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역대 총선 분석 11 – 대전광역시 유성구 갑·을

21대 총선을 401일 앞둔 시점에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의 충청권 지역구를 기준으로 ‘87체제 이후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역대 총선 표심을 분석하고, 충청권 정치지형이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는지 확인하여 21대 총선의 표심을 예측해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대전 유성구 / 대전 유성구 제공
대전 유성구 / 대전 유성구 제공

대전 유성은 충청권에서 진보진영의 세가 가장 강한 지역이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자민련의 녹색 바람이 대전·충남을 강타할 당시에도 유성구에서는 민주당 송석찬 후보가 42.47%를 득표하여 유일하게 당선된 지역이며, 그 이후에도 충청권의 다른 지역보다 진보진영의 강세가 이어졌다. 1988년 13대 총선 당시 현재의 유성구는 충청남도 대전시 서구의 행정구역에 속해 있었다. 1989년 대전시의 직할시 승격으로 충남에서 분리되면서 유성구 역시 서구에서 분리되어 자치구로서의 지위를 얻게 된다. 하지만 1992년 14대 총선에서 유성구는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하한선에 미달돼 서구와 합쳐져 하나의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진다.

1996년 15대 총선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는 유성구 단독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진다. 이후 유성구는 서남부권 개발에 따른 인구수가 급증하면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상한선 27만 8945명을 넘어서며 갑·을 지역으로 분구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은 대전직할시로 승격한 이후의 첫 번째 총선임과 동시에 유성구가 서구에서 분구되면서 (서구)·유성구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졌다. 또한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탄생한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이하 민자당)에 대한 심판 분위기로 선거전이 진행되면서 (서구)·유성구에서는 민자당 후보가 4위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대신 보수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기염을 토한다.

14대 대선의 전초전으로 치러진 14대 총선에서 (서구)·유성구는 무소속 이재환 후보가 유성구에서 35.51%를 득표하여 통일국민당 김태룡 후보를 6.33%p 차이로 꺾고 1위를 차지하며 서구와의 득표율 합계 34.90%로 당선되며 여의도에 입성한다. 무소속 후보의 당선은 소선거구제가 시행된 13대 총선 이후 20대 총선까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14대 총선 당시 유성구의 유권자수는 43,591명으로 서구의 유권자수 156,941명의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무소속 이재환 후보와 차점자인 통일국민당 김태룡 후보의 득표율은 유성구와 서구에서 각각 35.51%와 34.73% 그리고 29.18%와 28.32%를 얻으며 양 지역에서 비슷한 수준의 지지를 받게 된다.

14대 총선에서 (서구)·유성구는 보수진영이 50% 이상의 득표율을 올렸으나, 3당 합당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현역 프리미엄과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안고 싸운 민자당 박충순 후보에게 서구보다도 적은 12.60%의 지지를 보내며 매서운 심판을 가하게 된다.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인구가 증가한 유성구는 단독 선거구의 지위를 갖게 되며,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후보가 없는 무주공산의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지난해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충청도 핫바지론’으로 맹위를 떨치며 충청정당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자민련의 돌풍 속에서도 대전·충남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기초자치단체장을 탄생시킨 유성구는 15대 총선에서는 진보진영의 분열 속에 자민련 후보에게 힘이 쏠리게 된다.

15대 총선에서 유성구는 자민련 조영재 후보가 40.50%를 득표하여 통합민주당 이병령 후보를 14%p로 차이로 따돌리고 처녀 당선된다.

15대 총선에서 유성구는 보수진영이 진보진영에 판정승을 거두게 된다. 자민련 조영재 후보와 신한국당 신현국 후보 그리고 무당파국민연합 박충순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58.43%를 기록하여 진보진영보다 8.43% 이상의 지지를 더 획득한다.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는 충청권에서 자민련의 영향력이 쇠락하며 유성구에서는 진보진영이 보수진영에 기선을 제압하게 된다.

16대 총선에서 유성구는 재선 구청장 출신으로 중도사퇴하고 선거전에 뛰어든 새천년민주당 송석찬 후보가 35.23%를 득표하여 MBC 아나운서 출신의 자민련 이창섭 후보를 3.61%p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며 중앙정치 무대에 등장한다.

16대 총선에서 유성구는 지난 15대 총선과는 반대로 진보진영이 보수진영에 판정승을 거두게 된다. 새천년민주당 송석찬 후보와 민주노동당 이성우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53.46%의 득표율을 올리면서 대전 6개 선거구 중 소선거구제가 시행된 지난 13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진보진영이 50% 이상을 득표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역풍이 유성구에 휘몰아치면서 진보진영이 압승을 거두게 된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이상민 후보는 32.15%를 득표하여 진보 성향의 재선 구청장 출신 무소속 이병령 후보를 1.48%p 차이로 따돌리고 辛勝(신승)을 거두며 처녀 당선된다.

17대 총선에서 유성구는 진보진영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게 된다. 열린우리당 이상민 후보와 진보 성향 무소속 이병령 후보 그리고 새천년민주당 정상훈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66.02%의 지지를 받으며, 대전의 다른 지역 선거구보다 최소 10% 이상의 높은 지지를 이끌어낸다.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는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에 이은 충청정당을 표방한 자유선진당(이하 선진당)의 강풍이 유성구에도 몰아치면서 지난 17대 총선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

18대 총선에서 유성구는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여 선진당으로 말을 갈아탄 이상민 후보가 41.30%를 득표하여 한나라당 송병대 후보를 18.89%p 차이로 대파하고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한다.

18대 총선에서 유성구는 보수진영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게 된다. 선진당 이상민 후보와 한나라당 송병대 후보 그리고 친박연대 조영재 후보의 지지율을 합치면 무려 70.03%에 달하면서 지난 17대 대선의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에서는 12월에 있을 18대 대선의 전초전답게 거대 양당의 양자구도로 선거가 전개되면서 지난 18대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킨 선진당 세력이 크게 위축된다.

19대 총선에서 유성구는 선진당을 탈당하고 민주통합당으로 복당한 이상민 후보가 52.54%를 득표하여 새누리당 진동규 후보를 21.82%p 차이로 대파하고 3선 중진 반열에 오른다.

19대 총선에서도 유성구는 진보진영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완전한 굳히기에 들어간다. 실제 선진당 송석찬 후보의 정치 이력에 비추어보면 진보진영에서 정치를 시작하여 19대 총선에서 선진당 후보로 출마하기 전까지도 지속적으로 진보진영에서 활동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보수진영과의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이 언론을 장식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서남부권 개발에 따라 인구가 증가하면서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상한선 27만 8945명을 넘어서며 갑·을 지역으로 분구가 되어 선거가 치러진다.

20대 총선에서 유성구 갑의 경우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실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후보가 48.28%를 기록하여 재선 구청장 출신의 새누리당 진동규 후보를 14.56%p 차이로 누르고 처녀 당선되며, 유성구 을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후보가 56.87%를 득표하여 3선 대전시교육감과 교육부차관 출신인 새누리당 김신호 후보를 30.70%p 차이로 크게 따돌리고 4선 고지를 밟게 된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유성구는 허태정 대전시장의 유성구청장 시절 비서실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정용래 후보가 63.26%를 득표하여 유성구의회 부의장 출신인 자유한국당 권영진 후보를 40.69%p로 대파하고 처녀 당선된다. 또한 시장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가 60.99%의 득표율을 올리며, 다른 4개 구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4.20%~8.10% 높은 지지를 받게 된다. 21대 총선을 401일 앞둔 시점에서 유성구 갑·을이 진보진영의 독주가 이어질지 아니면 보수진영의 대반란이 일어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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