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역대 총선 분석 17 – 충청남도 논산시·계룡시·금산군

21대 총선을 380일 앞둔 시점에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의 충청권 지역구를 기준으로 ‘87체제 이후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역대 총선 표심을 분석하고, 충청권 정치지형이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는지 확인하여 21대 총선의 표심을 예측해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논산시, 계룡시, 금산군 로고 / 논산시, 계룡시, 금산군
논산시, 계룡시, 금산군 로고 / 논산시, 계룡시, 금산군

 

 

1988년 13대 총선 당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논산군과 금산군 선거구로 나누어져 1992년 14대 총선까지 선거가 치러진다. 1996년 논산군이 논산시로 승격되면서 15대 총선부터는 국회의원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는 금산군을 합쳐 논산시·금산군 선거구로 2000년 16대 총선까지 선거가 치러진다. 2003년 계룡시가 논산시에서 분리된 후 2004년 17대 총선부터는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진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금산군은 우리나라 야당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치 거목 옥계 유진산 전 신민당 총재를 배출한 지역이다. 유 전 총재는 상해 임시정부 연락원으로 활동하다 본국으로 송환됐을 정도로 독립운동에 헌신한 바 있고, 8.15 광복 이후에는 우익 진영에 몸담아 한 시대를 풍미하며 살아간 인물이다. 유 전 총재는 1954년 3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고향인 금산군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1973년 9대 총선까지 내리 당선되며 7선 의원이라는 금자탑을 쌓는다. 유 전 총재는 1964년 언론윤리법안통과를 둘러싼 일명 ‘사쿠라논쟁’으로 윤보선과 격돌하였다가 민정당 의원총회에서 제명되었으며, 1970년 신민당 총재가 된 이후 1971년 8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를 포기하고, 스스로 전국구 1번을 받으면서 그 유명한 ‘진산파동’을 낳게 한 장본인이다.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유한열 전 의원이 유 전 총재의 아들이다.

논산시는 두 차례의 대선 출마와 최연소 노동부장관 그리고 경기도지사와 6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피닉제’ 이인제 전 의원을 배출한 지역이다. 이 전 의원은 경기도 안양에서 처음 정치를 시작했으나, 신한국당 대선 경선에 불복하고 국민신당 후보로 15대 대선에 출마한 이후 DJ가 이끌던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하면서 2000년 16대 총선부터 논산시·금산군을 자신의 정치적 본거지로 삼게 된다. 지난해 ‘여비서 성폭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 역시 논산시 출신이다.

1988년 치러진 13대 총선에서는 논산군과 금산군은 JP가 13대 대선 직전 창당한 신민주공화당(이하 공화당)의 영향력이 논산군에서는 직접적으로 미쳤으나, 금산군은 공화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아버지의 후광을과 재선 의원의 경륜을 지닌 무소속 유한열 후보가 강세를 보인다.

13대 총선에서 논산군의 경우 공화당의 김제태 후보가 46.51%를 득표하여 민주정의당(이하 민정당) 김범명 후보를 9.83%p 차이로 따돌리고 처녀 당선됐으며, 금산군의 경우 무소속 유한열 후보가 32.58%를 득표하여 공화당 정태영 후보를 2.38%p 차이로 누르고 辛勝(신승)을 거두고 당선되며 3선에 성공한다.

13대 총선에서 논산군은 보수진영이 압승을 거둔다. 논산군은 공화당 김제태 후보와 민정당 김범명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82.89%에 달했다. 반면 금산군은 진보 성향의 무소속 유한열 후보의 영향으로 진보진영이 43.81%의 득표율을 올리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게 된다.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은 12월에 있을 14대 대선의 전초전의 의미를 담고 있는 선거로써 1990년 민정당, 통일민주당, 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탄생한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이하 민자당)을 심판하자는 분위기로 흘러가게 된다. 그 결과 논산군과 금산군은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이며 두 지역에서 모두 당선자를 배출하게 된다.

14대 총선에서 논산군은 통일국민당으로 말을 갈아탄 김범명 후보가 24.80%를 득표하여 현역 프리미엄과 집권여당의 물량 공세로 맞서 싸운 민자당 김제태 후보를 3.65%p 차이로 누르고 辛勝(신승)을 거두며 처녀 당선돼 지난 13대 총선의 패배를 설욕한다. 금산군 역시 통일국민당으로 당적을 옮긴 정태영 후보가 35.58%를 득표하여 민자당 간판으로 출마한 유한열 후보를 6.08%p 차이로 따돌리고 처녀 당선되며 지난 13대 총선의 패배를 갚아준다.

14대 총선에서 논산군은 지난 13대 총선보다 진보진영이 약진한다. 논산군은 진보진영의 민주당 김형중 후보와 신정치개혁당 조주형 후보 그리고 진보 성향의 무소속 박우석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33.98%의 득표율을 올리며 지난 13대 총선보다 두 배 이상의 지지를 더 받게 된다. 반면 금산군은 진보진영 인사였던 유한열 후보가 민자당에 입당하면서 세가 크게 위축된다. 지난 13대 총선 당시 금산군은 진보진영이 43.81%의 득표율을 올렸으나, 14대 총선에서는 5.35%의 저조한 득표율에 그치게 된다.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는 논산군이 논산시로 승격되면서 행정구역이 변동됨과 동시에 국회의원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는 금산군이 논산시와 합쳐져 논산시·금산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진다. 또한 충남 전체 선거구 중 논산시·금산군은 11명의 최다 후보가 출마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지난해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거세게 몰아쳤던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의 녹색 돌풍의 직접적인 사정권 안에 놓이게 된다.

15대 총선에서 논산시·금산군은 자민련 김범명 후보가 46.05%를 득표하여 신한국당 유한열 후보를 26.69%p 차이로 대파하고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한다.

15대 총선에서 논산시·금산군은 보수진영이 절대적인 강세를 유지한다. 논산시·금산군 진보진영의 새정치국민회의 김형중 후보와 진보 성향의 무소속 박우석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며 20.12%의 지지를 받는데 그친다. 15대 총선에서 논산시·금산군은 선거구가 합쳐지면서 소지역주의 현상이 표출됐는데, 논산 출신의 자민련 김범명 후보는 논산시에서 56.89%의 득표율을 올린 반면 금산군에서는 20.72%의 득표율에 머물렀다. 역시 금산 출신의 신한국당 유한열 후보도 금산군에서 45.28%의 득표율을 올렸으나, 논산시에서는 8.27%의 저조한 득표율에 만족해야 했다.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는 자민련의 세가 약해지면서 대세론을 형성하며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에 근접해 있던 이인제 후보가 대전·충남을 중심으로 일명 ‘IJ벨트’를 형성하면서 논산시·금산군은 소선거구제가 시행된 13대 총선 이후 최초로 진보진영의 당선자를 배출하게 된다.

16대 총선에서 논산시·금산군은 대선 후보로서의 무게감을 지닌 새천년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65.37%를 득표하여 자민련 김범명 후보를 무려 38.36%p 차이로 대파하고 당선되며 3선에 성공한다.

16대 총선에서 논산시·금산군은 진보진영이 65.37%의 득표율로 보수진영을 따돌리면서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지난 13대 총선 이후 최초로 50% 이상의 득표율을 올리게 된다.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는 2003년 논산시에서 분리된 계룡시가 선거구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진다. 또한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역풍이 강하게 불었으나, 논산시·계룡시·금산군에서는 대선 후보 출신의 자민련 이인제 후보에게 가로막혀 빛을 보지 못하게 된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자민련 이인제 후보가 44.85%를 득표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장군 출신인 열린우리당 양승숙 후보를 5.40%p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며 4선 고지에 오른다.

17대 총선에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지난 16대 총선과는 반대로 보수진영이 강세를 보인다. 자민련 이인제 후보와 한나라당 박우석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55.52%의 지지를 받으며 지난 16대 총선 당시 빼앗겼던 지지세를 다시 찾아오게 된다.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충남 전체 선거구 중 7명의 최다 후보가 출마했다. 18대 총선은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에 이은 충청정당을 표방한 자유선진당(이하 선진당) 바람이 대전·충남·강타했으나,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선진당 바람이 미풍에 그치고, 대선 후보를 역임한 백전노장 무소속 이인제 후보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후보의 대결 구도로 선거가 진행된다.

18대 총선에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무소속 이인제 후보가 27,67%를 득표하여 한나라당 김영갑 후보를 6.87%p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며 5선을 달성한다.

18대 총선에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보수진영이 진보진영을 압도하게 된다. 진보진영은 통합민주당 양승숙 후보가 불과 17.56%의 득표율에 얻는데 그치면서 지난 17대 총선보다 21.89%의 지지를 잃게 된다.

12월에 있을 18대 대선의 전초전 격으로 치러진 19대 총선에서는 선진당의 세가 크게 줄어들었으나,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선진당 간판으로 출마한 백전노장 이인제 후보를 앞세워 간신히 체면을 유지한다.

19대 총선에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선진당 이인제 후보가 42.36%를 득표하여 청와대 대변인과 충남도 정무부지사 출신의 민주통합당 김종민 후보를 2.51%p 차이로 따돌리고 辛勝(신승)을 거두고 당선돼 6선 의원이라는 금자탑을 쌓는다.

19대 총선에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진보진영이 약진하게 된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진보진영이 17.56%의 득표율에 머물렀으나, 19대 총선에서는 지난 18대 총선보다 22.29% 높은 39.85%의 득표율을 올리며 다음 총선에서의 활약을 엿보게 된다.

새누리당 공천 파동으로 귀결되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 후보까지 가세하며 3파전으로 선거가 전개된다.

20대 총선에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후보가 43.55%를 득표하여 7선에 도전하던 새누리당 이인제 후보를 1.00%p 차이로 간신히 누르고 처녀 당선된다.

20대 총선에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지난 16대 총선 이후 진보진영의 당선자를 배출하면서 보수진영보다 우위를 점하게 된다. 국민의당 이환식 후보는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서울 강남을에 출마한 경력 등에 비추어보면 진보진영의 후보로 분류된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57.44%의 득표율을 올리며 16년 만에 보수진영을 누르고 진보진영의 깃발을 꽂게 된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의 기초자치단체장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석권했다. 비록 금산군과 계룡시는 보수진영의 분열로 진보진영 단체장이 당선되는 기회를 제공했으나, 논산시는 3자 대결 구도에서도 50% 이상의 득표율을 올리며 3선에 성공한다. 21대 총선을 380일 앞둔 시점에서 진보진영이 守城에 성공할지 아니면 보수진영이 새 인물을 통해 다시 한 번 영광을 재현할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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