에서는 소지역주의 현상이 표출됐는데, 예산에 선영이 있는 선진당 이회창 후보는 예산군에서 무려 77.82%의 득표율을 올렸으나, 홍성군에서는 42.75%의 득표율에 머물렀다. 반면 한나라당 홍문표 후보는 홍성군에서 53.24%의 득표율을 올렸으나, 예산군에서 19.42%의 득표율에 만족해야만 했다.

12월에 있을 18대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짙었던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홍성군·예산군에서는 진보진영의 제1야당 후보를 배출하지 못했으나, 통합진보당 후보가 출마하면서 지난 18대 총선보다는 높은 득표율을 올리나 보수진영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19대 총선에서 홍성군·예산군은 새누리당 홍문표 후보가 50.80%를 득표하여 보건복지부장관 출신의 선진당 서상목 후보를 21.17%p 차이로 크게 누르고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한다.

19대 총선에서 홍성군·예산군은 진보진영의 통합진보당 김영호 후보가 19.55%를 득표하여 지난 18대 총선보다 17.07%p 높은 득표율을 올리며 간신히 체면치레를 하게 된다.

새누리당 옥쇄파동으로 요약되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홍성군·예산군의 표심은 보수진영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다. 진보진영은 제1야당이 12년 만에 후보를 배출하면서 그나마 위안을 삼게 된다.

20대 총선에서 홍성군·예산군은 새누리당 홍문표 후보가 42.47%를 득표하여 성공한 CEO 출신인 페리카나 회장 무소속 양희권 후보를 16.20%p 차이로 여유 있게 누르고 당선되며 3선에 성공한다.

20대 총선에서 홍성군·예산군은 진보진영은 31.25%의 득표율을 올리면서 앞으로의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홍성군과 예산군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대부분의 충남 지역을 더불어민주당 파란 물결에 휩쓸릴 때도 자유한국당이 건재를 과시하며 보수 텃밭을 지켜냈다. 21대 총선을 불과 373일 남겨 놓은 시점에서 보수진영이 聖地(성지)를 死守(사수)할 수 있을지 아니면 진보진영이 척박한 땅을 개척하여 새롭게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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